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9세여아 등교길 강간상해 사건 단상들

!@#… 최근 널리 거론되는 안산 9세여아 등교길 강간상해 사건에 대한 중구난방 단상들. 실감나게 분노하는 것은 그런 것을 더 잘하시는 수많은 다른 분들에게 맡기고… 늘상 그렇듯 좀 더 ‘기술적인’ 부분들에 주목, 더 발전시킬만한 발아점들만 한 보따리.

!@#… 토막1. 범인이 음주로 인한 ‘심신미약’ 상태를 판정받은 것 자체는 그다지 이견이 없는 것이, 범행의 잔인성으로 볼 때 심신미약 상태가 아니었다면 그가 거의 확실하게 이전 안양 초등생 강간살인 사건(속칭 ‘혜진예슬법’을 탄생시킨 그 사건) 범인의 전철을 따랐을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심신미약 상태 자체나 심신미약 여부를 고려하는 법논리가 아니라, 심신미약 판정이 형량 감소로만 이어질 뿐 다른 관리 강화 – 예를 들어 팔찌와 신상공개 기간 2배라든지, 보호관찰 2배라든지, 강제 사회봉사라든지, 아동시설 영구 출입금지라든지 – 로 이어지는 고리가 없다는 점. 새로 발생하는 각 사건들에 더 세밀하게 대응 가능한, 좀 더 확장성/호환성 좋은 처벌논리(툭하면 특별법이 아니라)를 계속 도입할 필요가 있다. 한국에 차고 넘치는 법조 지망생들이, 비록 고시에 떨어졌다 할지라도 그간 공부한 법논리력을 가지고 그런 담론을 구체적으로 발전시키보면 좋으리라.

!@#… 토막2. 낮아 보이는 형량의 문제는, 꽤 본질적으로 건드려야할 문제다. 우선 먼저 언급할 것은, “현행법과 다른 판례에 비추어 볼 때” 만큼은 이번 형량이 이례적인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피해자의 신체훼손만 덜했지, 범행 자체의 심각성은 비등한 2006년 판례를 한번 다시 보라(이건 심신미약으로 형량 감면된 것도 아니고, 무려 항소과정에서 형량이 늘었는데도 이 모양이다). 그런데 그에 비해 국가보안법 사범은 툭하면 장기수, 심지어 이번에 조중동 광고 기업에 대한 영업방해를 했다는 언소주 대표만 해도 검찰은 4년 구형. 전반적으로, ‘체제에 대한 배신’ 응징보다 ‘인권에 대한 침해’ 응징이 낮게 책정되는 감이 있다. 즉 현 형법의 ‘가치기준’이 그런 것이다 (그런데 형법의 그런 부족한 가치관보다, 좀 더 보편적인 우리 ‘문화’는 과연 얼마나 더 나은지 잘 모르겠다). 이걸 총체적으로 문제제기하며 대중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정계에 압박을 넣는 것이 – 기억하자: 법은 국회의원들이 만든다 – 시민인권단체, 언론사의 사회부 기자들, 인권법조인들, 국가인권위, 진보정치인들이 함께 팀워크를 이루어 장기적/지속적으로 해야할 과제다.

!@#… 토막3. 언론이 왜 이 사건을 지금까지 보도하지 않았는가의 문제에 대해서는, 해당 사건에 대한 관심을 지니고 합당한 논점을 짚어내고도 그것을 지면보도 없이 개인 블로그에만 올린 동아일보 이종식 기자와 비슷한 견해다. 개인의 상처를 헤집어내는 보도라면, 그 보도로 피해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가가 보도화 여부의 최우선 판단기준이다. 그렇지 않으면 자칫 단순한 선정적 엽기 토픽에 그치고, 정작 상처를 극복하고 싶어 하는 피해자의 인권보호는 저멀리 날아간다. 사실 KBS의 보도 역시 시사기획 쌈의 ‘아동성폭력 대처 문제’의 토픽 하나로 제시된 것인데, 정작 아동성폭력 예방 문제보다는 범행의 잔인성을 스너프 구경하듯 까발리기와 범인 찢어죽이자 쪽으로 관심이 쏠리는 것이 ‘감정’ 아니던가. 게다가 한번 풀리면 그 다음은 선정적 보도와 억측들이 막나가도 사실상 통제할 수 없기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물론 잔인한 피해상황을 보여주어 피해자들의 억울함을 알리고 사건을 공론화해야 하는 경우는 얼마든지 있다(광주민주화항쟁 피해현장의 잔인한 사진들을 생각해보라). 따라서 보도 여부와 타이밍은 최소한 피해자측의 결정에 맡기는 것이 가장 낫다.

