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즐 건담 1/144 [AOZ/HGUC]

!@#… 유명해진 작품의 프랜차이즈를 자꾸 늘리려다 보면, 속편을 만든다. 그런데 속편을 만들고 또 만들다가 완전히 이야기가 엉망이 되어버리면? 작가는 마무리지어버리고, 회사는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더 우려먹으려고 한다. 그래서 나오는 것이 ‘외전’. 본편 이야기에는 들어가지 않지만, 본편의 세계관에 그럴싸하게 끼워넣을 수 있는 부수적인 다른 이야기. 그렇기에 외전이 넘쳐나는 것은 곧 프랜차이즈로서의 성공의 상징. 미국의 가장 대표적 사례라면 스타워즈, 그리고 일본이라면 당연히 건담. 그 중 특히 일년전쟁(기동전사 건담)과 그리프스 전쟁(제타건담) 사이의 구간이 특히 외전을 집어넣기가 참 좋은데, 작품 설정상 7년이라는 공백기를 남겨둔데다가 로봇들의 스타일이나 정치구도 등등 워낙에 급격한 변화가 많은 대목이니까.

!@#… 그런 외전 가운데 비교적 최근에 인지도를 쌓고 있는 것이 바로 AOZ. 어드벤스 오브 제타 (모형 전문잡지 전격 하비에서 주로 밀어주고 있음). 티탄즈가 결성되고, 건담의 후계기를 놓고 여러 업체들이 표준안을 경쟁하고, 그 와중에 지온 잔당이니 연방 본대와의 마찰이니 그런 것들. 하지만 뭐 이야기야 그렇다치고, 정작 중요하게 인기를 끄는 것은 바로 메카닉. 20년 뒤에야 나온 외전에서 본전에 충실한 메카닉 설정을 바라는 것은 무리겠지만, 오버스펙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특히 ‘워터십다운의 토끼들’에서 이름을 죄다 따온 헤이즐 건담 시리즈들은 완전히 시대착오. 설정에 끼워맞추기에는 지나치게 모던한 디자인, 지나치게 뛰어난 성능. 하지만… 결정적으로… 뽀대난다. 뭐 사실 그거면 된거다. 별로 이야기로서 기대하는 것도 아니고, 0083처럼 정본에 넣을까말까 고민이라도 조금 될락말락 하는 작품과는 달리 그냥 건담세계관의 동인지로 취급하면 딱이니까. 여하튼, 그런 생각을 다들 해서인지 반다이의 HGUC 1:144 라인에서 주역 기체들이 출시되고 있다. 워낙 호평속에 발매된 지라, 한번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지난 여름에 손 대봤던 물건. 헤이즐 개량형, 일반 버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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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식이 하나가득. [MG, SD, HCM 외]

!@#… 오랜만에, 모형모형 카테고리. 요새 워낙 스케쥴이 산만하다 보니 특별히 대단한 걸 만들지는 못하고 있기 때문에 그냥 모음샷만 하나 정리.

!@#… 나는 백식을 좋아한다. 백식이 PG가 나온다면 뉴스발표하자마자 예약지름을 할 것이다. 전신 금붙이라는 천박한 물질만능주의적 설정이 좋다(…). 전용기 오타쿠 샤아가 탄다는 사실이 좋다. 제타건담의 모체인 주제에, 건담과는 다르다는 것이 좋다. 어깨에 百이라고 써붙이는 싸굴틱한 감성이 좋다(마모루 나가노 ‘주임’의 만행). 골목대장 같은 늘씬한 싸움꾼 체격과 성격 나쁘게 생긴 모기형 얼굴도 좋다. 강하다고 후까시는 잔뜩 잡는데, 실제 그렇게까지 혁혁하게 활약하지도 않는다는 것도 좋다(샤아! 속였구나!).

!@#… 그래서, 오늘은 백식 퍼레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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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식 HGUC… All That Glitters…

!@#… 건담이 되지 못한 비운(?)의 건담이 있다. 제타 건담의 원형이었으나, 특이한 색의 전용기에 광적인 집착을 보이는 엄한 주인을 만나버리는 바람에 엉뚱하게 바뀌어버린 녀석. 제타건담 시리즈의 빛돌이, ‘백식’이다. 황금로봇에 집착을 보이는 (아마 골든라이탄을 보고 꿈을 키워온게 아닐까…믿거나말거나) 디자이너, Five Star Stories의 마모루 나가노가 만들어낸 디자인. 설정상으로는 너무 기체 조작이 어려워서, 샤아…아니 콰트로 바지나 대위만이 조종할 수 있다는 물건. 뭐, 말미에서 한번 박살난 이후로 새로 고친 버젼(그러니까, ZZ 시리즈)에서는 동네 소년들이라도 조종할 수 있는 간편무쌍한 기체가 되어버렸지만.

