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맞춤형 보도의 종가, YTN에서 큰 거 한건 하셨다. 미디어오늘과 오마이뉴스에 명예훼손 등으로 10억짜리 손배소.
http://www.mediatoday.co.kr/news/read.php?idxno=43518&rsec=MAIN
!@#… 우선 5초 동안만 웃고 시작하자.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 오우, 멋져버렸다. 사실 이런 구도, 무척 마음에 든다. 그래, 수세에 몰리면 차라리 확 깨물어버리기라도 해야지. 이럴 때 가만히 있다가는 평생 우석갈비 먹은 맞춤형 줄기보도의 대가들로 낙인찍힐 것 아닌가. 게다가 노사합동 진상조사를 했다는 것도, 알고보니 고작 9일만에 다 끝냈었고 그 결과 역시 완전 공개 안하고 대충 뭉겠다. 사보에만 살짝 내용이 언급이 되어있는데, 누가누가 어디까지 개입됐다 자세한 이야기고 책임소재고 없이 대충 “원래 경비 카드로 긁으려고 했는데 황팀이 먼저 다 계산 끝내서 어쩔수 없이 나중에 줬어요”라고 얼버무리고 넘어갔다. 표사장이 직접 보도지침을 내렸다는 내부 유출 문건의 진위 결론도 제대로 해결되지 않았음은 물론, 자세한 보도 경위 등등 뭐 알 길이 없다. 노사합동이니 진상규명이니 하는 명패가 엉엉 울어버릴, 아주 쪽팔리는 노릇이다.
!@#… 다만, 그 후 일어날 일들에 대한 각오라든지, 책임 정도는 확실하게 지워줘야 예의. 자 YTN이 칼을 먼저 뽑았으니, 미디어오늘과 오마이도 가만 있으면 안된다. 무고 및 명예훼손 맞고소 해야지. YTN이 자신들이 당한 ‘명예훼손’이 10억어치라고 주장했으니, MBC는 YTN에게 최소한 100억 어치는 손배소할 명분이 충분하다. 여기에 YTN의 왜곡보도 대상이 되었던 피츠버그 이형기 교수라든지 여타 인터뷰 당사자 등도 같은 차에 올라타면 금상첨화다. 덤으로 ‘찌라시성 보도에 분노한 일반시민’도 몇명 더 YTN 고소의 물결에 끼어들면 구도는 완벽해진다. 뭐 사실 큰 주류 회사인 MBC 정도면 YTN과 대충 합의하고 넘어가는 것을 선택할 수도 있지만, 미디어오늘과 오마이 정도는 여기에서 확실한 전투 근성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제발 그렇게 좀 되었으면 좋겠다. 아주 끝장 보는 분위기로 갔으면 좋겠다. 큰 권한을 남용한 큰 잘못에는 큰 책임이 뒤따른다는 심플한 교훈이 통용되는 시스템이 좋다.
!@#… 책임을 강제하는 시스템이 없으면, 판은 왜곡된다. 도덕률이니 윤리니 하는것은 방향을 제시해주기는 하지만, 구속력이 없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현재 한국의 저널리즘에 해당되는 말이다. 아무리 윤리강령이 잘 짜여져 있어도, 그것을 강제하는 시스템이 없으면 말짱 황이다. 어떤 사회 시스템에서 특정한 윤리가 지키는 것은 그 것을 지켰을 때 이익이 나오고, 어겼을 때 불이익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번 돌아보자. 추측성 찌라시 보도를 내더라도, 충분히 선정적이면 사람들은 우루루 와서 읽는다. 과학적 근거고 사실검증이고 다 때려치우고 그냥 “황교수 만세!”라고 부르짖어도, 독자들은 열렬한 호응을 보낸다. 즉 확실한 이득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아 물론 “그런게 누적되면 언론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고, 장기적으로 언론계 전체의 불이익이고…” 어쩌고 하는 이야기, 맞는 말이기는 하다. 하지만 결국에는 신문 부수가 떨어지고 신뢰도가 바닥을 기더라도, 당장 독자를 확보하지 못해서 당하는 불이익보다는 낫다는 판단을 내리지 않을 이유가 있는가. 이득은 즉각적이고, 손해는 먼 나중의 일이다. 그 손해는 그때가서 또 어떻게 비비며 빠져나갈 구멍이 있겠지. 바로 그것이 황 사건에서 여실히 증명되지 않았던가: 근거도 없이 피디수첩은 야매라고 굳게 주장할 정도로 언론을 불신하지만, YTN과 조선일보의 속보는 챙겨본다. 각 언론사의 신뢰도는 어찌되든, ‘뉴스’라는 것 자체의 영향력은 더 강해질 따름인 것이 현대 ‘정보화 사회’의 생활패턴 아닌가.
