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 기자회견을 하며 내년에는 진보대연합을 추구할텐데 거기에 민주당은 포함시키지 않는다 천명하여, 유시민이 최근 꺼낸 반MB 연대론을 지지하는 이들이 노발대발. 그런데 진보대연합이 무슨 로타리클럽도 아니고, 안끼워줬다고 민주당 지지자들이 – 국참당은 말할 것도 없고 – 분개할 이유가 있을까 의문이 먼저 든다. 나아가 민주당이 자신들의 본연인 온건보수정당으로서(당연히, H당과 쌤쌤이라고 싸잡는 것이 아니다) 진보 표방하는 정당연합과 개별 정책이나 선거로 각 상황에 따라 연대하면 될 일인데 도대체 왜 이념지향 맞는 이들끼리 더 가깝게 연합하겠다고 발표한 사건 하나에 또다시 근거미약에 비분가득한 비지론, 사표론이 사방팔방 날아다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런 김에 잠시만 다시, 비지론에 관해 한마디.
!@#… 비지론 즉 우리가 바로 될 놈들이니 우리에게 힘을 합쳐달라고 호소하는 것은, 비판이라는 말의 뉘앙스가 왠지 쿨해서 종종 쓰이지만 크게 도움은 안된다. 사실 비판적 지지론은 마음에 들지 않은 선거 성과에 대한 화풀이 따위로나 쓰이고 끝나곤 한다. 민주당 지지자들이 민주노동당보고 니네가 찍었으면 반한나라당 전선이 더 승산이 있었을텐데!를 외치고 민주노동당이 진보신당보고 너네가 분당만 안했어도 진보가 더 지분이 커졌을텐데! 외쳐봤자 무슨 소용이겠는가. 우선, 애시당초 어떤 이들이 메이저한 A당 말고 마이너한 B당을 찍어서 표가 분산되었다고 하는 것은 그다지 의미가 없다. 그런 상황을 아는 상태에서 소신에 의해서 찍은 것이라면, 어차피 그들의 표는 A당으로 돌아갈 표가 아닌 것이다. B를 생각도 해봤지만 A를 찍었다든지 하는 것은 비판적 지지에 의한 것이 아니라 애시당초 딱 그정도 스탠스였던 것이다. 물론 이 이야기는 사람들이 자신의 성향에 대해서 ‘생각’이란 것을 하고 투표하기는 한다는 한다는 전제 하에서지만. 뭐, 마이너한 선택을 할 수록 그런 생각이 없기 힘들다. 그와 관련해서는 지난 총선 당시 썼던 이 글 참조.
!@#… 사실 비판적 지지론이 말이 되기 위한 조건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나는 후보를 단일화하는 것. 실제로 단일화하면, 원래 후보를 지지하는 마음으로 통합 후보를 얼마든지 찍어줘도 되고, 거기에 비판적 지지라는 적당한 명패를 붙여도 뭐 그러려니. 물론 정치적 야합이라고 골수지지자들에게 각각 욕들은 먹겠지만 말이다. 다만 후보단일화는 정치적 거래이기 때문에 애초에 충분한 기브앤테이크가 이뤄져야 하는데, 보통 지도부는 그걸 세심하게 논의하지만 그냥 바깥의 지지자들은 그런 사정을 모르고 넘어가다보니 결국 욕만 먹곤 한다. 뭐 어쩔 수 있나, 감안해야지.
