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개론보다 백배 위험한 국개론

!@#… 올 한 해 가장 유행한 ‘론’ 중 하나로 국개론, 즉 국민개새끼론이 있다. 결국 자기들이 피보는 것도 모르고 그딴 놈들에게 몰표를 줘서 당선시켜주다니, 국민들이 개새끼라는 논지다. 뭐 일리는 있는 말이지만 그런 행태의 이유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스스로에 대한 반성보다는 우매한 국민들을 나와 다른 무엇으로 분리시켜서 욕하는 듯한 뉘앙스 등이 겹치면서 그냥 분풀이 외침 정도로 끝나는 것이 거의 대부분이라서 문제지. 하지만 그보다 100배 위험한 진짜 국개론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국회개새끼론™이다. 편의상 국개론(2)라고 부르자.

!@#… 예를 들어 최근 모 대통령의 예언에 따르듯이 전국에 햄머소리를 울려퍼지게 한 국회 공성전. 그런데 사실 함마질이 시각적으로 임팩트가 커서 그렇지, 실제 민주주의 사회에 대한 피해의 강도라면 의회봉쇄에 비할 바가 아니다. 왜 그냥 들어가서 평소처럼 레슬링과 투포환을 하지 않고 함마를 동원했을까. 문을 잠구고 온갖 가구 다 동원해서 안에서부터 바리케이드를 쳤거덩. 혹은 왜 그렇게 온갖 언론에 함마질 사진만 나왔을까. 언론들이 친정권 찌라시들이고 막강한 청와대가 모든 상황을 통제해서가 아니다. 기자들마저도 바깥 상황 밖에 볼 수 없었거덩. 한나라당 의원들이 미리 들어가서 방을 봉쇄해서 좌우를 막론한 모든 다른 당 의원들 일체는 물론, 기자들도 못들어갔다. 즉 모든 개입으로부터 의회를 봉쇄하고, 일당에 의한 밀실 날치기를 한 것이다. 다당제도 있고 여하튼 민주주의 법규들이 죄다 쿠데타로 뒤집힌 것은 아니니 지금의 상황을 독재라고 부르기에는 섣부르다. 하지만 만약 이런 행위에 대해서 책임을 묻고 재발을 방지해내지 못한다면, 그것은 뭐 일당독재 말고 다른 용어를 붙일 만한 것이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 이런 상황 속에는 그 짓을 벌이는 당의 국회의원들이 있고, 저항하는 당의 국회의원들이 있다. 닥치고 부수자는 의원도 있고, 어떻게든 상황을 대화로 풀어가려는 의원도 있고, 그저 말려드는 의원도 있다. 그런데 그 사건을 보면서 대다수 평범한 이들은 뭐라고 반응하고 있는가? 역시 국회의원들은 병맛이야. 국회관련 뉴스는 애들이 보기에 너무 폭력적이야. 국회를 폭파하자, 월급을 다 몰수해버려 등등. 함마질에 대한 비판은 함마질 대로, 하지만 의회봉쇄에 대한 분개는 그것대로 특히 느껴줘야할 터인데 그냥 싸잡아서 국회는 나쁜놈들이다.

이런 반응들이 모인 것이 바로 국회개새끼론™이다. 이쪽 국개론(2)이 국민개새끼론보다 100배1000배 위험한 이유는, 국민개새끼론은 어차피 다들 국민이다보니 자기 욕먹는 것이 싫어서라도 그렇지 않음을 증명하겠다고 약간의 노력이라도 해보도록 만든다. 혹은 최소한 불편해하기라도 해서 논쟁의 이슈가 되어주기라도 한다. 하지만 국회개새끼론의 경우, 너무나 쉽게 다들 수긍해버린다. 아 그 새끼들 개새끼들 맞아. 그래서 세부 내역은 무관심의 영역으로 떨어진다. 개새끼들인데 뭐하러 자세히 관심가져주고, 그들이 나를 위해 어떤 특정한 일들을 진행하고 있는지 파악하고 다니나. 그냥 함마질 쑈 나오면 손가락질하면 땡이지.