!@#… 토막4. ‘예방’에 관해서. 지역 주민들의 자발적 등하굣길 안전 도우미 조직화 지원. 등하교시 비슷한 주소지의 학생들이 3인 이상 그룹으로 같이 이동하도록 규정. 등하교 시간대에 지역 경찰의 주요 통학로 순찰 강화. 다 지역 안전에 관한 지극히 기본적인 발상들이고, 지역 정치인들의 정책관심과 예산배정만 주어지면 그리 어렵지 않게 각 지역마다 활성화할 수 있는 일들이다(아예 미국마냥 일정 연령 이하 아이를 성인 보호자 없이 두는 것을 불법화하는 것은 그보다 훨씬 어렵다). 그런데 그런 식의 크고 작은 ‘지역 생활 정책’을, 지역정치인을 선출할 때 얼마나 염두에 두고 있는가 각자 자문해볼 필요가 있다. 땅값 대박꿈이나 겉멋 든 양비론 말고도, 이런 것을 선거 때마다 중요한 판단기준으로 삼아보면 좋을 것이다. 좀 더 거시적으로 보자면, 약자에 대한 괴롭힘, 성적 침해, 음주추태 등의 콤비네이션에 대한 철저한 불관용을 사회적 상식으로 만들어놓는 것도 장기적 예방책으로 필수적이다. 우선 그런 짓거리를 하는 생물들이 멀쩡하게 대중의 지지에 의해 국회의원에 당선되어 떵떵거리는 꼬라지부터 극복해야겠다.

!@#… 토막5. 피해자 가족의 지원금 수급 문제도 하나의 안건이다. 공적 지원금을 환수하려 했다가 문제시되자 다시 회의 끝에 환수를 취소했다 하는 안산시 당국의 촌극에서 읽을 수 있는 것은, 이런 식의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사례에 대해서조차 충분히 제도화되어 있지 않다는 것. 그 뒤에 숨겨진 다른 요소는, 생활보조비를 받아내기 위해 생이별 위장이혼을 했고, 간병하러 드나들다가 적발된 부모의 비극 그 자체. 그런 기형적 사기를 치지 않고서는 3인 가족을 꾸려나갈 생활비를 확보할 수 없는 층이 실재한다는 것이 우리 사회의 복지 현실이다. 가해자에 대한 분노의 딱 절반만 피해자의 이후 생활 보장에 대한 관심으로 전환하고, 그런 관심의 절반만 열악한 사회보장 현실에 할애하는 것을 권장한다. 복지 확대에 관심을 할애하는 것은, 복지에 예산이 든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그렇기에 a) 한쪽으로는 복지를 위한 증세에 조건부 찬성하는 입장을 가다듬고, b) 다른 쪽으로는 실질적 복지사업은 등한시하고 땅값 증진 사업에나 천문학적 예산을 배정하는 정치집단을 철저하게 반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솔직히, 이런 ‘현실 정치경제’ 논점까지 조금이나마 이어지지 않는 분노는 그냥 순수한 아드레날린 낭비다.

