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세계두고보자만화대상 공개

!@#… 동면중인 만화비평웹진 ‘두고보자'(http://www.dugoboza.net)에서 뽑은 2006년 세계두고보자대상 내역. 여기에도 백업. 기니까 살포시 접어서…

 

[2006 세계두고보자대상]

!@#… 2006년도 또 지나갑니다. 지면으로서의 두고보자는 2006년은 사실상 가사, 동면, 유체이탈 상태였고, 과거글 및 두고보자인들의 만화 관련 글들 일부의 아카이브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중. 하지만 새해는 다릅니다. 다른 어디서도 볼 수 없는(과연?) 두고보자만의 이벤트, 두고보자식 1년 결산, 두고보자세계 만화대상. 작년에도 설명했듯 왜 세계냐 하면, “아직 저희들은 안드로메다의 만화책을 본 적이 없어서 우주 대상으로 하기에는 양심이 아주 약간은 찔리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기준은 마찬가지입니다. 애매하면서도 간단하죠. 2006년 한 해동안 나름대로 완성도 있고, 의미 있는 만화 작품들을 한번 늘어놓아보자는 것. 한국작가에 한정되지 않고, 꼭 2006년에 나왔어야만 하는 것도 아니고, 예술성도 대중성도 매니아적 깊이도 절대적인 잣대가 아닙니다. 그냥 2006년의 만화, 만화 관련 사건들이었다, 라고 기억할만한 것들을 나열할 뿐입니다. 순위? 그런 것 없습니다. 서열화가 비인간적이라거나 하는 아름다운 이유는 아니고, 이렇게 추스리기까지 했는데 서열까지 또 붙이기가 귀찮아서 그렇습니다. 대상이라고 돈 주는 것도 아니고, 특별히 명예로운 자리도 아닌데 뭐 어떻습니까.

부문은 2006년의 작품들, 막판 수습 안된 작품들, 왜 이건 없나, 올해의 괴작, 기억나는 명장면, 염장의 전당, 만화계의 괴이한 사건, 만화계 그냥 주요 사건, 2006년의 윈너/루저 등 참 여러가지로 퍼져있습니다. 주욱 보시고, 혹시나 나는 여기에 이것도 덧붙였으면 한다! 라는 의견은 모두 리플로. 여튼 이제부터 명단 나갑니다. 아 참고로 그림 클릭하면 서점으로 갑니다. 온라인 만화도 단행본 나온 부분이 있다면 서점 연동시켰습니다.

* * 2006년의 작품들

[삼국전투기] (최훈/길찾기)

전방위 진성 오타쿠 기질로 가득한 패러디의 묘미도 묘미지만, 명쾌한 전투 상황의 해설이 알짜. 아마도, 고우영 삼국지 이래로 삼국지 관련 최강의 설명력과 해학을 자랑.

[올드독] (정우열/거북이북스)

스노캣이 놓치고 마린블루스가 피해가던 지점을 명중시키다. 소심한 낙천주의자의 생활일기, 세태읽기.

[그림 보여주는 손가락] (김치샐러드/개인블로그)

논문 수십편이 못따라가는 명징한 시각기호 읽기. 특히 ’21세기 풍속화첩’ 같이 인터넷 세태 읽기와 연계짓는 에피소드들은 급이 다르게 높은 통찰력을 자랑한다.

[짬] (주호민/동양문고)

애국심과 전우애로 느끼하게 양념되지 않은, 그렇다고 피해의식에 젖지도 않은 보기 드문 군대만화… 아니 군대를 다룬 모든 대중문화 통틀어서 드물다. 삼류만화패밀리 출신 일급 이야기꾼의 멋진 주류 데뷔.

[26년] {강풀/미디어다음)

고심한 소재, 우수한 연출, 쥐고 펴는 연재. 한마디로, 내용도 형식도 소통도 우수한 만화. ‘전두환 독박’ 성향만 극복해 주었더라면 06년 베스트로도 충분했을 것 (어떤 이들에게는 바로 그 이유때문에 워스트일지도).

