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테크놀로지의 사회적 활용: 상호작용성의 역사

!@#… 2001년, 미국의 시사주간지 TIME에서 나름대로 21세기 개막 특집으로 “기술은 우리의 생활을 어떻게 바꾸었는가”라는 특집호를 낸 적이 있다. 뭐 그렇고 그런 과학 트렌드 이야기들 투성이였고 무엇보다 지금의 엉망진창(?) 인터넷 세상까지는 예측을 차마 못했던 시기이기는 하지만… 미디어 테크놀로지의 역사라는 미디어연구적 관심사 측면으로 볼때 상당히 흥미로운 (고상하게 말하면 ‘영감을 불러 일으키는’, 평범하게 말하면 ‘재미 있는’) 꼭지가 있었다. 바로 “상호작용성의 역사 (a history of interactivity)”라는 연표. 관련 자료들을 좀 정리하다가 다시 발견한 김에, 여기 소개한다.

벌써 5년 전 자료가 되어버렸지만, 지금 봐도 상당히 재미있는 자료. 철저하게 미디어 테크놀로지의 ‘향유’라는 측면으로 접근한 것이 특징. 무겁지 않으면서도, 정말 가장 특징적인 순간들을 잘 집어낸 것이 역시 저널리즘 전문성의 쾌거. 하기야 뭐 월간 와이어드의 경우 매 호마다(물론, 종이잡지에서만) 이 정도 수준 이상의 미디어 테크놀로지 도표를 아무렇지도 않게 하나씩 끼워주지만.

여튼 당연히 불법스캔인 셈이니까, 그냥 여기서만 감상하시길(이라고 해도 일부러 저해상도로 올려놓았지만). 내용 번역은 아래에 덧붙임.

TIME MAGAZINE, JUNE 4, 2001, VOL.157 NO.22
특집: 기술은 어떻게 우리의 생활을 바꾸었는가

클릭.

– 상호작용성의 역사 –

태초에. 아담이 이브로부터 사과를 받다.
기원전 750. 정보조작. 호메로스가 트로이전쟁에 관한 서사시 ‘일리아드’를 노래하다.
기원전 196. 국제화. 이집트왕 프톨레미5세에게 바치는 찬가가 고대희랍어, 상형문자, 민용문자로 로제타석에 기록됨.
1454. 퍼트리기. 마인츠의 요하네스 구텐베르크가 이동 활자로 성서를 인쇄.
1566. 호외요! 호외! 최초의 신문인 베니스의 ‘아비시’가 무역에서 정치까지 각종 현안 보도.
1751. 세계관. 디데롯이가 “사고의 일반 양식을 변혁하기 위한” 총괄적 시도인 엔시클로피디아 백과사전 28권 출간 시작.
1775. 동원령. 보스턴인 폴 리베르가 심야에 말을 달리며 경고하다: “영국인들이 온다!”
1837. 표정을 잡다. 루이 다게르가 원시적 카메라로 창가의 정적 풍경을 잡아내고 사진예술을 잉태하다.
1858. 알현식 거행. 빅토리아 여왕이 미국 대통령 제임스 부케넌에게 99개 단어로 되어있는 최초의 대서양 횡단 전보를 보내다.
1876. 독수리타법. 레밍턴식 타자기를 도입한 최초의 작가 중 하나인 마크 트웨인이 톰 소여의 모험을 타자기로 작성.
1912. SOS, SOS. 무선 송신기를 탑재한 최초의 함선 가운데 하나인 타이타닉, 하지만 그 절실한 메시지는 대체로 수신되지 않음.
1915. 당신의 번호를 안다. 뉴욕의 알렉산더 그레험 벨과 샌프란시스코의 톰 왓슨 사이 최초의 북미대륙횡단 대화.
1927. 동(動)하는 순간. 최초의 유성영화 ‘재즈싱어’에서 알 졸슨이 노래를 읊조리다.
1928. 생쥐의 포효. 미키가 최초의 디즈니 만화영화 ‘증기선 윌리’의 주연을 맡다.
1939. 홈런. NBC가 최초의 스포츠 중계, 콜룸비아 대 프린스턴 야구경기를 중계하다.
1953. 과유불급. 빈센트 프라이스와 찰스 브론손 주연의 ‘하우스오브왁스’를 필두로 헐리웃에 3차원 영화 붐.
1960. 식은죽먹기. 최초의 텔레비젼 중계 대통령선거 토론에서, 카리스마의 케네디가 닉슨을 압도하고 이후 선거에서 승리.
1968. 미안, 데이브. 큐브릭 감독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주연인, 불온한 컴퓨터 HAL 9000이 대중의 상상력을 사로잡다.
1972. 어머나. 닉슨의 개인비서 로즈 매리 우즈가 대통령과 합참의장 사이의 전화 녹음 테이프 가운데 18.25분을 삭제 – 워터게이트 사건 수사의 결정적 증거로 작용.
1972. 게임시작. 최초의 성공적 비디오 게임 ‘퐁’이 조이스틱을 움켜쥔 청소년들을 홀리다.
1979. 뭐라고? TI에서 디지탈 신호에서 인간 음성을 재현하는 최초의 집적회로 칩 개발. 결과: 발음-스펠링 놀이 장난감이 필수품으로 등극.
1981. 장미와는 다른. 존 워터스의 컬트영화 ‘폴리에스터’는 상영시 관객들에게 긁으면 냄새가 나는 카드를 나눠줬는데, 겨드랑이 암내와 페퍼로니 피자 냄새 등이 들어있었다.
1986. 이어지다. 기아퇴치를 위해 스타들이 선도한 운동인 ‘미국을 잇는 손’이 거의 6500km에 달하는 인간사슬을 만들어내다.
1989. 접속. 물리학자 팀 버너스-리가 월드와이드웹을 발명하다.
1991. 사운드 오브 ‘뮤작’(역주: 속칭 ‘엘레베이터 음악’). 첼리스트 요요마가 MIT 미디어랩에서 하이퍼첼로 연주: 제스추어로 컴퓨터를 컨트롤하고, 그것이 다시금 연주에 반영되는 방식.
1994. 스팸의 제왕. 샘포드 월레스가 최초의 대량 홍보 이메일을 8000개 주소로 동시발송하여 2주일동안 1만불을 벌어들임과 동시에, 공분을 일으키다 .
1997. 체크메이트. IBM의 ‘딥블루’가 개리 카스파로프에게 6경기짜리 시합에서 체스 챔피언 카스파로프를 제압하다.
1998. 우익 음모. 가십 수집가 매트 드러지가 자기 이름을 딴 사이트에서 기존 매체들을 제치고 모니카 르윈스키의 푸른 드레스에 관한 각종 세부사항을 특종으로 터트리다.
1999. 명랑 방청. 시청자들이 뮤직비디오 잡학 퀴즈쇼인 MTV의 ‘WebRIOT’에 인터넷 참여.
2001. 로그아웃. 변호사들의 압력에 굴하여, 미국 부시 대통령이 이메일 끊겠다고 맹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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