!@#… 토막6. 이 사건이 흔히 그렇듯 대중적으로 피해자의 이름 – 비록 가명임을 표방하고 있다 해도 – 으로 명명되어 오르내리는 것은 걱정스럽다. 특정 개인의 사건으로 위치지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결국 피해자 개인의 신상에 자꾸 관심을 가게 만들기 때문이다. 물론 그런 식으로 감정이입하게 만드는 것이 감정적 관심을 끌어모으고 뉴스 흥행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이번 건의 경우는 개인 가해자와 개인 피해자의 사안을 넘어 사회적 의미를 지닌 사건이고 사회적으로 대책을 만들어야한다는 뉘앙스가 우선시되는 것이 낫다. 엽기 잡담거리가 아니라 아동성폭력 대책을 논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면 말이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범행 내용으로 명명하고, 사안을 더 구체적으로 지칭하기 위해서 사건발생지역으로 한정하는 것이 기본이다(해당 지역 주민들 가운데 땅값 떨어진다고 싫어하는 분들이 있다면 죄송한 노릇이지만). 그렇기에 좀 딱딱하더라도 “안산 9세여아 등교길 강간상해 사건“이라고 부르고 있다.

!@#… 토막7. 제발 이런 ‘감정적’ 사안일수록 백투더소스를. 범행장소가 교회였다는 이야기에서 어느틈에 가해자가 목사였다는 소문으로 확장되고, 사건조사 보고서나 최종판결문을 실제 인용함도 없이 범행 구체 시나리오가 돌고, 이미 대법원 판결까지 나왔는데 재판 진행상황에 대한 부정확한 정보들을 바탕으로 판결을 강화하자는 서명을 받는 것은 여러모로 곤란하다. 이미 정식으로 드러난 요소만도 ‘분노’를 하기에는 차고 넘치는 양이니, 그 이상 에너지를 할애하고 싶다면 분노할 이유를 새로 찾기보다는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토론에 기여하는 것을 권장한다.

 

* 관련 추천글:
http://basil83.egloos.com/5083041
http://coldhouse.egloos.com/2436258
http://stcat.egloos.com/1636549

*발행 후, 하교길->등교길, 강간치상->강간상해로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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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thoughts on “안산 9세여아 등교길 강간상해 사건 단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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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영이 사건과 관련해 토론해 볼 만한 내용 http://capcold.net/blog/4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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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라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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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Pingback by 휴장

    언제나 그렇듯이 착하지 않은…….

    http://capcold.net/blog/4737
    어차피 이 블로그에 ‘착한’ S모를 찾으러 오는 분은 없을테니…
    이 상황을 최대한 악의적으로, 안산시에 유리하게 구성해 보도록 하자.-_-;;;
    1. 저소득층 부모로서, 이 부모는 형식적인 이혼을 통한 지원금 받아내기라는, 법률적인 편법을 이용할수 이용할수 있을 정도로 머리가 있다. 일용직 노동자와 식모? 로 일할망정, 이들 부모는 허름한 사람들은 아니다.
    2. 그렇게 받아낸 추가 …

  8. Pingback by 민노씨.네

    나영이 사건 단상 : 경건한 분노…

    0. 너는 그냥 죽어라. 지인에게 사석에서 잠깐 들었다. “12년이 선고되었다구요? 그럼 꽤 중형이네요.” 이랬다. 그렇게 말했더니 어린 딸아이를 키우는 그 분이 한참을 어처구니 없어 하더라. 그러다 트위터에서 이 소식을 전하는 아고라 청원글을 봤다. 아, 이 개새끼는 죽는게 낫겠다는 생각이 즉각적으로 든다. 치가 떨린다는 말, 온몸으로 실감한다. 치가 떨린다. 근육이 뻣뻣하게 굳고, 목에 경련이 인다. 하지만 내 안에 있는 또 다른 폭력성에 …

  9. Pingback by Hanoian Park

    RT @koreain: RT @toyoil 나영이사건에 대해 미처 생각지 못했던 법적인 면, 정책적인 면, 대안 등에 관해 냉철하게 쓴 글이네요 http://ow.ly/rLSo 이번 일로 해서 우리 사회가 한단계 더 성숙해져야 하겠죠

