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의 현재 스토리

!@#… 잠깐 세포 사진 건으로 돌아와보자. 우선 사이언스의 입장인 “황랩의 첫 제출 논문에는 11개 모두 달랐다, 그래서 reviewer들이 못발견했다”는 말. 외견상으로는 황랩의 결백을 두둔해주는 말이지만, 뒤집어보면 지금 그 사진들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는 점을 시인한 것이다. 그렇다면 그 새 사진, 즉 문제있는 사진은 누가 언제 바꿔치기 한 것인가라는 문제에 대해서, 고해상도 파일 필요하다고 요청해서 섀튼한테 받았다고 한다. 섀튼이 미국측 연결고리니까, 그런 중계를 해주는 것이 (반드시 필요한 절차였을까 의문은 남지만) 특별히 이상하지는 않다. 그렇다면 사진 조작 공방이 섀튼에게 넘어간 것인가? 섀튼이 황랩 물먹이려고 사진을 포샵질 하고 스케일바까지 새로 입혔나? 거기에 대해서 섀튼의 대변인을 통해서 이렇게 말했다고 국내에 보도되고 있다:

“혼선이 서울에서 발생했는지, 아니면 섀튼이 피츠버그에서 사진을 복사하면서 발생했는지 아직 분명치 않다”

!@#… 음. 좀 이상하다. 복사하면서 파일이 깨지면 깨졌지, 무슨 포샵질이 저절로 일어난단 말인가. 섀튼 연구실은 바보인가? 그래서 원문을 찾아봤다. 여러 보도가 있지만, 이건 LifeNews 것.

But a Schatten spokesman told The Korean Herald newspaper, “Schatten’s lab copied a CD of Hwang’s photos, and one question is whether that copying process accidentally produced duplicates.“

이게 좀 미묘한 뉘앙스인데, 복사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는지 정말로 분명치 않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복사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리가 있겠냐는 반어적 의미다. 한마디로, 우리는 결백하다, 원래 황랩에서 준게 그 모양이었던 것이다, 라고 역설하는 말이다. 한마디로, 인용보도하면서 잘못 번역한 셈. 앞 뒤 문단의 뉘앙스 정도는 보아가면서 번역을 해야한다는 교훈을 남긴다.

!@#… 여튼 처음부터 곁가지로 샜지만, 외신의 현재 스토리. 우선, 한국에서 BRIC과 사이엔지를 중심으로 세포사진 문제가 제기되기 전까지는 외신들의 포커스는 피디수첩이 제기한 의혹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여전히 난자제공 거짓말이었다. 연구성과는 보존, 한국발 연구논문 전반에 대한 신뢰성은 상처(즉, 한국발 논문의 심사를 까다롭게 하겠다는 발언들은 PD수첩의 결과 검증 논란과는 무관했다). 그런데 사진 문제는 이게 좀 가볍지 않다. 그래서 그것을 매개로 보도가 한줄씩 나오기 시작하고, 사이언스가 발빠르게 해명에 나섰다. 사이언스는 최초 제출본에는 오케이였고 논문 성과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는데, 그 해명의 요지는 결국 우리 리뷰어들은 잘못 없다는 것(현명한 선택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논문 수정에 대한 사실들이 밝혀졌는데, 11개 성공 세포 가운데 사실은 7개, 아니 나중에는 다시 3개만 성공작이라고 바뀌었다는 것이 하나. 그리고 황랩이 한국에서 발표한 내용과는 달리, 사진 문제를 미리 발견하고 수정요청한 것이 아니라 과학자 커뮤니티에서 문제제기가 된 이후에야 비로소 수정요청을 했다는 것(한마디로, 또 거짓말했다는 것).