그런데, 대의제인 의회민주주의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는 딱 그만큼만 사람들의 의중을 대변하게 된다. 국회에 대한 혐오와 무관심을 조장하는 풍토는, 대의제의 껍데기만 남기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는 최장집, 강준만 등 수많은 이들이 이미 여러 해 전부터 입이 부르트도록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 어떤 것도 뿌리깊게 박힌 ‘국개론(2)’ 앞에는 택도 없다. 국개론(2)이 지배하는 세상에서는 활동내역이 아무리 우수했던 심상정이라도 쿠데타를 운운하는 손범규에게 낙선하고, 국회의장이라는 자가 함마질에만 분노하며 방지법을 만들자면서도 정작 의회봉쇄 같은 엄청난 짓은 문제삼지 않으며, 무려 관록의 거대여당 주제에 고작 청와대의 뜻에 전적으로 휘둘리고 있다(사회지향성을 지니고 있는 당이 그 뜻을 펼치기 위해 배출한 대통령을 컨트롤하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이 개인의 의지실현을 위해 당의 방향을 마음대로 쥐고 흔든다면 그건 좀 상당히 막장이다). 국개론(2) 앞에는 의회제도를 통한 정당정치의 정상화도 없고, 지역유지 파워로 움직이는 지역 정치도 해소될 일 없다.

!@#… 국회는 개새끼라고 혼자 스트레스 해소하고 모든 것을 잊어버리는 것은 허무한 일이다. 당을 욕하고, 특정 의원을 욕하고, 그들이 추진하는 특정 법안을 욕하라. 무엇보다, 민주주의의 운영 시스템 자체를 마비시키는 행위에 대해서는(예를 들어 의회봉쇄) 확실하게 그 강도에 따라서 욕하라. 그리고 가급적이면, 욕하고 있는 그것을 막고자 하는 대척점에 있는 이들을 같이 발굴해서 언급하라. 이런 디테일이 더해질 때 비로소 좀 더 건설적인 담론이 가능하다. 아 물론 실제 개새끼들은 그 안에 차고 넘치지만, 누가 셰퍼드고 누가 똥개고 누가 치와와고 누가 주인을 물어뜯고 누가 밥만 축내는지는 따지고 들어가야 비로소 알 수 있으니까. 건축가 반데어로에의 말처럼, “신은 디테일에 있다”. 그리고 민주주의를 구원하는 길은, 디테일의 필요성을 항상 인지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국개론(2)의 단순한 쾌감에서 벗어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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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좋은 지적 :) 국개론(1)과 국개론(2)의 난발은 마음은 이해하나, 도움은 아니되는 일이지요.

    덧붙여
    그러한 생각들을 만드는 데에는
    언론도 한몫 보태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2. 반데어로에가 van der Rohe를 말씀하신 거라면, 그 분은 물리학자가 아니라 건축가지 말입니다… Mies van der Rohe(미스 반 데어 로에)는 미니멀리즘의 정신적 지주 같은 분으로 “Less is more”란 말씀으로도 유명… 캡콜님의 주옥같은 글에 티가 조금 있는게 참을수가 없어서;;

    뭐 어쨌든, 사람들이 세부에 일일이 신경쓰게 하는걸 사실 저널리즘에서 해 줘야하는데, 그걸 제대로 해 주는 곳이 그나마 캡콜닷넷 정도이니 큰일인게 아닐까요….

  3. !@#… 여울바람님/ 언론이 가장 큰 몫을 하고 있죠. 특히 국개론(2)는 저렴하고 선정적이고 잘팔리는 기사생산에 무척 유용하니까요. 그 달콤한 유혹은 뭐랄까 가짜 달걀, 색소 고추가루, 납꽃게 생산에 비견할만합니다.

    erte님/ 헉 이놈의 기억력;;; 디테일을 이야기하면서 그런 디테일을 틀리다니! 냉콤 수정했습니다. 감사 :-) // 큰일은 큰일인 것이, 캡콜닷넷은 인기가 없기 때문에… (핫핫)