  10. Pingback by dobedo's me2DAY

    뚜비두의 생각…

    ‘약자에 대한 괴롭힘, 성적 침해, 음주추태 등의 콤비네이션에 대한 철저한 불관용을 사회적 상식으로 만들어놓는 것도 장기적 예방책으로 필수적’에 대동감. 술 먹고 진상, 행패, 추태, 민폐 일삼는 모습 보는 거 신물나. 취했으니 용서해 주자는 아량(?)이 더 문제….

  11. Pingback by 고어핀드의 망상천국

    화두(話頭)…

    The art of proposing a question must be held of higher value than solving it.문제를 제시하는 것은 문제를 푸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 게오르그 칸토어 Georg Cantor11.최근 블로고스피어 최대의 화두는 단연 “나영이 사건” 이었다. 8살 소녀가 끔찍한 성폭행을 당했고, 장기의 상당 부분이 파괴되어 회복이 불가능한 지경에 처했다. 그러나 범인은 “겨우” 12년의 징역형만을 받…

  12. Pingback by Astral World

    안산9세 아동 사건, 나머지 손가락은 당신을 가리킨다….

    1. 제3세계의 아이들 십 수년 동안 단체 활동가로 일하던 친구 녀석 하나가 몇 년 전에 베네수엘라로 넘어갔던 적이 있었다. 차베스의 베네수엘라에 대해 공부하고 오겠다고 큰 소리 치고 넘어갔던 이 넘, 현지에 도착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지 블로그에 상당히 충격적인 포스팅을 올렸다. 자신이 머무르고 있는 지역의 아이…..

Comments


  1. – 말씀대로 ‘백투더소스’는 저럴 때 확실히 써먹어야 하겠지요.

    – 현실 정치사안에까지 생각이 가지 않는다면 분노는 그저 아드레날린 분비에 불과하다는 말씀이 꽤 와 닿는군요. 화내는 것도 에너지가 많이 가는데 상황을 바꿔볼만한 궁리를 하는 편이 낫겠지요…

  2. *말씀하신대로 이런 사건이 공론화될 때 가장 염려되는 것이 ‘그냥 또다른 엽기사건+가해자 찢어죽이자’ 위주의 감정적 담론입니다. 일단 그다지 건설적이지 않은 것은 둘째 치더라도 피해자의 인권을 정말로 배려한다면 선정적으로 반응하고 퍼뜨리지 않았으면 합니다. (..만 씨알도 안 먹히겠지;) 가해자가 항소한 사실이나 법원의 판결이 봐준 거라고 분노하는 분들도 많은데 감정적으로 불쾌한 건 이해하지만 그래도 항소할 권리는 누구에게나 있고(…정의의 분노크리하는 분들에게도 공평히) 결국 죄질이 나빠서 항소는 씹히고, 판사가 원심 그대로 판결을 내렸다는 점은 간과되더군요. 물론 말씀하신대로 이런 류의 죄에 대한 ‘평균적’ 형이라는 게 여기까지라는 게 참으로 문제가 심각합니다만;

    *예방에 대해서 덧붙이자면 안전 도우미에 더해 부모가 퇴근할 때까지 아이를 안전히 맡길 수 있는 소위 공부방 시설의 확충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런 곳에서 자원봉사를 한 적이 있는데 실제로는 이름 그대로 공부를 가르치는 기능보다는 보호자가 퇴근할 때까지 아이들이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지키고, 인스턴트 식품이나 과자 대신 제대로 된 밥을 먹이는, 근본적이면서도 중요한 것이 주 목적이더군요. 그런데 대부분 국가가 아니라 종교단체에서 대기업 후원을 받아 운영되는 식이고 그나마도 수가 많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4대강 예산 좀 이런 쪽에다 투입하면 안되는지(…)

    *코멘트란에 큰형님 도장이 있는 것은 마음에 드는데요, 문제는 짙은 보라색이라 입력하는 글자가 잘 안보이는 편입니다. 투명도를 높인 이미지로 교체하심은 어떠신지요?