다른 하나는 바로 100% 투표율, 즉 닫힌 계에서 주고받는 경우다. 그런 제로섬 상태라면 마이너한 B로 갈 표를 주류적인 A로 뜯어오는 것이 유효하다. 부루마불(아니면 그 원작인 모노폴리) 보드게임에서, 부동산들이 전부 점유되기 전과 후는 완전히 다른 게임이 되듯 말이다. 하지만 실제 그런 일이 발생한 경우는 89.2% 선거참여율을 보이고 당선자가 36%로 1등 먹었는데 단일화 논의를 하던 2위와 3위가 28% 27% 씩 득표를 각각 가져간 13대 대선밖에 없었다. 그 이후 대선이고 총선이고 정말 그렇게 투표율이 거의 제로섬에 근접하고 각 유력 후보들 사이에 거의 균등하게 표가 배분된 투표는 나온 적 없다. 투표율이 고작 50%대에서 왔다갔다 하는 정도라면, 비판적 지지를 운운하며 “마이너한 지분의 생존을 위해 소신을 거는” 이들을 억지로 얼르는 것보다, 소신 없이 투표를 버려둔 무주공산(혹은 쉬크한 정치혐오…를 가장한 무지함)을 공략해서 데려오는 것이 낫다. 미네랄을 얻고자한다면 이미 다른 팀의 하이브가 완성되고 방어가 득드글한 조그마한 섬을 노리며 혈투를 벌이기보다, 맵 중앙에 텅 비어있는 거대한 무한광산을 노리는 것이 당연한 합리적 선택 아닌가. 마이너한 상대에게 비지론을 부르짖는 것이 반감을 사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비지를 요구하는 이에게는 “한 번만 양보해라”지만 요구당하는 입장에서는 그 한번이 지금껏 계속 반복되어왔으며, 매번 생존 자체가 걸려있기 때문이다. 시쳇말로, 세력화를 해보겠다고 바닥을 겨우 다지고 있는 비정규직 사원들에게 허리띠 졸라매서 회사에 희생하라는 철밥통 중간관리직들을 연상시키는 구도가 된다는 말이다.
!@#… 그렇기에 비지론 따위에 의지하기보다, 무소신층 혹은 유동층이라 불리는 그런 부류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 당신이 이쪽으로 지지를 주는 것이 합당하다는 것을 이치에 맞으며 감정적으로 거스르지 않게 설명하며, 그들이 자발적 의지를 발휘해 뛰어들도록 유도하는 것. 지지자 결속용과 신규 흡수용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따로 운영하는 것도 기본. 이런 시각에서 보자면, 실용적 의미에서 최악의 담론스탠스는 비지론+국개론(혹은 그 변형인 20대 개새끼론, 노친네 개새끼론) 콤보다. 비지론으로 공고한 상대 진영 앞에서 오히려 분란의 씨앗을 뿌려 삽질하고, 국개론으로 무주공산 금맥을 엎어버리고. 개인들의 푸념으로서는 뭐 나쁠 것 없지만, 정말로 어떤 의미가 있고 싶다면 자폭행위랄까.
우리, 혹은 너희, 혹은 보다 큰 의미의 우리… 제발 자폭하지 말자. 파편 치우기 처참하다.
PS. 말 나온김에, 애초의 ‘진보대연합’ 이야기에 관하여. s모님의 이야기처럼, 기실 이건 좌파리그에 가입거부를 당해서라기보다는 ‘진보’라는 개념에서 배제되는 것에 대한 반감이 작용한 구석이 있을 것이라 판단된다. 하지만 평생 마이너로 굴욕당하면서도 진보포지션을 바닥부터 구축한 이들이 진보라는 용어 선점하면 또 어떻다고… 민주당도 반독재 열심히 해서 민주라는 더 엄청난 용어 선점해서 지금까지 잘만 쓰고 있는데. 나중에 진보연합하고 민주당하고 적절한 조건이 맞아떨어지면 개별적인 후보단일화도 구상해보고(지난 총선 때 심상정과 단일화 논의 거의 막바지까지 이뤄냈던 것도 결국 민주당이었듯) 정책공조도 하고. capcold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정치행위의 연속으로 보는데, 도대체 어느 지점에서 분개한다는건지 좀 이해불능. 확실히 세상에는 나따위보다 에너지가 넘치는 분들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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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블루스 : 차선과 차악이라는 망령…
이번 지방선거에서 야권 단일후보는 한나라당 후보를 상대로 승리할 수 있다면 5개 야당 가운데 어느 정당, 어느 인물이어도 상관없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그것이 김진표나 이종걸이면 어떠하고, 유시민이면 어떠하며, 또 심상정이면 어떠한가. 그들 사이에 적지않은 정체성의 차이가 있다 해도, 그것이 현정권과 야권세력간의 차이보다 크겠는가. 나는 그들 가운데 누가 야권 단일후보가 되더라도 야권 지지자들은 그를 지지하는 것이 후보단일화의 대전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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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니 지난 총선의 노심도 민주당 후보표를 합쳤으면 이겼겠네요. 그때 단일화 논의는 있었지만 우린 "너희들 때문에!"따위의 말은 하지 않았습니다. RT @sangkwon 비지론. http://capcold.net/blog/26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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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modifier 그건 딜레마가 아니라 착시입니다. 앞선 링크의 댓글 http://t.co/qP8FAAOK 혹은 몇년전에 썼던 비지론 관련글 참조… http://t.co/BkppD4G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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