  4. http://kr.blog.yahoo.com/sawoochi/1244406 를 읽고 ‘그렇지’ 라고 생각했던 것을 다시 한 번 정리해 주시는 군요. 역시 ‘정리’에 있어서는 넘사벽이십니다. ㅋㅋ 아무튼 우리 나라의 가장 큰 문제 가운데 하나가 ‘언론’이었고, 현재도 ‘언론’이고, 앞으로도 ‘언론’일 것이라는 것이 참 병맛입니다. 너무 쿵짝이 잘 맞아서… 그리고 너무도 쉽게 낚이는 것도 슬픈 일이구요… 어떻게 떡밥만 뿌리면 낚이니OTL

  5. 저는 “신은 디테일에 있다”는 말을,

    종교란 역시, 세상의 시작이라던가 천상의 위계질서라던가 먹어도 되는 음식과 먹으면 안 되는 음식, 두루마리 휴지를 거는 방향 같은 세세한 부분까지 디테일이 생생하게 살아있어야 사람들이 쉽게 믿어줘서 포교가 용이해지는 법…이라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

  6. 1번 국개론을 만든 근원의 하나로써 2번 국개론을 들수 있겠네요.
    자신에 대한 비판과 책임의식 없이 남에게 모든 책음을 넘기고 비웃는 것처럼 손쉽고 편안한건 없으니까요.
    그래서 지금껏 수순으로 넘어온 것이고…..

    개인적으론 선험적 관찰로써 역사적으로나 일정 수준이 넘어선 경제력과 복지의 국가에서는 정치 무관심이 당연한 수순이라고 생각하고 삽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그 정도가 너무 심하죠.
    적어도 한국에선 대중이 1번 국개론에서 자유로울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뿐 아니라 동양권의 전체 문제일수도 있는데 그 배경에는 서양의 참여와 합리주의를 정서적으로 혐오하는 마인드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치 얘기하면 귀찮아…그놈이 그놈….시끄럽고 짜증나는 일…이라고 치부하는 정서적인 배경에서는 그것이 정말 더럽고 추잡한 일이라는 마인드라기보다는 그곳에 자신의 발을 들이지 않는다는 사실로부터 기인한 일종의 정서적 고상함을 느낀다는 어이없는 우월의식을 가진다는 것입니다. – 정치 문제가 대중에게 쉽게 노출되는 현대 사회에서는 실제 그 추악함에 대한 각인이 깊어져 실제로 경원시하게 되는 현상도 빠드릴수는 없습니다만….

    요는 서양과 동양의 마인드 차이랄까요…
    몸을 쓰는 일을 가치있는 것으로 여기는 풍조로 인해 물리과학이 발달한 서양과 인문학이 발달한 동양의 차이처럼 말이죠…

    저는 1번 국개론에서 자포자기와 자기 혐오를 보기보단 거기에서 스스로 앞을 보고 깨우칠수 있는 비전을 발결할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찌기 자기혐오라는 감정을 그 무엇보다 거부하던 대중이 스스로 그것을 받아들였다는 의미만으로도 큰 틀의 깨뜨림이라 보기 때문입니다…

    (흠…모 싸이트의 댓글도 그렇고 캡콜드님 블로그에서도 그렇고….리플이 왜 이리 길어지지…ㅡ.ㅡa)

    올만에 다시 찿아뵙습니다……요즘 컴터할 시간도 안나서…ㅜㅜ

  7. !@#… Jnine님/ 그러고보니 sawoochi님과는 여러모로 세계관이 통하는 구석이 있더군요. 다만 언론에 대해서도, A패턴으로 병맛인 넘들이 있고 B패턴으로 병맛인 넘들이 있고 C패턴으로 희망을 걸어볼만한 구석이 있는 분들을 따질 필요가 있죠. 정파 성향 말고도 수많은 기준이 있고. 여튼 이해가 쉬운 단순화와, 진상을 알아보는 정밀화 사이에서 유연하게 움직이는 것이 필수.

    intherye님/ 헉, 그렇다면 종종 댓구로 쓰이는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의 의미는 사실… (핫핫)

    LieBe님/ 동양이 인문학이 발달했는지는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만(핫핫), 참여를 추잡하게 인식하는 무의식 이야기는 상당부분 공감합니다. 국개론(1)에 대해서는, 저는 국민이 개새끼, 즉 ‘악의’로 뭉친 존재라고 보지는 않아요. 다만 근시안적이고 멍청할 수는 있다고 보기에, 역시 ‘개새끼’ 보다는 ‘돼지’에 가깝다고 간주하죠. 물론 국민이라는 개념도 좀 그렇고, ‘대중’. 그래서, “대중은 돼지다, 그런데 좌절도 가능성도 그 속에서 건져야 한다”입니다.

