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오브 2018: 미디어/시사

!@#… 베스트오브2018 시리즈, 미디어편(미디어 관련 국내 및 해외 이슈, 불명예스러운 일들 등)과 시사편(시사사건, 올해의 키워드 등).

** 미디어 이슈 한국편

  • 개인 유투브채널방송의 번창, 오래된 가능성과 커다란 난감함. 별풍선 노리며 기이한 구경거리 보여주며 대화하던 아프리카 모델 말고, 좀 더 본격적으로 일방적인 개인 뉴스쇼, 개인 예능프로에 가까운 형태가 폭발적으로 보급 확장(역시 이용자 규모와 광고수익이 깡패다). 물론 기성 미디어에서도도 새 채널로 더욱 주목하게 되었고. 한쪽으로는 그야말로 기회의 땅. 다른 쪽으로는 주류 매체에서 밀려난 극단적 내용들이, 사실관계나 인간적 도리 같은 기본적인 매체 규율로조차 정제되지 않은 채로 막 뿌려대기에 좋은 채널. 그러니까 사이다 좀 그만 찾으라니까…
  • 공영방송 거버넌스 진전 없음. 국민참여형 사장 선출제 정도는 굳이지만, 이사진 선임 방식, 의결 방식, 방송 품질에 대한 평가와 규율 방식, 보도 독립성, 노조 역할 명문화 등 대부분 세부 필요사항에 대해서는 논의도 진전도 미미하기가 미미했다. 보도가 이전 정권보다 정치의존성이 좀 덜 민망한 수준이 되었다고 해서 벌써 의제에서 뒤로 밀려나는 듯하여 걱정된다.
  • “가짜뉴스” 심각성 인식과 정부 규제안 대소동. 가짜뉴스와의 전쟁을 선포한 정부, 그러나 기획안은 단편적인 심의와 임시조치뿐. 그렇다고 미디어리터러시와 저널리즘 혁신만 외치며 초장기적 꿈만 펼치는 것도 어불성설. 결국 오정보의 각 유통 경로에서 정정 정보를 동시 제시하도록 의무화하는 기술적+제도적 압박으로 당장의 증세 완화를 시키는게 실용적이라고 보는데… 나중에 기회가 닿으면 자세히 풀어볼 생각.
  • 드루킹 사건. 누구나 손쉽게 조직화된 온라인 여론조작에 나설 수 있고 그 여파가 실제 정치 인적 네트워크와도 연결될 수 있다는 그 평등한 지옥도. 나비효과의 가장 비극적 노드 하나, 노회찬 의원 별세.
  • 국내 저널리즘, 협업에 눈뜨다. 뉴스타파와 MBC 탐사기획팀의 가짜학술단체 와셋 폭로. 뉴스타파와 KBS와 프레시안이 협업한 삼성전자 전무 기술유출 의혹 사건. 셜록이 주도하고 뉴스타파가 함께한 위디스크 경영인의 다면적 악행. 탐사를 위한 전문적 협업은 강하다.

** 미디어 이슈 세계편…이라고 해놓고 대체로 영미권

  • 목숨 내놓은 언론인들. 사우디 정권을 비판하여 추방당하듯 미국에 정착중이던 언론인 카쇼끄지, 터키주재 사우디 공관에서 끔찍하게 살해당하다. 미국 매릴랜드 지역신문사 건물에 불만을 품은 자가 대량 총기 살해. 언론을 인민의 적이라고 규정하며 자기 지지자들에게 포풀리즘 사이다를 안겨주는 트럼프류 우익 표현력의 현실 결과.
  • 러시아의 가공할 여론 공작력이 만천하에 드러남. 미국 트럼프대선팀의 2016년 러시아 내통건을 수사중인 뮬러 특검의 중간 기소 내역. 위스콘신대 연구팀의 타겟 광고 분석. 최근 미 의회가 의뢰한 연구. 미국 사회의 현존하는 갈등이 미디어 활용을 타고 증폭되는 과정에 체계적으로 땔감을 부어, 결국 자신들이 원하는 정치적 결과(예: 친러 우익 포풀리즘 정권 창출)를 만들어내기.
  • 블록체인 및 관련 화폐 위에 쌓은 미디어의 희망 대비 현실. 비트코인을 위시한 각종 관련 상품의 과도한 거품, 그리고 필연적인 폭락. 그 여파 속에, 블록체인의 힘을 설파하며 미디어 생산의 신세계를 공언하는 듯 하던 스팀잇, 대거 정리해고. 저널리즘의 본연은 블록체인이 짱이라던 시빌, 시작부터 위태. 아무리 가능성을 발견한들, 그 가능성을 과장하여 생긴 경제 거품 위에 무언가를 쌓으려다보면 뭐 이렇다.
  • 중국의 가공할 대내외 미디어전략 표면화. 해외로는 긍정적 뉴스 영향력을 구매, 국내로는 인민의 저항정신을 마비시키는, 적정수준 만족시키며 억압하기 기법.