  3. 시바우치 / 그 컨셉을 극대화 시키면 학교에서 애들을 12시까지 잡아두는게 최선이 되어서;;; 9살이면 이미 초등학생이니까요;;;

  4. @ 학교에서 애들을 12시까지 잡아두면 사교육비 절감엔 직빵이죠…

    @ 확실히 ‘분노’는 자극적인 맛이 있죠. 반면 생판 모르는 남을 도와주는 건…

    @ 조중동 반대 운동은 일단 소주 한잔 하고 (…)

  5. !@#… 지나가던이님/ 옙 분노는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고, 사실 많은 에너지를 만들어내죠. 허망하게 타오르고 끝나지 않으려면 일정한 ‘유도’가 필요.

    시바우치님/ 옙 씨알도 안먹힙…;;; // ‘공부방’이 아니라 놀이와 사색과 자기 하고 싶은 걸 하는 ‘생활방’이 된다면 나쁘지 않겠지만 말이죠. 하지만 ‘교육’현실은… OTL // 옙 도장이미지…

    기린아님/ 부모들이 꽤 좋아할지도. OTL

    Ha-1님/ 이에 대응하기 위해, 출장 사교육 서비스 출몰! 공부방까지 선생 배달! // 사실 약간 아는(즉 경쟁관계인) 남을 도와주는게 제일 거부감드는 일이죠(…) // 오오! 반띵!

  6. 토막6의 경우는, 가해자라고 주장되는 사람의 이름으로 사건이 명명되는 경우도 있더군요.
    ‘사진/실명 공개 사건’ 처럼 언론에서 뿌리지도 않았는데 어떤 루트로 얻었다는 건지;;

  7. !@#… 언럭키즈님/ 스스로 보기에 그럴싸한 정보가 출처 미상일 경우(예: 판결번호 없는 ‘판결문’, 공표된 적 없는 수사기록에서나 등장 가능한 ‘사건세부정황’), 신뢰하지도 부정하지도 않고 그냥 우선 유보해버두는 습관을 학습시켜둘 필요가 있죠. // 덧: 그런 식의 자가응징 정서가, 상황이 이렇게(클릭) 흘러가는 경향을 악화시키는 것이 사실 가장 큰 문제.

  8. 뭐 이사건과 더불어서, 몇해전 떠들썩했던 중학생 살해 관련 가해자가 다시 이름에 오르내리더군요…제대로 짚었던 헛짚었던 그 인격살해펌질이 차단당하자.

    모두 ‘유전무죄’를 부르짖으며 자신의 글이 잘린것은 뒤의 백그라운드에 의한 압제…라고 주장.

    이번 사건은 계속 대놓고 실명(동명이인이 피해를 보건 나는 몰라라)을 부르며 , 해당 지역 주민의 고충은 생각도 못한채 자세한 주소지를 부르면서 지적하셨다시피…직업을 잘못 짚은 글을 보고 기사로 써냈다가 삭제하는 놈이 있지를 않나(물론 이 경우에도 기사가 압력을 받아서 삭제되었다는 음모론 주장은 빠지지 않습니다.)

    이제는 이런 모습 까지 볼 수 있습니다. 일대다 토론의 소용돌이속에 해당 유저가 왜 저 분노를 받으면서 논박하고 있어야 하는지…꼬꼬마 커뮤니티도 아니고 저게 온라인속 대체적인 모습이라고 생각하니 한숨만 나옵니다.

