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ch 폐쇄위기, 그리고 ISP의 책임

(상세보도는 여기)

!@#… 일본의 분산형 거대 유저 커뮤니티 니챠네루(2ch)가 폐쇄 위기에 처했다고 한다. 2ch는 한국으로 치면 디씨웃대루리웹DP를 합쳐놓은 듯한 곳. 즉 찌질한 리플놀이, 어처구니 없는 개그부터 황당한 소문과 쓸만한 좋은 정보까지 어지럽게 넘쳐나는 대형 게시판 커뮤니티 모음집. ‘전차남’의 주무대이기도 할 만큼 천만 일본 넷 폐인들의 고향. 그런데 이곳이… 운영자의 소신(배짱으로 읽거나 배쨈으로 읽어도 무방하다)으로 인하여 폐쇄위기에 처했다는 것이다.

!@#… 기사로 보는 사건의 개요는 대충 이렇다. 넷스토커니 뭐니 욕먹으면서 자신과 가족의 실명과 주소를 이곳 게시판에서 공개당한 한 회사원 남자(35)가, 공개한 놈을 법에 따라 처벌할 수 있도록 그의 신상정보를 알려달라고 법원을 통해서 신청을 한 것. 법원은 신청을 받아들여 가처분을 내렸는데, 2ch 운영자 니시무라씨(30)는 다르게 생각했다. 게시자 정보를 통보 안하고, 버틴거다. 공개 할 때까지 하루에 5만엔씩 배상금이 부과되는데도. 그게 9월의 일이니, 100일이 지나자 벌금은 500만엔. 배상금도 물론 안내고 버티고 있고. 그런데 이 사람 고정자산도 없고 수입도 불분명(적다는 것이 아니라, 월급 같이 쉽게 일정액 차압 가능한 고정수입이 아니라는 것)해서 일반적인 차압이 불가능. 본인이야 시효만료까지라도 버티겠다고 하는데, 문제는 그나마 차압 가능한 재산에… 구좌나 PC야 그렇다치더라도, 2ch 도메인도 있다는 것. -_-;;;

!@#… 어떤 자산이든 그렇듯 차압이 되면 도메인은 처분시까지 사용못하게 되고, 그럼 2ch는 최소한 그 기간동안 접속 불가. 그렇다고 2ch를 일괄 백업 해서 임시 피난소를 만들기도 힘든 것이, 데이터가 서버 50대에 분산 수용되어 있고 독립적으로 움직이니까. 기사에 인용된 IT전문가의 말에 따르면 그래도 하려면 백업에 2주 이상이 걸린단다. 그런데 하필이면 다다음주면 압류품에 대한 강제집행 시작. 일본의 관료사회는 융통성따위 발휘하지 않는 만큼 아주 난감한 상황이 되어버렸다. 천만의 머리가 모이는데 진짜 폐쇄라는 최악의 경우가 쉽게 올 것 같지는 않지만, 최악의 경우 그렇게 될 수도 있다는 ‘위기’임에는 분명.

!@#… 그냥 물 건너의 대형 사이트 하나가 흔들거리나보다 하는 토픽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겠지만, 사실 이것은 참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문제다. 운영자가 명시적으로 “내용에 대한 책임은 각자에게” 라고 명시해놓은 게시판 사이트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운영자가 법적 책임을 져야 하는가. 특히 익명성을 바탕으로 움직여온 사이트가, 개인 정보를 쉽게 법원에 내주는 것은 타당한가. 간단하게 생각하자면 그까짓거 그냥 줘버리지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원칙 차원으로 볼 때는 잘못하면 법원 주도 감시 사회의 초석이 되버릴수도 있으니까. 이런 경우 미국은 보통 ‘John Doe'(한국식으로 하면 ‘홍길동’)을 고소하고, 위법이 확실하게 성립된 다음에 ISP에게 그 모씨의 정보를 요구한다. 물론 그 경우에도 통신품위법(Communication Decency Act)의 230조에 의거, ISP는 명예훼손 행위에 대한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다. 하지만 일본의 경우 신상정보를 주거나 배상을 하라고 명령을 내릴 정도로 ISP 자체의 책임을 물었던 것.