**올해의 저널리즘 홀오브쉐임

* 국내

  • 우익 유투브 채널 “뉴스”방송, 가로세로연구소. 오우 젠장.
  •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지상파 뉴스방송을 표방하며 대놓고 정봉주 성추행 실드. 오우 젠장젠장.

* 해외:

  • 미국 폭스”뉴스”의 노골적 트럼프정권 야합, 한층 더 강화. 인사 회전문은 물론이고, 스타 우익논설가 숀 해너티가 아예 선거 유세 무대에까지 올라옴. 미개하다.
  • 천하의 독일 슈피겔 잡지의 스타 기자가, 그간 많은 르뽀에서 조작질 판명. 조나 레러의 과오와 뭔가 유사한 느낌도 있는데… 시대가 시대다보니 가짜뉴스 외치기 좋아하는 온 세계 우익 포풀리스트들이 거봐 그럴 줄 알았다 환호.

**올해의 우수 저널리즘

* 국내:
(기준: 특종을 논하는게 아니라, 저널리즘의 힘을 한층 우직하게 키워준 것)

  • 한겨레, 특집 기획 노동orz. 예전 노동 OTL의 후속. 의제를 여러 해가 지나고 다시 이어가고 되짚는 힘.
  • 셜록, 몰카제국의 황제. 탐사 전문 매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방식, 바로 집요하고 종합적인 탐사.
  • SBS의 ‘마부작침: 국회 예산회의록 전수분석‘. 전수분석은 기본적으로 훌륭한 것.
  • 중앙일보의 탈탈 털어보자 우리동네 의회 살림. 기초의회 가계부 검사. 민주제 감시 기능의 시야에서 가장 비껴가기 쉽지만 가장 피부에 와닿는 정치와 생활의 만남 공간이 바로 기초의회이기에.
  • 약탈 학술저널 문제에 관한 감동근 교수의 세부 분석 및 그에 기반한 뉴스톺의 후속정리. 중앙일보의 문제적 애국과학 기사를 반박하는 과정에서 이런 알찬 내용이 나오게 되다니.
  • 특별멘션: 경향, 랭면의 취향.

* 해외(영미권):

  • 시애틀타임즈, 노숙문제 프로젝트. 깊다. 정책적으로 유용하다.
  • 도시빈민 특별취재 프로젝트: 필라델피아에서 거지로 지내기. 크고작은 지역 언론과 미디어 개인들, NGO, 기타 다양한 협업의 힘.
  • 538의 미국 게리멘더링 지도. 그 따위로 비민주적 선거구설정을 안하면 어떻게 선거결과가 바뀌는지 인터액티브로 선보임. 트럼프타운. 모두의 출신성분.
  • 프로 퍼블리카, 트럼프타운. 트럼프 정권 관련 인사들의 경력을 데이터화하여, 회전문 인사질, 공직 이해관계 충돌 등을 낱낱이 검색할 수 있게 했다.
  • 가디언, 새 포풀리즘. 역기능적 (우익) 포풀리즘이 만발하는 오늘날을 세계 각지의 사례와 분석으로 방대하게 접근.
  • 기사는 아니지만, 중요한 저널리즘 플랫폼: 독일의 디차이트에서 공개한, 서로 다른 이념의 소유자들을 매칭하여 오프라인 토론회를 개최하도록 돕는 (정치토론의 틴더?) 플랫폼 “내 나라가 대화한다“. 자신들이 작년에 성공리(..)에 개최한 행사에 기반하여, 아예 툴을 세계 어디서나 쓰도록 공개.

