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크II 1/144> 건담 08소대

!@#…건담 시리즈를 통틀어서, 단 하나의 로보트(MS)만을 뽑아보라면? 물론 과반수는 시리즈 타이틀이기도 한 ‘건담’을 꼽을 것이다. 하지만 의외로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그보다는 ‘자크’라는 녀석을 택할 것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나도 물론 그 쪽이고.

…건담이라는 애니메이션 시리즈는, 기존 로봇물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비정한 전쟁드라마로 큰 인기를 끌었다. 소위 ‘리얼 로봇물’의 시대의 기수였던 것이다. 그런데, 사실 건담이라는 로봇은 그리 리얼하지 않다. 전장에만 나가면 이기는, 실질적인 졸라짱쎈 투명드래곤같은 존재라는 말이다. 그렇다. 건담의 세계관을 진정으로 나름대로 ‘리얼’하게 만든 것은, 적대하는 두 진영에 각각 따로 있다. 지구연방군은 ‘볼’, 지온군은 ‘자크’. 전자의 경우는 아쉽게도 인간형 모습이 아니다보니 로봇 완구로서의 지명도가 떨어지고, 덕분에 아직까지도 제대로 정당한 평가를 못받고 있는 (심지어 오늘날에도 정규 프라모델 키트가 거의 출시되지 못한) 숨겨진 명품이다. 하지만 후자인 ‘자크’의 경우는, 뽀다구도 장난이 아니다. 슈퍼히어로형 로봇이 아닌 병기형 로봇의 컨셉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투박하고 밀리터리 느낌을 잔뜩 살린 로봇. 그리고 반짝이는 단 하나의 눈(모노아이)가 주는 이질감… 아무리 칭송해도 모자란, 건담 세계의 진정한 ‘얼굴’이다. 건담이 이후 마크투니 제타니 더블제타니 뉴, 나아가서는 별 허연 수염달린 녀석까지 수만가지 전혀 안닮은 녀석들도 다 끌고 들어와서 건담입네 하고 무리수를 두는 동안, 자크는 마치 지온의 혼(-_-;…) 그 자체였다. 원 시리즈의 주력기종 자크2를 위시해서, Z건담 시리즈의 하이자크, ZZ의 자크3, 그리고 약간의 외전 격의 바리에이션 모델들… 모두 훌륭할 정도로 디자인 컨셉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다.

!@#… 그 와중에서도, 가장 마음에 드는 버젼(같은 디자인이라도, 조금씩 기체 비례, 모서리 등등은 변화했으니)은 08소대에 나오는 육전형 자크다. 그 중 사진의 이녀석은, HG급으로 육전형 건담 모형과 두개 한 세트로 박스에 들어가있는 염가 패키지에서 나온 녀석. 여러모로 부실한 키트지만, 그래도 자크의 기본 필은 도저히 거부할 수 없는 매력 그 자체.

 

 

…접합선도 엉망이기는 하지만서도…조명빨로 가렸다. 그림자의 힘이라고나…

 

…뒷모습. 여담이지만, 접합선을 수정하기보다 오히려 먹선을 넣어서 모형의 느낌을 개조해 보는 것도 나름대로 효과가 좋다. 게으른 모델러의 얍삽이.
 
 

… 내가 ‘자크 앵글’라고 부르는 각도다. 왠지 ‘보병’의 느낌이 강한 자크인지라, 땅 위를 순찰하는 모습을 살짝 정면 위에서 잡아주는 것이 이미지가 멋지다. 게다가 비대칭의 어깨, 두 손으로 굳게잡은(한손에는 칼, 한손으로 라이플을 마구 휘두르는 왠지 슈퍼히어로틱한 느낌의 건담 계열들과는 질적으로 다르단 말이다!) 기관총의 중량감도 잘 살고.

 

… 두부 디테일. 정밀하지 못한 싸구려 키트에 너무 신경쓰기도 뭐하고… 눈도 스티커로 그냥 떼웠다. LED가 들어있어서 번쩍하고 빛나는 PG를 만들어보고 싶다는…언젠가, 로또라도 당첨되면(사지도 않는 주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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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어즈미 – 후후…저는 짐이요~ 2004/05/20 22: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