!@#… 사실 한국의 경우는 보기보다 합리적으로 정비되어 있는 편이다. 사이버수사대라는 공권력이 확립되어 있으니까. ISP에 특별히 법적책임을 부여하지 않고도, 압수수색하는 것이 가능하다. 물론 ISP들도 대체로 이용자들의 개인정보 공개에 거부감이 없기에(…-_-;) 별로 버티지도 않고. 하지만 정보의 생산과 유통이 사이트들과 개인공간과 언론 등 여러 차원에서 점점 더 거미줄처럼 엮여들어가는 인터넷의 담론구조상, 이런 문제는 더욱 복잡한 형태로 언제라도 한국에서도 고개를 들지 않을까 한다. 담론에 기여한 만큼 그에 대한 책임도 지는 것이 상식적이고 올바른 사회 목표라면, 누가 어떤 행위를 함으로써 얼마나 기여한 것인지를 판단하기 위한 끝없는 세부적인 고민과 평가 장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 Copyleft 2007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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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thoughts on “2ch 폐쇄위기, 그리고 ISP의 책임

Comments


  1.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머릿속의 2ch은 혐한 찌질이들이 모임이라서 그런지(제가 잘 모른다는건 인정합니다. 단지 느낌이 그렇다는 것;;;) 고소하기도 하고;;;

  2. !@#… 실제로 혐한찌질이들이 많이 출몰하는건 사실이죠. 디씨역갤의 환빠들보다도 더 악성으로;;; 하지만 여러 군데로 흩어져서 무한번식하기보다, 차라리 한 군데에 모여서 지들끼리 즐거워하며 찌질거리는 것이 낳다고 봅니다. 속칭 ‘분리수거’.

  3. 크아앗.캡콜선생께서 저런 경우 오타를 씀풍 낳으시다니.

  4. !@#… nomodem님/ 제 지론은, “오타는 생물이다” 라는 것입니다. 어느덧 돌아보면 더 번식해있죠. 발견할때마다 쪽팔려하며 슬그머니 고치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어떤 오타를 염두에 두셨는지는 몰라도, 방금 본문에서도 3군데쯤 몰래 오타수정 -_-;).

  5. nomodem 님은 아마도, capcold 님의 덧글의 오타를 말씀하신 것 같네요. 뭐, 수정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은 생각입니다만…;;;

  6. !@#… anakin님/ 허걱. 그랬군요! 쪽팔림이 가히 하늘을 뚫고 땅을 흔들고 있습니다. 수정안하고 ‘치욕의 전당’ 감으로 남겨둬야겠습니다. (은근히 쪽팔림마저도 즐기고 있는 듯한…;;)

  7. 2ch을 혐한 한 마디로 규정하는 건 말이 안 되죠. 실제로 가 보시면 디시 이상으로 유용합니다.

  8. !@#… 확실히, 혐한 하나로 규정하는 것은 말도 안되는 단순화죠. 하지만 워낙 그곳에는 그쪽 목소리가 크고, 전혀 상쇄되지 않는 만큼 한국인 입장에서는 가장 중요하게 보일 수 밖에 없는 요소인 만큼 한국에 혐한 이미지가 부각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노릇이라고 봅니다(게다가, 특별히 개선 노력을 하는 것도 아니고).

  9. 2ch 폐쇄건은 낚시라고 합니다.

    2ch의 도메인은 미국이라서 일본에서 멋대로 압류할수 없는걸로 압니다.

    그외에도 수상한 점이 많지요.

    그리고 운영자 이름은 니시모리가 아니라 ‘니시무라’ 히로유키 입니다.

  10. !@#… Illyusha님/ 니시’무라’로 고쳤습니다. 왜 그런 오타가 나왔는지… 아마 제가 모 만화가를 생각하며 썼나봅니다. -_-; 여러 사람들이 이야기하듯 수상한 점도 많은 만큼, 낚시로 판명나면 그때가서 낚시에 걸린 바를 스스로 크게 쪽팔려하게 되겠지만 (뭐 저보다는 일본 IT 미디어판 전반이 더 고개를 못들겠지만) 우선은 경과를 지켜볼 예정입니다. 그리고 결국 낚시라 할지라도 제가 생각하는 문제제기는 여전히 유효하니 다행히도 뭔가 남는 건 있을테죠. // 참고로, 도메인 소유의 경우 .net 처럼 미국회사에서 등록한 일반톱레벨도메인 주소라고 할지라도, 자국법에 따라서 해당 자국민의 권리행사를 막거나 강제 명의 이전시킴으로써 압류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maido3 네임서버도 일본에 있는 만큼 기술적으로 어려운 일도 아니죠.

  11. 캡콜선생님은, 인간은 누구나 실수할수 있다+실수를 부끄러워하면 안된다+실수를 기록으로 남겨놓는게 더 풍성한 결과를 낳는다 의 실수애호가적 입장과 철학설파를 위해서, 일부러 실수하는 척 하시는것 같다는 음모론을 제기해봅니다.

  12. 니시모라를 니시모리로 실수(?) 하신것은 OTKing 4대천왕중 한분인 캡콜선생이기에 자신도 모르게 저지르고 마는 필연적 오타에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참고: 오늘부터 우리는 의 작가이름) —저같은 보통사람(?)도 저 이름을 보자마자 와 이름이 완전히 똑같네 혹시 오타는 아니겠지? 하고 생각했음. 라고 써놓고 보니 이미 리플서 스스로 인지하셨네요.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