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선 승리 연설, 합의와 연대에 관한.

!@#… 사실 원래 올리고 싶었던 건 이건데, 얼결에 연타가 되어버렸다. 바로 오바마 대선 승리 연설. 지난번 대선후보 수락연설에서도 합의와 참여에 관한 구석구석 좀 무척 쓸만한 명연설을 남겨서 이번에도 뭔가 속편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아니나다를까 좀 짱인 수사들이 난무. 전문은 좀 귀찮고, 관심있는 부분만 살짝 옮겨옴(전문에 관심 있는 분은 여기로 클릭). 여튼 중간쯤에 나오는 대목…

“… 후퇴도 있고, 시작을 잘못하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제가 대통령으로서 내리는 모든 결정이나 정책에 동의하지는 않을 분들도 많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정부가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는 것을 압니다. 하지만, 저는 항상 여러분에게 우리가 직면한 문제들에 대해서 정직하게 대할 것입니다. 저는 항상 여러분에게 귀기울일 것입니다 – 특히 우리가 서로 동의하지 않을 때 말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여러분들에게 이 국가를 재창조하는 작업에 동참해달라고 요청할 것입니다. 지난 221년동안 미국에서 해온 단 한가지 뿐인 방식, 즉 블록 하나씩, 벽돌 하나씩, 거친 손 하나 하나로 말입니다.

21개월 전 겨울 한복판에 시작한 일은 이 가을밤에 끝나서는 안됩니다. 우리가 추구한 변화는 이 승리만이 아닙니다. 이 승리는 그 변화를 이루기 위한 기회일 뿐입니다. 그리고 만약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면 이룰 수 없는 것이죠. 바로 여러분 없이는 이룰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새로운 종류의 애국 정신을 외치고자 합니다. 우리 하나하나가 참여하고 더 열심히 하며 우리 자신뿐만 아니라 서로를 챙겨주는 헌신과 책임감의 정신 말입니다. 우리들이 기억했으면 하는 것은, 이번 경제 위기가 우리에게 무언가 교훈을 주었다면 그것은 바로 월스트리트가 번성하는 동안 메인스트리트(저자거리)가 고통받는 것은 안된다는 점입니다. 이 나라에서 우리는 하나의 국가, 하나의 국민으로 일어서거나 쓰러집니다.

그토록 오랫동안 우리 정치를 오염시킨 똑같은 분파주의와 협소함과 미숙함에 다시 기대고 싶은 유혹에 저항합시다. 공화당, 즉 자립과 개인의 자유와 국가적 합일에 기반한 정당의 깃발을 처음 백악관에 들고 갔던 사람이 바로 이 (일리노이)주의 사람이었음을 기억합시다. 이런 가치들은 우리 모두 공유하는 것이며, 오늘밤은 민주당이 큰 승리를 거두었지만, 우리는 우리의 진보를 가로막았던 분열을 치유하기 위한 겸손과 굳건한 의지를 지닙니다. 그 링컨이 지금 우리의 나라보다 훨씬 더 분열되어 있던 나라를 향해서 이야기 했듯, “우리는 적이 아니라 친구입니다… 비록 열정으로 인하여 팽팽하게 당겨졌다고는 해도, 호의의 끈이 끊어지게 해서는 안됩니다”. 또한 제가 지원을 앞으로 얻어내야할 미국인들에게 말씀드립니다. 저는 여러분의 표를 얻어내지는 못했지만, 여러분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습니다. 저는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하고, 여러분들에게도 또한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또한 우리의 해안선 너머에서 오늘밤 바라보고 계신 모든 이들에게, 의회와 궁전에 있는 분들부터 우리 세계의 잊혀진 구석에서 라디오 주변에 몰려들어 계신 분들까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리들의 이야기는 개별적이지만 우리의 운명은 공유되어 있고, 미국의 리더십이 새로운 새벽을 맞이했습니다. 이 세계를 부수고자 하는 여러분, 우리는 여러분을 무찌를 것입니다. 평화와 안전을 찾는 여러분, 우리는 여러분을 지원할 것입니다. 미국의 횃불이 아직도 밝게 빛나는지 궁금해하신 모든 분들, 오늘밤 우리는 다시 한번 우리 국가의 진정한 힘은 무기의 힘이나 부의 크기에서 나오는 것이 아님을 증명했습니다. 바로 우리들의 이상향의 지속적 힘에서 나옵니다: 민주주의, 자유, 기회, 그리고 굴하지 않는 희망 말입니다.