[‘위안부’리포트] (정경아/길찾기)

해야할 말을 하기 위하여, 제대로 공부하며 만들어진 작품은 다르다. 역사 속에 가득하고 오늘날 현실로도 이어지는 아이러니의 묘미는 다소 아쉽지만.

[달빛구두] (정연식/미디어다음)

같은 지면의 강풀강도하 붐에 불운하게 가려진 구식 아날로그풍 수작. 퇴행이 아닌 현재와의 접합을 미덕으로 삼는. 진정한 의미의 ‘향수’의 모범.

[장화림] (강형규/대원CI)

기존 작품들로부터의 뻔한 영향관계야 그렇다치더라도, 오랜만에 잘빠진 매끈한 장르 소년물. 향후 전개는 캐릭터성을 얼마나 잘 발전시키느냐에 달려있겠지만.

[그린빌에서 만나요] (유시진/서울문화사)

어깨 힘을 약간은 뺀 유시진… 치유와 성장이 무려 실제로 이루어지는 신선함. 사씨 남매를 주인공으로 하는 연작 시리즈를 더 내줬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생긴다.

[핑퐁] (마츠모토 타이요/애니북스)

이제야 제대로 된 퀄리티로 다시 만남. 좋은 작가의 좋은 작품을 성의있는 품질과 마케팅으로 출판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멋진 일. 타이요 세계관의 매력뿐만 아니라 장르적 재미까지 갖춘 작품.

[씬시티] (프랭크 밀러/세미콜론)

미국만화계의 전설적인 마초 후까시 작품. 극단적인 느와르 분위기, 넘치는 자경단 정신, 압도적인 힘의 시각연출. 서구만화 전문 신흥 브랜드 세미콜론이 만만치 않은 왕국이 되리라는 신호탄.

[음양사] (오카노 레이코, 유메마쿠라 바쿠/서울문화사)

마침내 진짜 완결본. 처음 시작은 기이한 버디물이었던것을 생각하면 후반의 수학적/풍수적 신비주의 일변도는 참… 기존 팬들이 많이 떨어져 나갔으나, 작품의 분위기는 더욱 업.

[무슈장] (뒤피, 베베리앙/세미콜론)

그저 그런 프로 프리랜서 남자의 더딘 성숙. 30세 프랑스 남자의 멋지지도 구차하지도 않은 미묘한 삶이 주는 여운이란. 앙리에따보다 진일보한 그림체와 연출도 필견.

[유리의 도시] (폴 오스터 원작, 마주켈리&카라식 만화/열린책들)

폴 오스터 특유의 관념적 개념들을 연출하기 위해 목숨 걸다. 느와르물의 탈을 쓰고는 언어와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를 표현하는 복합성은, 복합성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만화의 시각 연출력 속에서 효과적으로 표현. 글의 힘에 집중하고 싶은 오스터 팬들에게는 어떨지 몰라도.

[플루토] (우라사와 나오키)

아톰 최고의 에피소드를 탐정 스릴러풍으로 리메이크. 사실 우라사와의 모든 시작은 창대하다. 설마 거대한 원작이 뚜렷하게 버티고 있는데도 중간에 늘어지고 결말을 대충 수습하지는 않겠지.

(기타 추천)
[게임방손님과 어머니] (기선/서울문화사)
[소라닌] (아사노 이니오/북박스)

* * 막판 수습 안됨

돌아온 자청비 (달님/미디어다음). 작가개입쑈를 줄이고 엔딩을 제대로 수습했더라면.

단구 (박중기/학산문화사). 설마. 1부 끝이겠지?

싸이렌 (윤태호, 송창훈/서울문화사). 기승전결의 ‘기’도 안하고…

데스노트 (오바 츠쿠미/오바타 타케시/대원CI). L 죽여버리고 끝냈어야지.