!@#… 책임은 강제해야 책임으로서 효력을 발휘한다. 아주 간단한 시스템이다: 잘못 했을 경우 책임지는 의미로 손해를 입도록 강제한다. 그리고 그 책임을 거부할 경우, 가중책임 즉 더 큰 책임을 물린다. 바로 이런 시스템이 사실 언론 판에 제대로 돌아가고 있지 않다. 민언련에서 백날 “언론은 이러면 안된다”고 성명서 내봐야, 아.무.런. 소용이 없다! 아무리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언론이 개판이라고 한탄하며 ‘여론’을 규합해봐야 실제로 구체적인 불이익(구독자나 시청률 급락이라든지)이 돌아가지 않는 한은 언론사들로서는 눈 깜빡할 이유조차 없다.
그렇다면 불이익은 어떻게 해서 부여될 수 있는가. 방법은 두 가지다. 원래 받던 이익을 제한하거나, 아니면 구체적인 손해를 보도록 만들거나. 그런데 전자의 경우, 언론판에서는 사실상 힘들다. 이익을 원래 준 것이 있어야 박탈하든 말든 하지. 기자협회에서 제명시킨다? 애초에 기자협회 회원으로서 어떤 이익을 누리고 있었나. 게다가 혹시나 이익이 있었더라도 그것이 인맥관리라든지 하는 식으로 ‘대체’ 가능한 것이면 말짱 황. 따라서 중요한 것은 바로 후자다. 구체적인 손해를 보게 만들기.
구체적인 손해라는 것은 다시금 두 가지다. 하나는 돈을 물어내도록 만드는 것과, 또 하나는 자신들의 보도지면/시간을 사과와 정정보도로 낭비하도록 강제하는 것. 이것을 이루어내는 방법은 바로 법적인 책임을 부여함으로써 이루어진다. 한마디로, 중재 신청하든 고소하든 한다는 거다. 그리고 사실 이것이 바로 바른언론운동이 나아가야할 진짜 방향이다. 사람들로 하여금 중재신청과 고소 유도하기 및 보조해주기. 강제로 벌금을 물게하고 강제로 사과를 하도록 만들어야 비로소, 윤리를 어겼을때 얻는 이익보다 당하는 손해가 더 크다는 사실이 눈에 보이게 된다. 사실 한국에서 언론사 상대로 손배소 한 것 치고 끝까지 가서 확실히 벌금 다 물고 개망신 당했다는 사례를 거의 접한 적이 없다. 대부분 중간에서 여차저차 합의하고 끝. 그렇게 해서야 언론이 정신 차리겠나. 천문학적 액수의 손해를 봐야 “아하, 윤리를 어기려면 막대한 각오를 해야하는구나”라고 깨닫는다.
!@#… 이번 건으로 YTN이 끝까지 강제로 책임지는 모습 보고 싶다. 시청률 저하니 그런 애매한 것 말고, 잘못에 대한 벌금을 물고 구체적인 사과 보도와 책임자 처벌을 보고 싶다. MBC의 피디수첩만 하더라도 자신들의 취재상 과오에 대해서 수없이 세부적으로 짚어가며 사과하고, 감봉과 프로 방출이라는 결단을 보였다. 그 수위가 너무 낮다 높다 이견은 있을 수 있지만, 누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구체적이고 뚜렷하게 짚고 넘어갔다. 최소한 그정도, 아니 그 이상의 뚜렷한 책임을 바라는 것이 사치가 아니길 빌 뿐이다. YTN이 걸어놓은 손배소는 잘하면 이런 결과까지 가는 멋진 도화선이 되어줄 수도 있다. 고소당한 측의 멋진 대응 기대한다. 잘하면 바로 여기서부터 진정한 언론개혁 시작될 수 있다.