바로 그것이 미국의 진정한 천재성입니다 – 미국이 변화할 수 있다는 것 말입니다. 우리의 연대는 완전해질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이미 해낸 것은 우리가 내일 할 수 있고 또 해내야 하는 것들을 위한 희망을 줍니다….”

!@#… 섣불리 서두르지 않는 소통과 합의. 보편적 가치에 의한 연대. 현실을 낙관하지 않으면서도 발전 가능성에 신뢰를 보내기. 이런 식으로 표현하고 설득력을 실어주는 것은, 오바마와 그의 대선팀의 놀라운 능력이다. 달러 스왚보다 정치팀 스왚이 더 절실하다는 생각이 절로 들어버렸다.

PS. 아… 물론 선진적 커뮤니케이션에 감탄하거나 미국인들이 상식을 일부분 회복한 것을 부러워하는 것과, 미국 민주당 정부의 정책 속에서 한국이 어떻게 손익을 맞출지는 완전히 별개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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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thoughts on “오바마 대선 승리 연설, 합의와 연대에 관한.

Trackbacks/Pings

  1. Pingback by tirins' me2DAY

    티린의 생각…

    capcold님 블로그에서. 섣불리 서두르지 않는 소통과 합의. 보편적 가치에 의한 연대. 현실을 낙관하지 않으면서도 발전 가능성에 신뢰를 보내기 – 오바마 대선 승리 연설….

  2. Pingback by 가을들녘

    @capcold님의 블로그] <오바마 대선 승리 연설, 합의와 연대에 관한> http://t.co/jiBiIocU <= 3년 반 전, 오바마는 이렇게 멋졌다.. 요새도 쪼큼 멋지긴 하다.. 이명박과 만날때만 빼면 뭐.. 음..

Comments


  1. …이제 한국의 다음 대통령 선거 (어쩌면 좀 더 일찍)에서 저와 캡콜드님이 지지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 날을 위해서 열심히 살자고요. (너무 상투적인가요 ;;)

  2. 오바마 연설문은 정말.. 예술같더군요. 물론 Off-script 상태일땐 초큼 아니지만.. ㅎㅎ;
    화려한 말발이야 민주당의 전유물 아니겠습니까? 클린턴의 2차 취임식때의 그 연설문..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네요. 화려한 수식어구에, 대구도 척척 맞아떨어지던 그 명쾌함이란..

  3. !@#…chatmate님/ 상식의 힘은 감동적이죠.

    Skyjet님/ 아, 저는 다음 대선에 출마할 생각이 없습니다. (핫핫)

    미고자라드님/ 하지만 그런 스왚을 하면 미국은 대략 파멸…

    리카르도님/ 레벨은 많이 떨어지지만, 맥케인의 패배연설도 녹녹치 않더군요. 대인배 이미지도 부각하고, 공화당빠들 만큼은 확실하게 감동시켜줄만한.

  4. !@#… Harawish님/ 오, 고생하셨습니다. 저야 특정 개념 정의 혹은 수사 사용 방식에 중점을 두기 때문에 딱딱할 정도로 직역을 고수하지만, 내용의 전체 흐름을 보고 편하게 감동을 느끼고 싶으신 분들께는 그쪽 버전이 나을 듯 싶군요. :-)

  5. 그가 무엇을 결정하고 행동하지는 지켜보죠. 과타나모를 어떻게 하는지 보면, 그의 행동의 범위를 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게 민주주의 대한 그의 범주겠죠.

  6. !@#… ycj님/ 뭐 그렇습니다. 말하는 만큼씩 말에 대해 평가하고, 행동을 하는 만큼씩 행동에 대해 평가하면 되는 것이니까요.

  7. 제가 하고 싶었던 얘기는, 오바마가 만들어 내는 ‘말들’이 본질적으로 하나의 ‘신화’처럼 기능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전달하는 메시지가 또 그렇구요.
    부시가 선악에 대한 구분을 하고 있는 것과, 오바마가 변화와 꿈을 얘기하는 것이 바로 비교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적어도 정치적으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