!@#… 뭐 여튼. 금색이라는 것, 셀 애니메이션에서 제대로 표현될리가 없지. 그래서, 누런 색으로 그려지고는 했다. 하지만 모델러들은 항상 아쉬워했다… 금색…금색…금색… 그리고 몇년 전, 결국 그들의 기대에 부응하여 말 그대로 금색 백식 모형이 나오고 말았던 것이다. 무려, ‘멕기’! 멕기는 일종의 도금 기술로, 이 경우는 플라스틱 부품 위에 고온에서 고운 알루미늄 가루를 뿌려서 한꺼풀 입히는 것이다(당연히, 집에서는 그렇게 못한다-_-; 아무리 모델러들의 기술이 발달해도, 멕기만큼은 ‘공장’의 몫으로 남아있다). 그래서 엄청나게 매끈 번쩍거리는 금속 질감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그 위에 투명도 높은 색체를 다시 얇게 뿌려줘서, 금색이든, 크롬 색이든, 구리색이든 재현한다. 백식의 경우, 당연히 누런 색을 뿌려서 금색. 전신도장을 좋아하거나 애니메이션 특유의 누런 색을 좋아하는 모델러들은 이 멕기 버젼(공정상 더 비싼데다가, 알루미늄 코팅 위에 플라스틱용 도료가 잘 붙지도 않기 때문에)에 혐오를 보냈지만… 많은 이들은 오오오! 하고 환호했다. HG급, MG급이 있는데, 둘 다 언더게이트 처리를 해서 깨끗한 모형이 가능하다. MG의 경우, 접합선 자체가 0에 가까운 상당한 명작이지만… 작은 축적을 좋아하는 capcold로서는, 좀 덜 우수하더라도 당연히 H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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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창기의 HG급 건담들> / 건담Mk2, Z건담

!@#… 반다이의 요새 1/144 건담 프라모델들을 지칭하는 용어는 HG로 거의 굳은 듯 하다. 하지만 사실 이 HG라는 것, 처음에 나올 때는 꽤 독특하고 혁신적인 삘의 어감을 자랑했다. 아니, 평범한 건프라가 아닌, 엄청 특별한 건프라구나! 라는 듯한 느낌. 91년인가 92년인가 쯤에 HG급이 처음 나올 때 컨셉은 뭐랄까… 완벽에 가까운 색사출, 간혹 구사하는 다중 색사출까지. 어떤 식이냐 하면, 이제 건담 모형은 색칠하지 않고 그냥 조립만 해도 멋지구리하게 나오는구나! 라는 쾌감. 게다가 당시로서는 반다이 모형들이 요즘처럼 마구 직수입되던 때도 아니고 해서 ‘역시 일본 껀 달라’라는 의식까지도 동시에 자극. 하얀 모빌슈츠 모형이 갈색 플라스틱 부품으로 사출되기 일쑤였던 국내 싸구려 복제품과는 뭔가 다른 오오라가 뿜어져 나오는 듯한 위용이었던 것이다.

!@#… 뭐 지금에 와서 약간 더 객관적인 눈으로 보자면 부끄러울 따름이지만 말이다. 잘 보면 색감도 엉망이고, 비례도 꽝. 접합선도 그리 나아진 것이 없는 말 그대로 실험적인 정도의 신모델. HG같은 낯뜨거운 타이틀 안붙이고도 명품급이었던 F91 시리즈가 운다, 울어.

!@#… 고등학교 때, 친구녀석이 HG 모형을 몇개 사서 만들고 가지고 놀다가 부숴먹었던 적이 있다. 그리고 부숴진 녀석들을 내가 입수. 수리해서 다시 완벽한 모양으로 만들어야지! 라는 큰소리를 쳤으나, 결국 전혀 안했다…-_-; 뭐 덕분에 HG 모형의 초창기 모습들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자료가 된 셈이다. 나름대로 올드토이인가, 이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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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크II 1/144> 건담 08소대

!@#…건담 시리즈를 통틀어서, 단 하나의 로보트(MS)만을 뽑아보라면? 물론 과반수는 시리즈 타이틀이기도 한 ‘건담’을 꼽을 것이다. 하지만 의외로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그보다는 ‘자크’라는 녀석을 택할 것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나도 물론 그 쪽이고.