  8. 전문성과 제도의 매개를 중요시하는 capcold님은 국회 개쌔끼론이 국민 개쌔끼론보다 백배 위험하다고 보는 것이 당연하겠지요.

    그러나 국회는 바꿀 수도 있지만 국민은 바꿀 수 없기 때문에 국민 개쌔끼론이 더 위험한 것은 아닐까요?

    백번의 시위보다 한 번의 투표가 더 중요하다는 말씀은 원론적인 차원에서는 동의를 하지만, 글쎄요? 대한민국의 병이 투표를 통해 고쳐지기에는 이미 너무 깊다는 것을 국민들은 모르면서도 알고 있고, 알면서도 모르고있는 것은 아닐까요? 선거를 통한 정상적 정치행위의 한계가 노무현 집권기가 보여준 것이 아닐까요?

    그리고 정치적으로 수렴되지 못한 문제들이 여러 가지 정치적 돌발사태로 표현이 되고 있는 것이겠지요.

    섭생에 주의하고 적당한 운동을 하는 것이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이기는 하지만 이미 앓아 누운 환자에게 처방이 될 수는 없지요.

    capcold님의 촛불시위 휴전제안 이후 제가 님의 글에서 느끼는 불편함은 capcold님의 전문가적 엄밀함의 추구에 내재되는 대중과의 거리두기에서 제가 국민 개쌔끼론과의 정치적 친화성을 느끼기 때문일 것입니다.

    진정한 엄밀함이란 엄밀하지 않은 세상에서 엄밀함의 오아시스를 유지하거나, 혹은 엄밀하지 않은 세상에 엄밀함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의 엄밀하지 않은 부분을 인정하고 이해하고, 일정한 긴장속에서 포용하는 것이 아니겠느냐는 이야기는 이미 한 적이 있습니다.

    엄밀함은 세상을 구성하는 불가결한 부분 중에 하나이기는 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에 대해 꼭 우월한 부분은 아닐 것입니다. 그리고 엄밀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 엄밀하지 않다고 하는 것은 그 대상에 대한 엄밀한 이해의 결여일지도 모릅니다.

  9. !@#… 인형사님/ 본문에서 이야기했듯, 싸잡아서 개새끼라고 인정해버리면 오히려 바꾸지 않습니다. 국민 입장에서도 국회위원 입장에서도, 바꿔봤자 뭐 별 인센티브도 없는데 뭐하러 바꾸겠습니까. 또한, (약간 원래 말의 의도와는 다른 방향이지만) 국민은 당연히 바뀔 수 있습니다. ‘민도’가 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닫아둔다면 민주주의 같은 거 할 필요도 없죠. 다만 항상 바람직하다 생각하는 것보다 조건이 어렵고 속도가 떨어질 뿐인데, 저는 그 조건들을 충족시키기 위한 매개체들(제도, 건설적 담론 등등)을 장려하며, 느린 속도를 있는 그대로 직면하자고 주장하는 쪽에 가깝습니다.

  10. 국회의원들이 특정 수준 이상의 법을 어기면 집행유예 없는 징역형에 처하든가, 무거운 벌금형 + 공직자 출마 never again 법 같은 걸 만들어야 될 거라는 생각입니다. 얼마 안되는 교통비 슬쩍 했다가 파면 당하는 국회의원이 있는 나라도 있는데, 우리나라는 한번 해먹은 놈이 조금 근신하다가 다시 출마해서 해먹고, 다른 곳으로 옮겨서 해먹고 또 해먹고 하는 수준이니… -_-a

    정치인들의 마인드는 ‘잘못을 저지르면 징계/처벌을 받는다’가 아니라 ‘잘못을 저지르면 이번에 취할 수 있는 이득을 취하지 못한다’가 기본인 것 같아요. ㄷㄷㄷ

  11. 어떤 분이 고맙게도 링크 시켜주셔서 우연히 읽게 되었습니다.
    공감 반 반성 반 하며 갑니다.

