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쓰기 잡상. 요새, 가면 갈수록 서면 인터뷰 혹은 리플/트랙백 식의 대담식 글쓰기가 편해진다. 귀찮고 에너지가 떨어지니까. 왜냐하면, 문제설정 자체를 독자들에게 납득시키는 지난하고 복잡한 과정을 통째로 생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문제는 있는데, 자 capcold라면 어떻게 생각하냐라는 것만 스윽 내밀어주면 되니까.
!@#… 특히 문제설정에 대해서 이미 오래 전부터 질리도록 이야기하다가 지쳐서, 굳이 다시 꺼내기가 너무너무 귀찮아질때 더욱 그렇다. 많은 사람들은 어차피 ‘맥락’, 즉 과거에 어떤 식의 논의가 이미 이루어졌다는 것을 굳이 다시 찾아보는 수고 따위는 하지 않는다. 자기네들이 처음 봤으면 그건 그냥 처음 생겨난 거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그런 꼴을 보면 참 피곤해진다. 그런데 만약 그 사람들을 새롭게 설득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면 모를까, 아무래도 상관없는 “스스로를 여론이라고 착각하지만 실상은 단순한 의견배설에 쾌감을 느낄 뿐인” 사람들에게 굳이 할당할 에너지 따위는 없다. 사실 대세에 영향을 끼치지도 못하는 인간들까지 일일이 상대해서, 어느 세월에 세상을 굴러가게 만드냔 말이지.
!@#… 여튼 그게 요새 글쓸 때 가장 고민하는 문제다. 그래서, 항상 맨 처음 문단 – 즉 문제설정 부분이 가장 안써진다. 이런 뻔한 문제제기를 또 제기해야 하나, 그냥 “요새 생각하고 있는 해결책”들을 다루고 있는 본론으로 바로 들어가면 안될까 하는 욕심. 하지만 문제의식 따위 계속 다시 반복해주지 않으면 사람들은 굳이 기억 따위 못한다는 것이 현실. 게다가 과연 어느 정도 수준의 독자를 대상으로 쓸 것인가도 큰 문제다. 우매한 대중따위 그냥 버려버리고 그냥 ‘선수용’ 글에 집중할까, 아니면 그래도 역시 대중적인 글쓰기는 필요하니까 노력을 기울일까. 하지만 또 생각해보면 결국은 그 대중 속에서 새로운 선수들도 나오기 마련이니 낚시질을 계속 해야하고. 만화에 대한 글이든, 인터넷 문화에 관한 글이든, 기타 미디어에 대한 글이든 사회에 대한 글이든, 심지어 그냥 개그든(대중들을 포섭하는 개그를 할 것인가, 아니면 마음껏 매니악한 개그를 할 것인가…) 마찬가지 고민이다.
!@#… 한국에서는 각종 글들 – 블로그에 한정짓는 게 아니라 기획서든 보고서든 다 포함 – 을 기계처럼 뱉어내야하던 입장에서, 지금은 다시 머리속에 자료를 ‘입력’해야 하는 환경으로 바뀌다 보니 자꾸 성찰을 하게 된다(이러다가 진짜, 일기 만화라도 연재하게 되는 거 아닌가 모르겠다). 뭐 여튼 그냥 잡념.
[네이버덧글 백업]
– 쿠쿠 – 저도 성찰… 2005/11/08 12:49
– mirugi – 그러니 사실 대담이나 좌담회가 편한 거죠. 다만 ‘발표회’와 같은 형식은 저 개인적으론 오히려 더 불편하고, 특정 주제를 정해서 서로의 주장에 대해 잘 아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는 형식이 편합니다. 청중은 주로 듣기만 하고, 뭐 마지막에 질문도 좀 받을 수 있겠지만요.
딱 제가 일본에서 했던 로프트 플러스원의 라이브 토크쇼 형식인데, 전부터 말해왔지만 그런 형식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음료수 정도 내주면서 유료로 진행한다면, 액수는 적더라도 토크쇼 게스트에게도 약간의 참가비는 줄 수 있을 테고……. 일본에서도 어차피 인기 좋은 토크쇼에서도 게스트 5, 6명 참가할 때 각자 1만엔씩 줄까 말까니까, 한국에서도 게스트 3, 4명 참가할 때 각자에게 한 3만원 정도 돌아갈 정도는 벌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져보고 싶습니다.
문제는 전방에 무대를 두고 음료수, 주류를 제공할 수 있는 바 형태의 가게가 있는가인데……. 설령 있더라도 대여비가 비쌀 듯. -_- 2005/11/09 17:09
– 캡콜드 – !@#… 내년용으로, 기획해볼까 합니다. 아무래도 이번 행사에서 한계가 드러난 원격 기획 방식보다는 좀 더 효과적인 방식으로 준비하고, 저 자신도 SOUND ONLY를 구현하는… 뭐 자세한 이야기는 좀 더 구체적인 부분들을 정리해보고 따로 올리거나 제안드릴께요^^ 그보다, 이번 행사 수고하셨습니다. 2005/11/10 00: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