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방송을 망친 이데올로그들’ 기사를 읽고

!@#… 한겨레에 게재된 “우리 방송을 망친 이데올로그들“(이봉수 교수)을 읽다가, 2009년 미디어법 정국 당시를 떠올리며 몇 마디 적어둔다.

!@#… 조중동 종편허용을 놓고 씨름하던 미디어법 정국에서, A)윤석민 교수의 조중동 종편 찬성 논리는, 시장규제 철폐를 통한 경쟁강화가 장점이며 여론독과점 효과는 차라리 기존 방송사들이 더 누리고 있었다는 것. B)반면 예를 들어 c모 같은 이들의 반대 논리는, 한국의 현재 언론환경상 조중동이 여론독과점을 위해 엄청 매진하고 뉴스산업을 황폐화할 무리수들을 강행할 것이라는 점 (여러 글을 남겼으나, 이런 식으로 압축했던 바 있다/클릭).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정치적 안배 때문에 협소한 시장에 너무 많이 달라들었고, 조중동매 종편들이 형편없는 퀄리티와 시청자들의 외면 속에 고전하다보니 광고시장에서의 깡패영업조차 약발이 안 먹힐 태세(노력은 쩐다/ 클릭). 정권-방통위가 4개 동시허용으로 자충수를 놓는다든지, 퀄리티가 그 정도까지 개판이라든지 – 오오 박근혜 형광등 – 하는 것은 찬성측이든 반대측이든 많은 이들이 사전에 예측하지 못했던 부분들이다.

이런 상황에 대해서, 종편을 지지했으니 곡학아세를 했다고 이런 식으로 까는 것은 좀 이상하다. 규제풀린 시장에서 경쟁하다가 어떤 사업자들이 망하는 것은 처음부터 당연하고, 윤 교수 같은 이들이 내세운 자유시장 논리의 범위에서 딱히 벗어나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데올로그’보다는, KISDI의 시장 예측이 맞춤형 구라였다는 문제가 훨씬 심각하다(!). ‘네번째 피해자’로 공영방송을 든 것은 특히 무리수인데, 종편과 관계없이 원래 정권이 공영방송을 혁혁하게 망치고 있었다. 즉 지금 방식으로 종편이 망해가고 있다는 결과는 당초 종편 논쟁 당시의 ‘미디어 자유시장’류 찬성 의견에 대한 반박근거가 아니다. 다시 다른 사안으로 그런 식의 논쟁이 붙었을 때 어떻게 써먹을 수도 없다.

여전히 논점은 이런 사안이 다른 형태로 재등장할 때, 이 사회에서 미디어환경 정비를 논할 때 미디어콘텐츠 시장의 시장성에 몰빵하고 나머지를 부차적으로 미뤄두는가, 아니면 건강한 사회담론을 위한 언론 기능 구축을 중심에 놓고 서서히 고쳐나가는가 사이에서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하는가다(나야 망설임 없이 다시 후자의 입장을 택하겠지만). 그리고 후자가 결정권자들과 대중에게 넓은 공감대를 사도록 만드는 지난한 작업이다.

…아, 그리고 결정의 과정에서 정상적인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회피해도(공청회 겐세이질을 주도하고는 방문진 이사장 자리를 따먹은 ‘조인트’ 김우룡의 사례를 기억하자) 아무 문제도 후환도 없었을 정도로 여전히 시스템이 개판이라는 것도 다시 잘 기억하고 고쳐내야할 부분이고.

Copyleft 2012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부디 이것까지 같이 퍼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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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thoughts on “‘우리 방송을 망친 이데올로그들’ 기사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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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비정규인생님/ 논객이라는 의식도 지향도 전혀 없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그냥 딱 관심사 중심으로 걸고 넘어갈 수 있는거라고 봅니다(핫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