* * 왜 이건 없을까

그와의 짧은 동거 (장경섭/길찾기). 작년 12월에 나오자 마자 뽑아줘서, 단행본 한권짜리로 나온 걸 2년에 걸쳐 뽑아줄만한 이유는 없으니 제외.

로맨스킬러 (강도하/미디어다음). ‘위대한 캣츠비’의 연장선상인데, 전작보다 못했으니까.

아버지 돌아오다 (최덕규/길찾기). 12월 말에 나온 신간을 그 해 의미있던 작품으로 넣기가 뭐하다니까. 단행본 1권이 12월말에 나온 ‘아날로그맨‘ (김수박/새만화책)도 마찬가지 이유.

기타 이것저것: 안읽어봤거나, 읽고도 까먹었거나, 아니면 그냥 별로라고 생각하거나.

* * 올해의 괴작

혐일류 (김성모/자유구역). 이원복의 안티테제.

신의 물방울 (타다시 아지, 슈 오키모토/학산문화사). 와인먹고 프레디 머큐리.

동인워크 (히로유키/조은세상). 최악의 자기폐쇄 오타쿠 동인물 메타개그… 재미있잖아, 이거.

* * 기억나는 명장면

그림보여주는 손가락 중 ‘의기양양 조선고양이’ 편의 조선시대 매트릭스. 개그와 통찰은 하나.

26년 마지막회 초반의 주차장 저격씬, 긴 스크롤. 긴박감의 최고조, 독자가 손가락으로 스스로의 긴장을 죄여나가도록 하는 명연출.

– 고병규 미니홈피 개그만화 조삼모사의 두 칸. 올해의 대세. 자가 짤방 제작용 웹 CGI까지 나왔을 정도.

* * 한국만화계 주요 사건

웹이 대세: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건질 것이 있든 없든, 우루루 웹으로 몰려오다. 2006년 단 하나만 꼽는다면 이것.

영화판 ‘타짜’의 성공: 만화원작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대형성공을 거두어줌으로써, 자칫 거품만 잔뜩 꼈다가 꺼질뻔한 OSMU 논의를 연명하게 해준 효자. 한 해 내내 아파트, 다세포소녀 등만 있었더라면 참 난감했겠지. ‘궁’은 원작의 정체성과는 좀 거리가 있고.

바람의 나라, 태왕사신기 저작권 침해 소송 0-1: 후반전에 만회하길.

무크지 풍년: 돈보다는 지면에 의의를 두는 스타일 위주지만. 하기야 무크지라는게 원래 그렇지. 즉 만화산업 측면보다는 만화문화 측면에 이바지.

만화저작권협의회, 칼도 뽑다: 드디어 스캔만화 단속에 칼을 들다. 단속은 착착 진행되고 있으니, 효과적인 교육 캠페인도 슬슬 다시 시작해야겠지만(스캔만화 보면 작가가 불쌍해요 그런 거 말고, 좀 먹힐만한 것).

(기타)
만화계 술판 : 신의 물방울 히트에 이어서 바텐더/소믈리에 연속 출간.
‘만화세계정복’의 PDF 공개배포 : D모 사이트, 트래픽 정지도 걸려보고 경사났네 경사났어. 뭐 몇명 안받아봤지만. -_-

* * 한국만화계, 아니 도대체 왜?

1001은 왜 2006년의 만화대상인가: 단행본이 나와서? 화제도 미학도 웹 당시에 성립되었던 거지, 책 버전이 아닌데?

네이트는 왜 코믹번치에 손을 댔는가: 워낙 메이저작들은 개별 계약으로 빠져나간 후라서 별로 건질 것도 없고, 국내출판사와 단행본 연계도 안되어있는 미소개작들이고… 일본만화만으로 편성된 첫 잡지형식이라는 명성/오명을 위해?

콘진의 2006 한국만화 소개 책자는 왜 품질이 그모양인가: 작품 선정이야 각 출판사에서 하자는 대로 그냥 해서 그 꼬라지라 쳐도, 번역 품질은 또 왜 그 모양인가. 콩글리시 인트로와 함께, 완벽한 싼 티로 인하여 오히려 한국만화의 ‘2류 일본망가’식 편견만 키울 위험.

