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단상

!@#… 정돈하지 않은 거친 인식들 몇 가지 메모. 재보선 자체보다는 한국사회의 정치 현황 일반에 대한 것에 가깝다.

– 밀고 밀고 또 미는 내용이지만, 지역구에서 뽑는 선거는 지역이슈, 지역정책, 지역조직.

– 전국구 이슈로 고르게 재미보는건 노통탄핵정국처럼 사회근간이 뿌리째 흔들렸다는 느낌이 퍼졌을때나 통하는 것. 지역생활이라는게 없는 유목민 들판이 아닌 이상, 지역구 선거에서는 지역 이슈 외 거대 내러티브는 갈수록 쇠퇴하는게 자연스럽다. 즉 한반도 버드아이뷰가 아니라, 지역 유권자 POV를 해야 상황을 이해할 수 있다. 특히 그들이 지금 뽑는 이가 해줘야한다 믿는 역할이 무엇인지도(국회의원에게 바라는 흔한 디폴트값은, 우리 지역에 국가예산 따오는 셔틀이자 민원자판기).

– 같은 맥락에서, 어떻게든 우리 지역으로 예산과 정책을 따낼 느낌의 인물이 아니면 개별 인물론 따위는 먹히지 않는다. 얄궂게도, 지역정책으로 뿌리내린 인물이라도 그 느낌이 없으면 승산 없다는 것이 동작을 노동당 김종철 후보의 득표율.

– 반면 유권자들에게 자신들이 더 큰 정계 파워게임을 위해 이용당한다는 느낌을 주면 꽝. 정파 갈등을, 그것도 정책방향보다는 인물 파벌로 비춰지는 것을 전면에 노출시키면 망함의 기본 준비는 완벽해진다.

– 지역의 개별 이슈를 부각하지 못하면, 디폴트값의 대결(그런건 웬만하면 현지 기득권이 더 강하다). 하지만 지역 이슈 비전을 잘 세운 도전자 > 지역이슈를 방기도 아닌 역행한 기득권(예: 이번 순천).

– ‘심판’ 이슈는 대개의 분노가 그렇듯 지속력이 약하다못해 일회용이라서, 크다한들 한 번의 선거에 써먹고 나면 쫑이다(예: 세월호 심판은 지방선거에 이미 써먹었다). 특히 무당층에서 그런 식인데, 하필 현재 한국 정치지형에서는 무당층 규합 없이는 보수 S당계 지지층을 머리수로 넘을 방도가 없다.

– 야권 단일화 후보 전략도 딱 그런 심판 코드의 연장선상에서, 지속력이 거의 다했다. 최소한 구체적인 정책연대라도 중심에 놓고 내밀어야 앞으로 다시 활용할 수 있을듯.

– 어떤 일반적인 ‘선거공학’이라도, 미세한 득표력의 진보정당에 대해서는 스케일적용성(scalability)이 좋지 않다. 노동당 후보와 통합진보당 후보의 단일화는 새정연-정의당 단일화와 비슷하지만 축소된 효과를 얻는게 아니라 그냥 효과가 없다. 아니 단일화 결정의 독단성 때문에 정치적 책임도 져야 마땅할 판이다.

– 그 연장선에서, 오늘날 진보정당은 스케일 작은 전국정당 지향으로는 도저히 방도가 없고, ‘이슈정당’과 ‘특화지역구’ 전략으로 매진해야 한다고 본다(개인적으로는 당연히 그 이슈는 노동, 특화지역구는 노동 이슈의 이해관계 파급력이 강한 울산, 안산 같은 곳들이 적합하다 보는 편). 내각제도 아니고 그런게 어렵다는건 알지만, 어디까지나 망하느니 어려운게 낫다는 전제 위에서. 그리고 내부그룹을 대상으로 하는 것 말고 시민 일반을 대상으로 하는 홍보부터 바닥부터 재시동하고. 적어도 홈피 대문은 투쟁소식이 아니라, “한국사회에 진보정당이 있었기에 이뤄낸 것 10가지” 같은게 보여야 한다는 말이다.

– 정치무기력으로 인해 보수 선호가 기본탑재된, 일본식 장기 보수정당 지배가 또다시 코 앞인 상황으로 본다(지금까지 그런 트렌드를 겨우 막아주었던 극적 자극의 큰 사건들이 우연히 계속 이어질 수도 없고). 정당을 통한 제도권 정치 참여 병행과 별개로(이건 당연히 계속 확장 노력을 하는 것), 개별 사안들에 대해 주로 소송으로 해결을 압박하는 미국 ACLU식 시민운동 모델을 적극적으로 더 키울 필요가 상당하다. 물론 그런건, 을 열심히 지속적으로 모아내야 한다.

 

– 덧. 지역이슈DB, 이슈현황판 및 가능한 정책 옵션 참여형 정보서비스 사이트를 정당에서 돈 받아 제작하면 흥미롭겠다고 생각하지만, 그런거 안 하려 하겠지.

– 덧2. “차라리 확실히 망하고 정신차리는게 낫다”는 인식들도 꽤 흔하게 돌던데, 무기력이 익숙해지는건 전혀 어렵지 않다. 무릎을 꿇는다고 다 추진력을 얻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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