    잘 읽었습니다 :)

  12. 무슨 말인지는 알겠습니다만, 보통의 시민인 저로서는 어떤 국회의원이 잘못했고 어떤 법안이 잘못된건지를 판단할 능력은 없습니다. 고도로 전문화된 사회에서, 제가 그런 능력이 있다면 교수를하겠죠… 아무튼 저는 지금 국회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몇가지 문제만 꼬집어서 욕한다고해서 고쳐질 문제가 아니라고 봅니다, 이건 단순히 당, 국회의원개인의 문제를 넘어서서 사회구조적 차원의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학연, 지연, 혈연이 판치는 세상에서 몇명 꼬집어 욕해봤자, 또 다른 누군가가 나타나고… 선거라는 장치를 통해서 몇명 걸러내면 뭐합니까? 심지어 일부는 지연에 기대어 계속 살아남고, 또 걸러지고 나서는 이제부터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국회가 되겠다고 국민과의 약속을 해놓고는 그 약속을 더욱더 무참히 깨버리고 말이죠.

    그리고 또한 님께서는 특정 문제만 진짜 문제만 욕하고 대척점을 제시하라고 하셨는데, 국민도 물론 그러한 역활을 할 순 있지만, 그건 원래 국회가 해야 할 일이 아닌가요? “야당은 여당은 무조건 개새끼다, 여당도 야당은 무조건 개새끼다”라는 태도를 가지며 실질적인 문제점과 대안은 제시도 못하는 국회를, 저는 싸잡아 욕할수 밖에 없습니다.

    님께서는 양비론을 경계하시는것 같은데, 물론 제가 양비론적인 생각을 가지 있고, 이것이 잘못된 생각일 수 있겠지만, 양비론을 경계하는 입장에서 둘 중에 누가 더 잘못했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서는 현재의 국회상황을 타파할 순 없을거라 봅니다. 한나라당을 더 욕하면 민주당은 지네가 국민적 지지를 받는줄 알며, 자기네들이 국민을 등 뒤에 업고있다라고 착각하고, 노무현 정권시절 민주당에 대한 실망으로 그 대신 한나라당을 찍어줬더니, 지네가 국민의 지지를 얻고 있구나라며 자만하는 한나라당. 저는 여야, 더 나아가 국회자체를 개새끼라고 밖에 표현 할 수 밖에없습니다.

    제 생각을 요약하자면 “국회안의 개새끼들 중에서는 셰퍼드, 똥개, 치와와등 많은 종류의 개새끼들이 있지만, 그 종류들을 하나하나 욕하고 없애버려봤자 현재상황에선 개집이기를 벗어날순 없다. 모든 개새끼들은 구별없이 다 치워버리고 개집자체를 붕괴시켜야한다…”라는 생각입니다.

    ———————————————————————————-

    제가 아직 아는것도 별로 없는 이제 막 고등학교 졸업하는 학생으로서 부족한 점도 많고 논리적이지 않은 부분도 많을 겁니다. 글쓴이분부터 시작해서 댓글다시는 분들까지 모두 학식이 높으신것 같은데 끼여들어서 죄송하네요… 쓰고나서 보니 제 글은 말도 안되는 소리같네요… 생각해 보니 글쓴이분 말씀도 맞는것 같고요. 제 말은 현실성도 없네요… 국회를 폭파시키고 혁명을 이르키라는 소리니… 지울까도 생각해지만 이러한 과정을 통해 배운다는 자세로 글을 올리게 됬습니다. 제 글을 읽고 말도안되는 소리에 행여나 기분이 언짢으시더라도, 너무 뭐라 하지 마시고, 어리석은 저를 가르친다 생각하시고 저에게 가르침을 주세요. ^ ^

  13. !@#… 써머즈님/ 국회의원들의 일벌백계, 저도 찬성합니다. 다만 벌을 내리는 죄의 기준에 있어서 저는 무엇보다 민주주의 파괴 행위 자체를 가장 엄중한 죄로 치고 있기 때문에, 의회봉쇄를 리드하고 참여한 모 여당의 의원들과 당직자 일체가 사회의 쓴맛을 평생 느끼도록 해줘야 한다는 쪽이죠. 기물파손 행위의 경우, 거기에 합당한 정도의 수준에서 결정하면 되고.

