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5년에 한겨레21 통해서 지면 타서 잠깐 뜨거운 관심을 모으다가 적당히 잊혀지고, 이제는 또 난데없이 다시 철거를 앞두고 있다는 우토로 마을 이슈에 대한 이야기. 팝툰에 우토로를 소재로 칼럼 써서 넘기고 그냥 생각이 채 멈추지 않아서 남기는 잡상이다. (우토로 마을의 역경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들은 이런, 저런 곳들을 참조)
!@#… 우선, 난데없이 8월말까지 53억을 국민모금으로 모으는 것은 불가능하다. 붐업시킬만한 시간도 안될 뿐더러,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것도 당장 내일 내가 밥먹고 살 것과 관련된 것도 아닌데 ‘많은 수의 사람들’이 움직인다는 것은 환타지의 영역이랄까. 물론 모금에 참여하는 것은 홍보상으로도 어떤 기금을 꾸준히 마련하는 측면으로도 여전히 소중하니까 계속해야겠지만.
엉덩이 무거운 ‘국가’를 원래의 약속대로 움직이는 것은… 바람직하기는 하지만, 쉽지 않다. 연중에 난데 없이 50억 예산이 펑하고 나올리도 없고, 일방적 투자가 된다면 정부에서 밝힌 ‘형평성’ 문제가 결코 만만하지 않다. 형평성이란 결국, 그 유사한 사례가 세계 전역에서 발생할 경우 들어갈 어마어마한 비용이 두렵다는 것이지 뭐. 여튼 그 결과, 마지막까지 남아있는 그 200명 주민들의 터전이 철거당하면 그들을 수용해 오겠다, 정도가 가장 적은 노력과 비용으로 현재 정부가 선택할만한 방법인거고. 일본정부가 뭘 어떻게 하고 나설 리는 처음부터 없는데, 한국정부가 외교적 노력을 통해서 철거 시점을 충분히 연기시키는 정도는 어떻게 공략해볼 수 있지 않을까, 정도다.
!@#… 그런데, 그렇다고 마냥 안타까워하고 모두들 같이 안타까워 해주세요 라고 하는 것은 뭐랄까, 약하다. 동정 차원이든, 역사적 의의 차원이든 간에 어차피 그냥 명분 수준 아닌가. 필요한 건 돈인데, 그걸로 어떻게 개개인의 주머니든 자본이든 국가든 뭐든 움직이겠는가. 그 정도에서 멈춘다면, 결국 망각되고 끝난다. 식민시대에 대한 울분이라면 사람들이 중고딩 국사시간 때 배운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역사청산이나 현실적으로 고통받는 이들에 대한 정의감이라면 아직 친일파 청산도 못했고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한 실질적인 도움도 미적지근한 현 상황을 보면 이미 알만큼 아는 것 아닌가. 즉 바다 건너 우토로까지 시선이 뻗칠 이유가 없다.
!@#… 그런데 capcold는, 우토로가… 외람된 말이지만, 흥미롭다. 그 독특한 사례가 매력적이다. 우토로라는 컨셉을 잘 살리면, 뭐 좀 재미있는 것이 나올 것만 같다. 우토로의 굴곡있는 역사적 배경과 현대식 하수시설마저 들어오지 않는 특이할 정도로 낙후된 상황을 무대로 대중문화 작품들을 구상해내면 어떨까. 영화, 만화, 소설, TV드라마… 국가관계, 정체성, 계급/계층갈등, 낙후된 생활환경을 바탕으로 하는 블랙코미디 상황, 다양한 이해관계의 주민들 사이의 갈등과 화합. 듣기만 해도 재미있는 것이 한 다스쯤 나오지 않겠는가. 어떤 장르로라도 소화해낼만한, 이야기의 금맥 아닌가. 물론 현지로케와 그에 따른 지역투자는 필수.
이미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듯이, 우토로에 평화박물관을 건립해서 관광명소로 만든다면? 그런데 독립기념관마냥 우울하게 만들지 말고, 힘든 환경 속에서도 강하게 살아온 우토로 주민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여러가지 ‘희망’을 담은 재미있는 곳으로 말이다. 그에 따라 예상되는 관광수익을 홍보해서 한국 정부와 민간자본의 투자를 꼬드기는 것은 당연한 수순.
!@#… 즉 capcold식 사고로는 우토로를 살리려면, 1) 우토로를 보이는 곳으로 끌어들여야 한다. 다큐, 뉴스의 취재 대상으로는 ‘보이는 곳’에 오지 않는다. 안보이는 곳에 오지 취재간 것에 불과하게 여겨질 뿐. 대중문화와 일상 담론 속이 바로 ‘보이는 곳’이다. 2) 우토로를 지켜냄으로써 얻게 될 이득을 널리 홍보해야 한다. 민족적 자존심 뭐 그런 거 말고, “이게 바로 재일 한국문화의 근현대, 바로 문화원형콘텐츠 사업의 짱 훌륭한 소재다”, “평화박물관 만들면 관광 대박” 이런 쪽으로 말이다.
!@#… 우토로를 걱정하는 글들, 담론들은 뭐 지금처럼 아니 지금보다 더 많이 나와도 좋다. 하지만 어느 한쪽에서는, 우토로를 ‘재미있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에 잔머리를 굴리는 사람들이 좀 나와주어야 할 타이밍이다.
— Copyleft 2007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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