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연예섹션 대문의 곤란한 모습 [IZE / 150222]

!@#… IZE 기고 게재본은 여기로.

글은 개편(2.5) 직후에 당시 기준으로 작성되었는데, 이미 설 연휴(2.18) 무렵에 상단 갤러리 제거와 일부 간격 조절 등 소폭 개편이 이뤄진 바 있다. 하기야 내부에서 보기에도 그대로 둘만한 상태가 아니었으리라 본다.

 

네이버 연예섹션 대문의 곤란한 모습

김낙호(만화연구가)

최근, 네이버 TV연예 섹션 페이지가 새단장을 했다. 널리 알려져 있듯 국내에서 높은 점유율을 자랑하는 포털사이트가 네이버이며, 포털에서 사람들이 찾는 정보 가운데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연예 정보다. 아무리 직접링크 위주의 SNS문화 덕에 대문 페이지의 중요성이 줄어드는 추세라고 해도, 연예 섹션의 대문은 그만큼 대단히 신경 써서 만들지 않으면 곤란한 공간인 것이다. 그런데 결국 선보인 개편된 모습은, 상당히 곤란했다.

데스크탑 브라우저에서 열었을 때 보이는 것은, 대다수 항목 사이 여백이 많은 공간배치, 상단을 채우는 그리드를 벗어난 느낌을 주는 이미지 슬라이더, 공간을 가득 채우는 큼직한 저해상도 이미지였다(주: 개편 직후 모습의 평가임). 이런 것은 깨끗하고 명료한 느낌이 아니라, 느슨하고 정돈이 덜 된 인상을 강하게 준다. 여기에서 자연스레 떠오르는 것은, 모바일 기기의 좁은 화면에 최적화한 페이지를 큰 화면으로 키우면서 어색하게 깨진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하지만 그런 헛된 기대를 비웃기라도 하듯, 현재의 대문은 창 크기에 따라서 구성물의 비율과 배치가 바뀌는 ‘반응형’ 페이지가 아니다. 또한 이전까지 네이버의 대부분 페이지가 그렇듯, 모바일용 페이지는 주소 앞에 “m.”이 붙는 별개 공간으로 만들어져 있다. 모바일 전용 네이버 연예섹션 대문은 흔한 수직 목록형 페이지로, 앞서 살펴본 페이지와는 전혀 다르게 생겼다.

잘못 불러온 모바일 페이지처럼 보이는 것은, 사람들의 매체 활용 추세를 반영한 ‘모바일 퍼스트’를 염두에 둔 전반적 개편 과정의 일환일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네이버 뉴스 섹션들을 연동하여 함께 개편한 것이 아니라 연예섹션만 나온 것이라서, 정작 모바일 전용 페이지들의 경로 관리조차 부실한 상태다. TV연예섹션 모바일 대문에는 TV연예에서 전체 뉴스으로 옮겨가는 선택 스위치가 있는데, 그것으로 전체 뉴스 대문으로 가면 같은 위치의 스위치에 뉴스 항목과 스포츠 항목만이 존재한다. 연예섹션만 기존 다른 섹션대문들과 색조 등 디자인 언어가 달라서 오는 혼란이야 차치하고서라도, 당장 다른 곳에 갔다가 다시 돌아올 길이 막힌 셈이다.

물론 이런 문제점들은 기업 내부의 의결 구조상으로는 어떨지 몰라도, 기술적으로는 크게 어렵지 않게 수정 가능한 수준의 사안들이다. 다만 첫 눈에 들어올 정도로 명백한 문제 요소들을 담았는데도 소수 희망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베타 테스트도 아니라 정식 개편으로 곧바로 공개되었을 정도로, 최신 디자인 트렌드를 반영해내야 한다는 어떤 조급증을 보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은 들게 한다.

하지만 그보다 우려되는 부분은, 좀 더 여백이 많고 한 눈에 제시되는 정보량이 적어진 디자인 덕분에 한층 명료하게 드러난 실제 콘텐츠 내역이다. 연예 문화에 관한 깊이 있는 정보와 분석보다는 온라인 연예매체들의 특기인 대량 생산형 단신과 줄거리 생중계 글들이 소중한 공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이 더욱 선명하게 보인다는 것이다. 어뷰징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타는 그런 관심점유용 글들과 소수의 정상적인 취재기사나 분석들을 구분할 수 있는 장치 또한 딱히 존재하지 않는다.

작년 하순, 네이버는 포털 전체 차원의 체질개선을 발표했다. 검색 품질 개선, 토픽별 뉴스 클러스터링 등 양질의 정보 선별을 우선과제로 상정한다는 기조였다. 하지만 이번에 개편된 연예섹션은, 당초의 그런 포부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기에 한층 아쉽다. 디자인의 부실함이야 시행착오로 고쳐나간다고 해도, 제시되는 콘텐츠를 선별하는 방식 자체의 개선은 훨씬 근본적인 과제다. 잘 훈련된 인간 편집자의 안목, 섬세하게 고안된 알고리즘의 선별력, 사용자 데이터의 적절한 취합 그 모든 것이 총동원되어야 겨우 어색하지 않은 수준의 결과를 내놓을 수 있음을 상기하며, 다음 개편을 위해서는 훨씬 적극적으로 역량을 투입하기를 희망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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