    님/ 앞으로는 우연히 읽지 마시고 종종 들려주시길… (핫핫)

    !@#… sharpshooter님/ 본문에서 이야기했듯, 우선 딱 한가지의 전제조건만큼은 절대 잊지 않는 것에서 시작하면 됩니다: 바로 그런 “디테일의 필요성을 항상 인지하는 것“입니다. 모든 이들이 정치평론가가 되는 것은 불가능할 뿐더러 비효율적이죠 (하지만 뭐 저도 고등학교 사회 교사가 아니지만 이런 말을 하고 있…;;;). 여하튼 그런 전제 위에서 이왕이면 조금씩 더 잘 판단할 수 있는 방법이라면…

    1) 욕보다는 이유가 담긴 정보글들은 읽어보십시오. 그런 정보를 찾는 것은 21세기 인터넷의 시대, 연예인 신상 정보보다 검색이 쉽습니다. 캡콜닷넷을 찾으실 수 있을 정도의 고도의 인터넷 활용 능력이라면(에에, 진심입니다) 별 문제 없을 겁니다.

    2) 그렇게 읽은 정보를 바탕으로, 중학교 사회교과서, 아니 초등학교 사회과목의 ‘상식’을 적용시켜보십시오. 예를 들어 의회봉쇄는 유치원 수준에서 배울 법한 “대화를 가로막고 니 맘대로만 다 해먹지 마”에 저촉됩니다. 물론 그 기준을 너무 많이 내려서 민주주의 개념도 배우기 전의 유아기 상식을 적용하면 약간 곤란합니다. “이유는 관심 없지만 물건 때려부수는 게 제일 나쁜 놈이에요” 같은.

    3) 어떤 세부 문제점을 인식한다면, 문제점에 관심을 기울이십시오. 전문가가 되라는 것이 아니라, 여력이 닿는 선에서 조금씩 더 알아보시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이미 위의 리플에서 사회구조적 차원의 문제를 이야기하셨고, 학연 지연 혈연을 언급하시고 선거라는 장치의 무력함을 이야기하셨습니다. 거기에 “왜”와 “어떻게”를 붙여보십시오.

    4) 그리고 대척점을 생각하기. 본문에서 언급한 문구 그대로, 대척점 자체를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대척점에 있는 이들을 같이 발굴해서 언급하라”는 것입니다. 한나라당은 각종 수단으로 집시법 개악을 위해 현재 최선을 다하고 있죠? 그리고 민주당 민주노동당 등은 이 사안에서만큼은 연대해서 막으려고 하고 있죠? 그게 이 특정한 이슈에 대해서는, 대척점입니다. 게다가 저는 시위법의 혜택으로 표현의 자유를 누리고 있는 시민들 가운데 하나이니, 그들이 현 사안에서 제 이익을 대변합니다. 싸잡아 개새끼들로만 보면 그런 현재 상황은 보이지 않게 됩니다. 영 누구에게도 신뢰가 가지 않으면, 이렇게 기억하셔도 좋습니다:

    “저그도 프로토스도 우리 테란(인류)을 멸망시키고 싶어 안달이지만, 서로 조낸 다른 종족일 뿐더러 서로 견제하고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우리와 앨라이도 맺을 수 있다”.

    5) 마지막으로, 캡콜닷넷을 10군데에 소개하십시오. (핫핫)

  14. 흠.. 위의 댓글에도 디테일이 가득하군요.^^
    저도 새해엔 디테일을 살려가는 것에 좀더 애써야겠습니다.

    p.s capcold님 블로그엔 삐뚫한 마이너 블로그들을 위한 방 한칸 마련해도 되겠습니다.

  15. !@#… nooe님/ 그러게 말이죠. 지난 한 해 너도나도 파워블로거를 외쳤으니, 올 한 해는 제가 마이너컬트블로거 담론을 퍼트려보는 건 어떨까 합니다. (핫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