  9. 대략 캡콜드님과 노정태님의 몇가지 의견들을 제맘대로 종합해서, 한창 열올라 있는 싸이트들 기사들마다 댓글을 올렸었죠. [중요한 건 무조건적 분노 no. 일단 분노 진정 필요. 방향전황 필요. 어떻게? 실질적 구제책등등에 대한 정치적 압박등등. 실질적 구제책의 큰틀이란? 대충 이런거저런거.] 짧게 줄이면 대충 이런 건데, 기사순위 상위권에 있는 모든 기사들마다에 다 올리니 한 스물다섯번쯤 올렸더군요.

    그 결과… 생각보다 많은 호응 약 추천수 60여개, 그리고 역시 많은 반호응 비추천수 약 80여개정도였고, 그 추천수/ 비추천수보다 세곱절은 많은 저에 대한 저주와, 인신공격과, 성범죄자 동일시와..등등.
    짧디 짧은 천글자 한계 내에서의 좁은 정보전달창구인 댓글로, 이렇게 실시간 호흡(?)하며 사람들의 분노에너지 방향전환을 위한 노력은, 헛된 걸까요? 어제 일생동안 먹은 욕보다 더 많이 먹긴 했습니다만,
    저처럼 비인기 폐허 블로그 사용자로서는 어떤 방식이든 사람들의 인식전환에 도움되는 방법을 찾고는 싶네요. 캡콜드님의 조언 부탁드려요.

  10. !@#,,, nomodem님/ 가해자 응징을 통한 자기 스트레스 해소에만 관심있지 정작 피해자 보호에도 혹은 새로운 부대 피해자를 방지하는 것 따위는 거의 관심이 없는 이들이 많이 섞여있죠. 뭐랄까, 촛불시위 현장에서 정작 시위 목적에는 관심없고 그냥 쇠파이프와 염산병 들고와서 경찰 두들겨패는 것에만 관심있는 부류와 비슷한 느낌이랄까. 그런 이들에게 거대 음모론은 필수. // 링크해주신 리플”토론”은 정말 OTL

    흐음님/ 경험적(…)으로 볼 때, 분노한 사람들은 많은 경우에, 자신이 생각하기에 정의롭다 믿는 분노를 진정하라면 진정하라는 이를 0.5초 이내로 불의로 분류해버립니다. 그들의 분노를 우선 ‘인정’해주고, “하지만 그걸 엉뚱하게 낭비하지 말고 올바른 쪽으로 돌려서 좋은 세상을 만드는 쪽으로 활용하자”라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을 추천합니다(예: 민노씨의 관련 포스팅). 에에, 대다수는 그러면 a)난독증을 일으켜서 그냥 싸잡아 욕하거나 b)제대로 공감했다면서 그냥 분노만 풀고 거기서 스톱하지만… 나머지 일부는, 더 나은 이야기를 위한 협력자들이 되어줄 것입니다.

  11. …그런데 [“염산병 들고와서 경찰 두들겨패는 것에만 관심있는 부류”를 경찰 끄나풀이라고 분류하는 음모론을 전개하는 부류](…길어!;)는 뭐라고 분류해야 합니까? 물론 [분노크리를 통해 정의의 사도가 된 듯한 쾌감을 만끽하려는 부류]와 [스트레스를 분노로 풀려는 부류]도 공통분모가 많이 존재하니 그 쪽도 비슷할 것 같지만(…)

    그나저나 난독증은 딱히 버서크 상태가 아닌 평상시라도 항시 발동되는 경우가 많은 듯하니 국가보건의 차원에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일지도…

    오오 도장과 리플란의 조화가 아름답네요. 참! 잘했어요~^^

  12. !@#… 시바우치님/ 과학적 찌질이 분류표라도 만들기 전까지는, 다 따지기도 힘들 듯;;; 여튼 하다못해 정말로 뭔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싶어하는 이들만이라도 분노에너지를 제대로 돌릴 수 있도록 루트를 소개하고 또 터주는 것이야말로 ‘진보진영’의 고유역할이죠.

