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말결산 계속. 이번에는 미디어분야, 시사 관련. 가장 큰 이슈라는 의미에서의 베스트지, 굳이 좋은 일이라는 의미의 베스트는 아니라는 노파심. 여기 언급된 대부분의 사안들에 대해서는 물론 많든 적든 이미 이 블로그에서도 그때그때 이야기를 했던 것들이니 궁금한 분들은 알아서 검색창을 활용해주시길.
미디어관련
– 저작권 단속 강화와 그 여파
원래 저작권이라는 것 자체가 현대 사회에서는 대단히 민감한 문제이기도 하지만, 특히 난개발되어온 한국의 미디어문화에서는 더욱 그렇다. 덕분에 주기적으로 저작권에 대한 패닉이 일어났다가 잠잠해졌다가 하는데, 올해는 크게 세 번 정도 풍파가 있었다. 첫째는 한미FTA 협의안 때문에 전송권, 해외 저작자의 권리 행사 등에 대해서 대혼란이 일어난 것. 둘째는 작년에 가결된 친고죄 예외규정(상습/영리) 발효에 따른 패닉. 세번째는 11월 즈음에 출판물 불법유통 관련 대대적 단속과 청소년 자살사건을 통해 불붙은 저작권 행사 범위와 방법에 대한 난리. 결굴 항상 하는 말이지만, 정당사용과 소비시장을 동시에 장려하는 균형적 발전에 대한 묘수들을 궁리할 때다.
– 시사in 창간
발행인의 삼성 기사 삭제사건으로 파업을 결행한 시사저널 기자들이 결국 해직된 후, 일반 후원자들의 열렬한 정신적/금전적 지지와 깜짝 놀랄만한 추진력으로 오랜 지체없이 곧바로 새로운 매체 ‘시사in’ 창간. 굵직한 특종들을 연타하며 (특히 한겨레마저 짐짓 머뭇거렸던 삼성 비리 폭로 사건에 대해서 일말의 망설임없이 터트린…) 가판대의 강자로 우뚝섰다. 이제 장사도 좀 열심히 해서, 눈치보지 않고 덤비는 근성으로 저널리즘에 긍정적 기여를 하면 안 망하고 돈도 벌 수 있다는 선례만 남겨주면 금상첨화일터. 뭐, 그건 지갑에 정의라는 가치를 부여할 줄 아는 독자들의 몫이지만.
– 온라인 표현의 자유: 선거법, 그리고 네이버의 비굴
벽보 시대의 선거법으로 온라인 시대의 정치담론을 조율하는 것은 누가 보더라도 불가능에 가깝다. 벽보 시대에는 몇달 전 일정기간부터 공식 선거운동 시작 사이의 기간은 과열된 쌈마이 바람잡이질을 막아내야만하는 냉각 기간으로 두어야 했지만, 온라인 시대에는 가장 자발적인 정치담론을 자유롭게 주고받을 수 있는 핵심 숙의 기간에 가까우니까. 하지만 여러 정치적 이해관계가 들어가다보면 제도의 대대적 업그레이드는 지평선 너머 저멀리의 것. 덕분에 굵직한 이슈들이 넘쳤음에도 참… 조용한 선거가 되어버렸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정작 선거가 끝난 다음에 운하나 사회보장이나 부동산 정책 등에 대한 열띤 정책토론이 이어지는 우습지도 않은 현상이 나타났다는. 그리고 이런 분위기에 알아서 최대한 기어주는 방식으로 응대한 네이버 뉴스 포털, 많은 방문객 지분을 잃다.
– 한미FTA와 방통산업 일대 난리판 예고
한국어 더빙, 국내 광고에 대한 기존 규제 유지. 비지상파 국내 제작물 편성 쿼터 완화. 수입물의 1개 국가 쿼터 제한 환화. 국내법인을 통할 경우 외국자본이 국내 PP산업에 자유 진입. ‘지배적 사업자’ KT와 SKT 빼고는 외국자본 간접투자 100% 개방(2년 유예), 그리고 저작권 제도에 대한 크고 작은 여러 개조… 체질 변화의 압박은 발등에 떨어졌고, 시장도 산업도 저절로 나아질 리가 없고. 여튼 한미FTA가 인준을 받든 좌절되든, 업계의 모두가 좀 심히 바빠질 향후 몇년이다.
– 기자실 폐지 관련 쌩쑈
뭐랄까, capcold는 1) 국정 정보공개에 대한 제도화된 공개의무와 접근권 보장의 확대와 2) 정부가 국정홍보처와 공개브리핑 등의 장치를 통해서 프로페셔널하게 정제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은 각각 동시에 추진되어 마땅하고 당연한 발전방향이라고 본다. 그런데 많은 제도권 언론기관들은, 어슬렁거리다가 먹이를 잡아드는 오랬동안 관성화된 기자실 방식의 기본틀을 어떻게든 계속 들고가고 싶어서 무려 언론 자유니 국민의 알 권리니 하는 씨도 안먹힐 멘트들을 맘대로 동원해서(그만큼 하루하루 계속 자신들의 신뢰도를 열심히 갉아먹었으니…) 쌩난리를 치며 한 해를 보냈다. 차기 정부는 그냥 구태의연한 기자실 방식을 선호하는 듯 하니, 경사났지 뭐.
시사일반
– 49%가 찬성한 전국민 롤러코스터
이명박정부가 들어선다고 해서 지옥이 지상위로 부상하는 것은 아니고, 항상 그렇듯 유리한 사람 불리한 사람 생기기 마련. 다만 자신들에게 명백하게 당장 혹은 최소한 중장기적으로 불이익을 가져다줄텐데도, 알고 혹은 모르고 과감히 질러버린 많은 이들이 안습일 따름일 뿐. 여튼 보수를 자처하는 것과는 달리, 닥치고 시장만능이라는 더욱 격렬한 격변의 롤러코스터에 안전벨트 없이 올라타겠다는 그 과감한 선택의 귀결은 어찌될지 심히 궁금하다.
– 인질극의 논리들
선교활동을 갔다가 아프간 인질, 어업을 하다가 소말리아 인질. 사회구성원이 외부적 위험에 처할 때의 대처방식에서, 그 사회의 ‘수준’이 가장 노골적으로 드러나기 마련이다. 쓸만한 쪽도 허접한 쪽도.
– 총을 들이대고 세상에 대한 닥치고 분노
미국 사상 최악의 학교 총기사고, 버지니아공대 총격사건. 연말의 총기탈취 사건. 아무데나 들이대며 세상에 대한 불만, 분노를 표시하는 쓰잘데기 없는 민폐형 자멸행위.
– 디워 대히트를 둘러싼 신기한 반응들
그렇게 좋으면 알아서 즐기시라니까… 굳이 말도 안되는 이상한 논리 가져다 붙이지 말고. 참, 아직도 그렇게 생각하고들 계신지는 모르겠지만.
– 학력 구라
신정아 예일대 박사 위조는 임팩트는 커도 상징적 사건일 뿐, 실제로는 훨씬 보편적인 학력 구라 문제가 드러난 한 해. 사회 전반에 만연한 허영끼 구라질 야매시스템에 대해서 화끈하게 이슈화가 될…뻔하다가, 결국 신정아 연애담, 일부 연예인들의 눈물 자백쑈로 얼렁뚱땅 희석.
!@#… 자, 이제는 2008년으로 고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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