** 주목할 국내외 시사 사건

[국내]

  • 남북관계 유의미한 진전 시도. 연초 트럼프-김정일의 가공할 핵전쟁 위협질, 문재인의 적극적 중재 개입… 끝나지 않는 롤러코스터.
  • 선거제 개혁 / 연동형 비례제 진전. 운좋으면 민주당이 보수리버럴, 강력해진 진보정당이 사민주의의 방향으로 줄다리기하는 세상 앞당김. 운나쁘면 자유한국당이 우스워보일 정도의 극우정당 급 주류화.
  • 김용균 하청노동자 사망, 그리고 하청노동자 보호법 입법. 노조의 여론화, 시민의 호응, 정치권의 답변이 만들어낸, 큰 비극 위의 작은 결실.
  • 양심에 근거한 병역거부 합헌.
  • 사립유치원 비리 파동.
  • 차기대선 상위권 후보 안희정, 권력형 성폭행 들통나며 침몰. …이게 올해였다니.
  • 청년 고용절벽, 소득주도 성장 기조의 흔들림. 중장기적 경제 기반 강화가 물론 중요하지만, 단기 성장동력을 화려하게 과시하여 사람들의 경제관념을 홀리는 일을(어라, 이건 왠지 거품 빠지기 전의 코인 붐…) 경시하면 또 모두가 곤란해지는 것이 현실.
  • 회수분 같은 적폐 정리 소재.기무사 계엄문건, 양승태 사법부 재판거래…
  • 예멘 난민 신청자 사안에서, 한국형 난민혐오의 정서가 화려하게 만발. 당연하게도 인종차별 다분한 혐오를 위해 엉터리로 동원된 정의감 논리는, 일자리 공정사회부터 페미니즘(…)까지 실로 다양.
  • 페미니즘 흐름에 대한 반동 표면화. 연초에 미투 운동의 붐에 힘입어 국내에서도 다양한 폭로와 매장이 이어지자, 그 후 반동 여론도 그만큼 수면 위로 머리를 내었다. 그리고 연말에 다가오며 터진, 혼란스러운 주폭 사태가 성별대결 진실게임이 되어버린 이수역 사건까지.

[해외]

  • 미투 운동 흐름 강화. 특히 미국. 체조계부터 대법원판사 후보까지.
  • 미국 플로리다 고등학교 총기살해 생존자 학생들, 근래 가장 강력했던 총기규제 운동의 조직가들이 되다. 우리 목숨을 위한 행진.
  • 예멘 내전의 민간인 참극. 다들 시리아의 오랜 참상에 감각이 마비가 된 사이.
  • 브렉시트 망ㅋ함ㅋ.
  • 프랑스의 “노란 조끼” 시위. 전통적인 계급격차론의 현대적 발현은 역시, 도농격차.
  • 특별멘션: 태국 소년축구단 동굴 수몰 전 구출 성공. 인류 만세. 일론 머스크 안 만세.

** 올해의 개드립: 
보수 제1야당의 원내대표라는 사람이, 자신이 내놓은 어이없는 정책플랜을 ‘개드립’이라고 지칭한 칼럼 필자를 모욕죄로 고소해버린 사건. 이미 수년전부터 나온 이야기지만, 이런 전략적 봉쇄소송(SLAPP)에 대해 좀 더 적극적으로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

** 올해의 키워드: 스물스물.
시민들이 앞장선 정상 정치 회복의 효능감에 힘입어 고공행진했던 대통령과 리버럴 민주당 지지율이 취업시장 성과나 문화적 균열 앞에 스물스물 하락, 퇴출되고도 남았어야할 적폐 정치세력이 스물스물 반사이익. 난민에 대해서든 여성 처우 향상 기조에 대해서든, 대놓고 드러내면 부끄러웠어야 정상일 거부 정서가 스물스물 주류화. 뭐든지 우리동네 정의감에 신나서 화끈하게 욕하고 화제를 끌면 된다 식의 막가는 통쾌감이 SNS 공간에서 스물스물 당연시. 이렇게 스물스물 좀 더 지옥도의 깊이가 더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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