— Copyleft 2006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PS. 하지만 사실 capcold가 진짜로 바라는 바는, 판이 이렇게 굴러감으로써 검찰 조사 들어가고, 그 결과 ‘자료’들이 드러나 줬으면 하는 것. 황랩의 홍보참모 미스테리윤(=전 YTN 기조실장 윤태일 = 알럽황 운영자 빈주)이 수행한 역할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으며, 우석갈비의 언론 장악 네트워크는 어떻게 뻗어있으며, 맞춤형 줄기취재의 메커니즘은 정확히 어떤 경로로 이루어졌는지. 이번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축이지만 가장 진상규명이 등한시되고 있는 부분인 ‘저널리즘의 역학’이라는 측면을 채워줄 수 있는 귀중한 사건 데이터를 얻어냈으면 하는 것이다. 직업병?
PS2. 댓글 여론의 힘이란… 0.06%가 25%, 0.25가 50%. 대단한 집중현상이다. 예상했던 것 보다 더욱 더 뚜렷한 수치가 무척 흥미롭다. NHN에서 배포한 원본 보도자료와 로 데이터를 보고 싶어라.
[네이버덧글 백업]
– pinksoju – 1. ytn..일이 이렇게도 흘러갈 수 있군요…;;;
2. 댓글여론…-_- 놀라움 그 자체입니다. 네이버만큼 악플로 고생하고 있는 곳도 없죠.(개인적으로 덧글보다도, 자극적인 기사와 제목으로 최대한 눈길끌려는 포털들의 뉴스 편집 시스템 자체가 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 덧글들로 기자들은 늘 기사를 만들어댔으니..여론조작 쯤이야..; 실명제나 검찰수사 같은 극단적 처방들보다 좀 더 실리적인 사안이 나올 수 있기를. 2006/01/26 14:24
– 인형사 – 언론에게 책임을 지우는 방법을 몇가지 말씀하셨는데, 한 가지 빼놓은 것이 있으신 듯 하군요. 즉 이번 사태 초기에 황우석 지지자글이 행했던 MBC 광고주들에 대한 불매운동이 있었죠. 그 사유가 정당하지 않으며 오히려 언론의 본분을 포기하기를 강요하는 제재였지만 그 파괴력은 상당하여 피디수첩이 일시 중지되기도 했었지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는 지 궁금하군요. 제가 알기론 영업과 편집의 분리가 언론에게 무척 중요하다고 하건데, 이 경우는 그 분리를 무시하면서 준 불이익이라고 하겠지요 2006/01/27 08:21
– 캡콜드 – !@#… 인형사님/ 실제로 피디수첩은 광고 없이도 방영했죠. 모회사가 버텨주기만 한다면, 광고중단이 그 자체만으로는 “결정적인” 요인(여론향방이라는 중요한 고려요인이기는 하지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공식적-제도적인 책임지우기라기보다는 (결과적으로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여론에 의한 몰아치기에 가깝기 때문에 도저히 ‘바람직한’ 책임지우기 방식으로 권장하기 힘들어서 본문에서는 제외시켰습니다^^. 2006/01/27 09:00
– 한나라 – 사실 포털 싸이트들이 이익을 얻는 메카니즘을 생각하면 오히려 포털들은 악플을 조장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악플은 기본적으로 선정적이고 많은 사람들을 끌어오는데, 포털들이 먹고 사는 방식은 바로 페이지뷰가 올라가야만 하는 즉 많은 사람들이 와야만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사실상 방조 – 개인적으로는 조장 – 했다고 봐야죠. 판을 아주 적절하게 제공한 포털들도 상당한 책임을 져야죠. 어떻게? 아직 생각은 잘 안나네요. 2006/01/27 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