  13. 미국에서 여러주에 새롭게 도입되고 있는 Mental Health Law에 따르면, 소아기호증 환자나 성범죄자들의 경우 형기를 마친후, 사회에 위협이 안된다고 소견이 나올 때까지 정신병원에서 일정기간 (거의 무제한) 치료를 받게됩니다.

    헌법에 Double Jeopardy가 아니냐는 항소가 있었지만, 치료를 위한 수용은 double jeopardy가 아니고, 미국 수정헌법 8조 혹은 우리나라 법의 과잉처벌 금지에 해당하는 unusual & cruel punishment에도 속하지 않는 환자를 위한 정부의 제도라고 대법원 판결이 났씁니다.

    우리도 이러한 제도를 도입하면, 사회에 위협이 되는 사람들을 헌법에 규정하고 있는 개인의 권리들도 보장해 가면서, 각종 법의 제약을 피해서 반영구적으로 가두어 둘 수 있을텐데요.

  14. !@#… Penda님/ 옙, 이중처벌 문제는 한쪽으로는 ‘치료용 수용’ 명분으로, 다른 한쪽으로는 신상정보 공개 등의 프라이버시 제한 자체를 처음부터 처벌의 일부로 확고하게 정립하는 것으로 피해갈 수 있죠. 미국 등 해외사례를 좀 더 면밀히 검토하여, 한국도 보다 효과적인 관리체계를 개발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나좀쇼크받았음그러니까닥치고형량늘려주마 립서비스하는 의원들 말고, 이런 체계를 제대로 궁리하고 지원하는 이들에게 지지를 보낼 필요가 있죠.

  15. Act of Mad Man이 본 사건의 출발점이라면 사실 양형과 관련된 논의 자체가 무효라고 생각하고 있던 참에… 괜찮은 떡밥을 던져주시는군요. 내일 정도에 딴지를 통해 트랙백 하겠습니다. 이것도 나름 아부 한 가득인 셈인데. ^^;;;

  16. !@#… Samuel님/ 추석선물로 고맙게도 아부 한 상 가득! (핫핫) // 여담이지만… 어떤 사안에서, 상황의 개선을 위한 풍부한 논의를 유도하는 양질의 다양한 떡밥들을 뽑아내는 것이야말로 고급 저널리즘이 지향해야할 핵심일터인데, 단순히 “좀 더 많은 사실을 폭로한다” 쪽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죠. 언젠가 거기에 대해서 따로 글을 남겨둬야 할 듯.

  17. 토막2에 관해서… 전 적다고 느껴지는 이 사건의 양형이 혹시 전관예우나 뇌물의 결과는 아닌가 하는 근거없는 의심을 했었는데, 최소한 현행법이나 판례상으로 합리적인 의심을 일으킬 만한 건덕지가 없다는 데에는 안도합니다. 그런 건덕지가 없다면 이 사건 및 사법부에 정부/국회 차원에서의 간섭은 있어선 안되겠죠. 다만, 누군가 investigative reporting을 통해 그 방면의 의심을 확실히 풀어주거나, 아니면 터뜨려 주었으면 하는게 제 바램입니다.

  18. !@#… NY2NJ님/ 법원자료의 사건기록을 보면 형량이 확정된 1심 당시 피고 변호인은 조성제 국선변호인이었다고 나와있는데, 동명이인이 아니라면 (클릭) 전관예우가 아직 작용하기에는 변호사 개업하신 후 너무 오래된 것이 아닌가 합니다. // 제 경우는 개인적으로, 범인의 인생과정을 추적하며 “폭력성향이 어떻게 사회적으로 잘못 관리되어 왔는가”를 다루는 탐사보도가 나와주면 좋겠다 싶습니다. 최근에는 그가 95년의 ‘전두환 찬양하는 할아버지를 때려 숨지게 했던 삼청교육대 출신” 사건의 범인과 동일인이라는 추론이 제기되고 있던데, 만약 사실로 판명된다면 대단히 흥미로운 궤적이 그려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