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5년에 새 시리즈로 부활한, 영국BBC TV의 전설적인 SF판타지 시공간 방랑모험 드라마 ‘닥터 후’를 보기 시작. 그 시리즈의 고작 2화만에, 닥터가 특유의 시니컬한 표정으로 뱉어내는 명대사. 개인적으로는, 영화 ‘블레이드런너’에서 로이 베티의 마지막 대사(요약: “나, 열심히 살았는데 곧 죽을꺼야”) 와 필적할 정도로 막강한 여운을 남기는 대사라고 간주하는 중.
“You lot, you spend all your time thinking about dying, like you’re gonna get killed by eggs, or beef, or global warming, or asteroids. But you never take time to imagine the impossible. Like maybe you survive. This is the year 5.5/apple/26, five billion years in your future, and this is the day… Hold on… This is the day the sun expands. Welcome to the end of the world.”
“당신 인간 무리들이란 말이야, 항상 죽는 것에 대해서 생각하느라 시간을 다 보낸다고. 달걀이나 쇠고기나 지구온난화나 운석 같은 것 때문에 죽고 말 거라고. 하지만 결코, 진짜 불가능한 것을 상상해보지는 않지. 예를 들어, 당신들이 살아남는 것 말야. (우리가 시간여행으로 이동해 온) 지금은 5.5/애플/26년, 즉 네가 살던 시기로부터 50억년 뒤의 미래지. 그리고 오늘이 바로… 잠깐만… 오늘이 바로 태양이 팽창하는 날이야. 세상의 종말에 온 것을 환영해.”
(2화, 세계의 종말에 환영합니다 중)
!@#… 고전 SF의 상상력이란 대체로 이렇게 세상보는 안목을 스케일 크게 확장함으로써 스스로를 되돌아보도록 만드는 것이었다. 거대한 시공간 속에 한낱 티끌에 불과한 우리를 보여줌으로써 성찰을 이끌어내는 철학. 그렇듯, 스스로의 작음을 – 고작 겸손이나 양보와는 다른, 문자 그대로의 깨달음 그 자체 – 알 때 비로소 대인배가 되어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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