…건담이라는 애니메이션 시리즈는, 기존 로봇물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비정한 전쟁드라마로 큰 인기를 끌었다. 소위 ‘리얼 로봇물’의 시대의 기수였던 것이다. 그런데, 사실 건담이라는 로봇은 그리 리얼하지 않다. 전장에만 나가면 이기는, 실질적인 졸라짱쎈 투명드래곤같은 존재라는 말이다. 그렇다. 건담의 세계관을 진정으로 나름대로 ‘리얼’하게 만든 것은, 적대하는 두 진영에 각각 따로 있다. 지구연방군은 ‘볼’, 지온군은 ‘자크’. 전자의 경우는 아쉽게도 인간형 모습이 아니다보니 로봇 완구로서의 지명도가 떨어지고, 덕분에 아직까지도 제대로 정당한 평가를 못받고 있는 (심지어 오늘날에도 정규 프라모델 키트가 거의 출시되지 못한) 숨겨진 명품이다. 하지만 후자인 ‘자크’의 경우는, 뽀다구도 장난이 아니다. 슈퍼히어로형 로봇이 아닌 병기형 로봇의 컨셉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투박하고 밀리터리 느낌을 잔뜩 살린 로봇. 그리고 반짝이는 단 하나의 눈(모노아이)가 주는 이질감… 아무리 칭송해도 모자란, 건담 세계의 진정한 ‘얼굴’이다. 건담이 이후 마크투니 제타니 더블제타니 뉴, 나아가서는 별 허연 수염달린 녀석까지 수만가지 전혀 안닮은 녀석들도 다 끌고 들어와서 건담입네 하고 무리수를 두는 동안, 자크는 마치 지온의 혼(-_-;…) 그 자체였다. 원 시리즈의 주력기종 자크2를 위시해서, Z건담 시리즈의 하이자크, ZZ의 자크3, 그리고 약간의 외전 격의 바리에이션 모델들… 모두 훌륭할 정도로 디자인 컨셉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다.

!@#… 그 와중에서도, 가장 마음에 드는 버젼(같은 디자인이라도, 조금씩 기체 비례, 모서리 등등은 변화했으니)은 08소대에 나오는 육전형 자크다. 그 중 사진의 이녀석은, HG급으로 육전형 건담 모형과 두개 한 세트로 박스에 들어가있는 염가 패키지에서 나온 녀석. 여러모로 부실한 키트지만, 그래도 자크의 기본 필은 도저히 거부할 수 없는 매력 그 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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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드로비움 1/550> / 건담0083

!@#… 노이에 질의 라이벌 기체, 덴드로비움. 건담을 수납하는 비행병기라는 설정은, 왠지 그렌다이져스럽다. 그냥 애초에 그걸로 타지, 왜 로보트를 합체시키는 수고까지? 라고 묻고 싶지만 뭐 그러려니. 멋있기만 하면 된다. 1/144 모형이 전체길이 1미터를 넘느니 뭐니 하지만, 나는 당연히 1/550. 이 녀석은 밑의 크로우 암 (그러니까, 로보트팔)이 접혀들어가는 게 아니라 접혀들어간 모양 부품으로 바꿔끼워야 한다. 오죽하면 윗쪽의 무기수납장도 열린 모양, 닫힌 모양으로 뚜껑을 바꿔끼워야할까… 가동성 면에서는 가히 최악이라고 할 수 있다. 약하기도 또 엄청 약하다. 이걸로 과연 우주에서 전투를 한다고? 꿈도 야무지지. 부품이 덩어리져있고 분할면이 많아서 먹선 넣기가 심히 괴로웠던 물건. 1/550 사이즈의 건담GP03 은 말도 꺼내기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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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에 질 1/550> 건담0083 중.

!@#… 첫 빠따는 이녀석. 노이에 질이다. 알파벳 표기는 Neue Ziel. 독일어로 한다면 새로운 표적. 좋게 말해주면 새로운 목표. 모빌아마(즉 우주 전투선)를 표방한다는 녀석이, 이름이 표적이냐 하필이면. 격추시켜주세요, 라고 온몸으로 외치고 있는 것 같다. 아니나다를까, 0083의 마지막회에서 처절하게 격추당한다. 여튼, 지온 특유의 초록색으로 빛나며, 웅장한 위용을 자랑한다. 모형은 1/550이라서 쪼매만하지만. 게다가, 약하다. 엄청 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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