먹을 것을 떠올리는 사고회로 – 오무라이스 잼잼 [IZE / 131128]

!@#… 게재본은 여기로.

먹을 것을 떠올리는 사고회로 – <오무라이스 잼잼>

김낙호(만화연구가)

온라인에서 사진 게시판 커뮤니티를 만들든 개인 블로그를 훑어보든, 에로물을 빼면 삽시간에 가장 흔하게 눈에 띄게 되는 것은 바로 음식 사진이다. 즉, 음식을 소개하며 식욕을 자극하는 것은 폭넓은 공감을 사들이기에 매우 적합한데, 그러나 누구나 써먹을 수 있는 것이 보통 그렇듯 정말 잘 하기는 은근히 까다롭다.
여기, 오늘날 식욕자극만화의 동급 최강, <오무라이스 잼잼>(조경규 / 다음)이 있다. 내용은 작가의 자아 캐릭터가 아내와 두 아이와 함께 생활하며 무언가를 먹거나, 또는 먹었던 음식을 생각하는 것이 전부다. 그럼에도 여타 비슷한 소재의 만화들보다 자극성이 단연 빼어나다. 먼 발치에 있는 전설의 요리보다 일상적인 음식을 많이 소개해서 그렇다는 것인가. 꼭 그렇지는 않다. 츄파춥스 사탕을 소재로 삼을 때도 있지만, 불도장 같은 고급요리를 다루기도 한다. 음식의 유래에 관한 잡학지식이 풍부해서 그렇다는 것인가. 다시 한 번, 꼭 그렇지는 않다. 포테이토칩 탄생의 역사를 읊기도 하지만, 다양한 소시지빵의 모양을 묘사하기만 하는 에피소드도 있다. 먹을 것에 대한 강력한 식탐 때문에 그렇다는 것인가. 아니 이 장르는 그 정도는 기본이다.

<오무라이스 잼잼>만의 독특한 접근법은, 바로 매 에피소드마다 일상의 순간에서 식탐이 발동되는 구조에 있다. 호들갑을 떨면서 “이것 좀 봐! 먹고 싶지!”라고 외치듯이 음식 모습을 들이미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발상의 과정을 거치는데 하필 모든 생각들이 먹거리를 향해가는 것이다. 생활의 순간에 대한 감상을 이야기로 풀어내는데, 어느새 먹거리 이야기로 바뀌어 있는 ‘기승전먹’의 구조다. 초기 에피소드 중 하나인 <배게 밑에 카스텔라>의 경우, 아이가 배게 밑에 늘 무언가를 숨기고 자고는 아침에 그것을 보물처럼 발견해내는 모습에 대한 관찰에서 시작한다. 그런데 훈훈하게 동심을 감상하다가, 어느새 자연스럽게 나가사키 카스테라 밑에 굵은 설탕 알맹이가 숨어있는 모습을 떠올린다(당연하게도, 에피소드의 소재가 되는 먹거리를 선보이는 클로즈업 장면은 그림에 들어간 정성의 차원이 다르다). 먹을 것으로 세상사를 풀어내는 거창함이 아니라, 세상사로 먹을 것을 풀어내는 소소함의 패턴이다.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쌓아 올린 소소함은 때로는 어떤 강건한 호소보다 강력한 공감을 불러온다. 왜냐하면 아마도 이것이 바로 우리들 또한 일상에서 식탐을 부리는 훨씬 보편적인 방식일 것이기 때문이다. 음식에 대해서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배우겠다는 듯 소개받기보다는, 혹은 누가 옆에서 자꾸 무엇이 맛있다고 소리쳐서 관심을 기울이기보다는, 일상적 생활을 하다가 문득 어떤 먹을 것이 생각나고야 마는 것 말이다. 또한 그렇게 떠오르는 음식은 구체적이다. 이 작품은 간접광고로 보일까 지레 걱정하며 상표를 가명으로 바꾸지 않는다. 프링글스가 생각나면 그냥 프링글스다. 우리들의 식탐도 그렇지 않나. 게다가 그렇게 자연스럽게 떠오른 식탐이기에, 까다롭지도 훈계적이지도 않다. 그저 맛이 있는 것은 깊이 탐구까지 해가면서 마음껏 즐길 줄 알고, 맛이 없는 것은 나름의 추억으로 허허 미소 지을 따름이다. 우리들 자신의 생각 과정과 닮은 자연스러움, 그것이야말로 비단 음식뿐만 아니라 무엇에 대해서라도 최고로 효과적인 자극일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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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웹진 ‘IZE’ 연재글. 연재중인 웹툰을 다루며, 얕지 않되 너무 매니악한 선정도 피하며 고루 소개하는 것이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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