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에 관한 짤막한 메모

!@#…비트코인에 관한 거칠고 간단한 메모. 경제학 비전문가이자 전산과정에 대한 부분적 이해만을 지닌 내가 지금까지 이해한 바일 뿐이니 더 자세한 내역은 더 풍부한 문헌들을 파볼 것을 권장. 하지만 뭇 언론보도들이 하도 무슨 소리인지 알 길 없이 “우와 퍼즐 풀면 돈 나오는거래!” 수준이고, 확실히 이리저리 논해봐야할 필요는 상당하다고 보기에 몇가지 노트. 딱히 깊은 해설도 아니라 어디 기사용으로 다듬기는 곤란하고, 그냥 구플에 시작했다가 여기에만 옮겨놓는다. 오류 지적, 중요정보 추가 피드백 환영.

!@#…유래는 08년, 나카모토 사토시라는 필명의 유저의 온라인 논문을 기반으로 탄생(08년이 금융경제에 있어서 어떤 해였는지는 따로 설명이 필요 없겠다). 한 마디로, “p2p 화폐“. 사실 이 키워드의 함의만 이해해도 웬만한 기본적 이해는 해결된다.

기술 특성.

– 온라인 거래니까, 돈 내는 A한테서 나오는 정보값, 돈 받는 B에게 나오는 정보값이 결합되고, 그게 제대로 (돈 낸다고 한 녀석이 정말 그 녀석 맞나, 돈 내는 녀석이 그럴 돈이 정말 있는가 등등) 이뤄졌다면 이뤄졌다고 제3자에 의해 인증된다.

– 그런데 이건 p2p다. 즉 거래 처리가 네트워크상에 분산되어 이뤄진다.

– 거래 과정의 암호화, 해독, 기록, 대조 등에 들어가는 전산력이 불특정 다수의 컴에 나누어져 있다.

– 전산력 할애에 어떻게 참여하는가. 비트코인 통합거래기록(blockchain)에 담긴 정보를 풀어내고 새 거래를 끝부분에 추가하는 프로그램을 돌리는 형식(그런데 그 과정의 암호 해독을 ‘퍼즐’이라는 명명하는 바람에 오히려 의미 전달이 어려워짐). 이런 절차를 통과하는게 곧 거래의 유효성 인증이 되며, 블록체인이 네트워크에 공개되어있기에 거래위조도 돈세탁도 지극히 어렵다. (추가: 원 설명이 다소 꼬였는데, 가짜거래는 어렵고 익명거래 꼼수 일반은 용이하다)

– 그런데 금액이 A에서 B로 넘어갔다는 거래 기록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필요한 전산력이 점점 더 커진다.

– 자기 컴의 전산력을 할애해주도록 어떻게 보상을 제공할 것인가? 답은, 비트코인을 새로 생성해서 지급하는 식으로. 과제를 가장 먼저 수행해낸(‘퍼즐을 풀어낸’), 즉 블록체인을 성공적으로 갱신한 컴에게 신규발행 비트코인을 지급하는데 이걸 ‘마이닝’이라고 지칭.

– 그런데 거래가 늘어날수록 암호가 더 거대해지면서 과제도 어려워짐. 보상으로 새로 생성되는 비트코인의 양도 체계적으로 반감기를 거치도록 설계되어 있음.

경제 특성.

– 중앙은행이 없기에 화폐 자체로는 특정 국가제도에 좌우되지 않는다. 특정국이 자국 경제권에서 비트코인의 활용에 대해 왈가왈부야 가능하지만.

– 거치는 중앙기관이 없으니 거래수수료도 최소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다.

– 그런데 국가제도의 제약을 받지 않으니 가치가 널뛰기. 가치가 널뛰기하니 어느 정도 안정성을 가진 일반 실물 화폐로 활용하기가 무척 애매. 일정한 안정성을 확보할 때까지는, 실험적 병행 정도가 아직 한계.

– 그러다보니 뚜렷한 용처는, 환율변동에 너무 영향받지 않는 실시간 송금용도(환전->송금->환전)와 환율변동에 목숨거는 투자재. 아니면 일반적으로는 기관에 의하여 규제가 걸릴 법한(한쪽 극단의 예라면 마약, 다른 쪽이라면 위키릭스 후원금) 거래에 대한 결제수단.

– 거시경제 측면에서, 장기적 경제성장을 위해 화폐에 필요한 일정한 인플레이션 흐름이 부재. 오히려 수요는 늘고 추가 발행은 사실상 제자리인 단계로 접어들면, 디플레이션 효과가 발생하여 더욱 거래용 화폐가 아닌 투자재가 되어버린다. 기본 프로그램의 업그레이드가 필요할 사안.

왜 지금 다들 주목하고 난리인가에 대한 개인적 견해:

– 원래의 설계에 의하여, 그간 비트코인이 커버하는 경제 규모가 꽤 커져서.
– 중국이 마이닝과 투자 축적에 대대적으로 뛰어들어서.
– 미국 의회가 공식적으로 주목해줘서.
– 결국, 주요 국가경제권들이 주목하니까 주목받는다는 것.

그래서 결국 비트코인이 원래 목적대로 화폐로서 흥할 것인가에 대한 개인적 견해:

아마도 no. 국가화폐를 대체할 수 없는(국가 또는 국가연합에는 국가의 경제 제도로 규율하여 가치를 안정시킬 수 있는 화폐가 필요하다) 상황에서, 비트코인 입장에서 최상의 시나리오는 공항 면세점의 미국 달러 비슷한 위치.

– 하지만 운 좋게 널리 보급되면 유능한 경쟁자가 되어주고 또 다른 기능을 장착한 유사 프로젝트들이 범람하여줌으로써, 카드사들과 은행과 기타 금융기관들이 송금 기술을 높이고 가격을 낮추는 동기로 작용할 수 있음.

PS. (추가) 위 내용을 문답형식으로 변환하여 PPSS에 기사화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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