코암바이오나노는 대원을 인수한 후 왜 바이오 만화책을 안만들었을까: 그래서야 그냥 뻔하고 평범한 코스닥 진입용 인수합병쑈에 불과하지 않나(웃음). 왜 대원은 바이오나노라는 특이한 기회를 살려서 뭔가 재밌는 짓을 해보지 않았을까.

왜 양영순 작가는 장편을 계속 스스로 아작낼까: 3반2조와 협객전의 2연타 쇼크는 가히…

* * 2006년의 승리자/패배자

승리자: 허영만. 대중문화 전반에서 먹혀드는 ‘스타’만화가 오랜만의 재래.

패배자: 스캔족들. 만저협의 칼 아래, 각 공유사이트에서 무려 ‘개념’을 강제당하기 시작.

…뭐, 그렇다는 겁니다. 그리고 하나 더 특별부록:

* * 염장의 전당
…연애의 염장이 아니라, 한국에는 출간 안된 특급 작품들.

Pride of Baghdad (BKV, Niko Henrichon/Vertigo). 폭격맞은 바그다드에서 펼쳐지는 동물원 사자들의 자유를 위한 여정. 서사도 대사도 상징도 뭐하나 일품에서 부족한 부분이 없음.

The Boys (Ennis, Robertson/Wildstorm). 슈퍼히어로들을 관리하는 정부 요원들. 진짜 나쁜 놈들이지만, 히어로들이 더 썩은 놈들이니 대충 쌤쌤.

Making Comics (Scott McCloud/Harper). 스콧 맥클라우드 신작, 전작 두 권의 실전응용편.

Frankenstein Makes a Sandwich (Adam Rex/Harcourt). 고전 괴물들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개그정신, 뛰어난 화력이 담긴 만화-그림책.

Y the Last Man (BKV, Pia Guerra/Vertigo). 수컷이 멸종한 시대 유일한 남자를 둘러싼 스릴러, 이제는 완연한 클라이막스. 결말을 향한 질주 시작.

Civil War (Millar, McNiven/Marvel). 공무원 등록 찬성 히어로와 반대 히어로 진영의 대규모 맞짱. 마블사상 최대 이벤트, 정치적 은유의 만개.

Ultimate Hulk Versus Wolverine (Lindelof, Yu/Marvel). 드라마 로스트의 작가와 떠오르는 작화가의 만남. 가오 잡는것이 무엇인지 확실히 보여주는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하지만 연재 중단.

Arrival (Shaun Tan/Lothian Books).
동화작가로서만 이름을 날리던 숀탠이 만화를 그리다. 이미지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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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의 선정은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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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thoughts on “2006 세계두고보자만화대상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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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년까지는 그나마 웹진의 동료 몇 분의 의견을 모아서 ‘두고보자세계만화대상‘으로 작업했는데, 안 그래도 동면중이었던 그 공간이 이제는 완연한 […]

Comments


  1. !@#… 파인애플 멤버들도 언젠간 이 목록에 이름 올려야하지 않겠나… 건투를.

  2. “아직 저희들은 안드로메다의 만화책을 본 적이 없어서 우주 대상으로 하기에는 양심이 아주 약간은 찔리기 때문입니다”.
    이 한마디에 게임오버
    “아니 도대체 왜?”의 코암나노바이오와 양영순씨 이야기는 엄청난 공감.
    (코암나노바이오의 대원 인수 이유와 양영순씨의 3반 2조의 뭔가 엄청 아닌듯한 결말에 의문[?]을 품던중)
    랄까 염장의 전당은 진한농도의 염장이군요.

  3. 모 작가가 2연속 실패한 이유: 좋게말해 장편만화를 제작함에 있어서 아마추어의 자세로 그리고 있기때문이 아닐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