!@#… 그런데 이제 국면은 네이쳐가 개입하면서 또 바뀐다. 사진 조작 논란은 물론, 피디수첩서 제기되었던 줄기세포 검증 자체의 필요성까지도 언급한 것이다. 또한 사이언스의 리뷰 과정에서 실제 데이터에 대한 검증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도 아예 확인 사살해버리고, 돌리 사례까지 들어가면서 아니 왜 검증을 안할까 하고 질문을 던졌다. 한마디로, 이제는 본격적으로 결과에 대한 과학적 검증이 필요하다는 의제가 표면으로 부상한 것이다.

!@#… 물론 실제 보도는 의혹이 아니라 드러난 것에 대한 보도여야 하기 때문에, LifeNews 등에서 보도하는 것은 아직 사진 단계에 머물러 있다. 앞서 말했듯 사진은 이미 문제있다고 확정되었으니까. 아 황박사가 병원에 누웠다는 보도도 나온다. 그것도 확정이니까. 줄기세포 불일치 등에 대해서는 아직 본격적 이야기가 안나오고 있다. 황랩이 애초에 엉뚱한 샘플을 준건지 아니면 정말로 줄기세포가 없었던 것인지 확정이 안되어 있으니까. 하지만 내일부터는 또 모르지. 한가지 확정적인 것은, 의혹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검증을 안하려고 하고 있다는 사실이고, 네이쳐가 바로 그 점을 지적하기 시작한 것이다. 아 덤으로 하나 더 이야기하자면, 과학 전문지가 아닌 NYT나 WP 같은 종합지에서 이 보도는 그렇게 대단히 비중있게 다루어지지는 않는다. 한국에서 황랩 연구 말고, 평소에 과학 관련 단신들 다루어졌던 비중을 한번 상기해보면 된다. 2002년 쇤 사건이 터졌을때의 국내언론을 생각해봐도 좋다.

!@#… 그렇다면 이후에는 어떻게 될까. 원래 과학계의 상식은 이 정도의 의문이 제기되면 당연히 연구 당국 자체가 사운을 걸고 검사를 해서 결백이든 사기든 확정을 지어주고 그 뒤 보도자료를 뿌리는 것이다. 한가지 사람들이 오해하는 것이 있는데, 그 기관 산하 연구실에서 사기를 쳤다고 해서 과학계에서의 신용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사기를 자신들이 나서서 깨끗하게 못 밝혀낼 경우 비로소 신용이 떨어지는 것이다. 외신들은 그 상식에 의거, 보도꺼리가 나와주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한국발로 그런 정보들이 안나와주면? 즉 대통령의 말 잘 들어서 적당히 묻어버리면? 그런데, 피츠버그대 연구조사실이 호구가 아니거든. 섀튼 라인 통해서 그쪽이 먼저 진상규명을 해버리고 보도자료를 뿌려버리면, 정말 한국 과학계는 그때 비로소 본격적으로 물먹기 시작한다.

!@#… 한국에서는 그런 외신이 어떻게 활용되냐고? 외국놈들이 남 잘되는 꼴 못보고 위대한 대한민국의 학자를 폄하하고 기술을 훔쳐가기 위해서 기를 쓰고 있다, 라는 자료로 열심히 활용되고 있지 뭐. 알께뭐야, 그 동네 언론인들이 한국의 언론중재위원회에 클레임 걸 것도 아닌데(관심이 없으니까).

 

— Copyleft 2005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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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네이버덧글 백업]
    – 미가엘 – “좋은성과가 나오길 바람” ->을 파시즘으로 이해하고
    “성역없는 취재와 강압취재를” 같은 맥락으로 이해하면..
    그렇게 됩니다… 2005/12/08 23:50

    – 캡콜드 – !@#… 미가엘님/ 본문에서 전혀 다루지 않은 이야기인데, 어떤 글에 대한 리플이신지요? 2005/12/09 01:50

    – mirx – 미가엘님 애쓰십니다. 대체 무얼 위해 그렇게 애쓰시는지 모르겠지만요. 좀더 건설적인 일을 해보십시다. 저도 라면황땜에 이렇게 매일 들어가는 시간이 아까워미치겠거든요. 2005/12/10 1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