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단상.

!@#… 성과를 바탕으로 평가를 받게 되는 사회조직이라면 어디든지(즉 그냥 어디든지), 사업의 지속성이 파괴되는 가장 보편적인 패턴이 한 가지 공통적으로 존재한다. 바로… 손털고 나간 전임자가 벌려놓은 사업이라면, 후임자는 적당히 뭉개려고 하는 것. 이유는 간단하다. 힘든 일은 자기가 해야하는데, 잘되어 봤자 애초에 일을 벌렸던 전임자의 공과가 되니까 (스타워즈 시리즈를 명작 ‘시리즈’의 반열에 올려준 에피5 제국의 역습의 감독은 어빈 커시너지만, 다들 루카스만 생각하듯이). 사업을 갑자기 완전히 뒤엎어버릴 만한 명분이 있으면 편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역시 적당히 무관심과 홀대로 서서히 자연스럽게 말라죽게 만드는 것 – 즉 뭉개는 것이 최고 아니겠는가. 그냥 단순하게 생각하자면 그러지말고 전임자의 사업을 확실하게 더욱 발전시키고 키워서 아예 사실상 자기 공과로 인정받을 만하도록 만들면 되지 않겠는가 싶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무려 열심히 일해야 하잖아. 특히 공무원 조직의 사업, 산업적 수익보다 이벤트성이나 정치성이 강한 사안이라면 더욱 이런 패턴에 취약하다. 그런 뭉갬을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이란 전임자가 상관으로 올라가거나, 원래의 상관이 전임자의 사업에 무척 애정이 많거나 해서 그것을 억지로라도 계속 하도록 시키는 것 밖에 없다. 물론 보통들 그렇게 안하곤 하지만.

!@#…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보니까, 죄다 선언은 노무현, 일은 차기. 아주 쌈박한 덤탱이 씌우기 되겠다(핫핫핫). 그런데 뒤로 돌아갈 수 없도록 하기 위한 정략으로 던진 승부수라면, 얼마든지 ‘뭉개기 스킬’로 반격이 들어올 수 있음을 염두에 둬야할 것이다. 하기야 노무현 정권도 김대중 정권에게 물려받은 햇살정책을 적당히 뭉개면서 시작했잖나. 꽤 진취적인 선언들이 공표되었지만, 앞으로의 관건은 뭉개기와의 싸움이다. 국민이고 민중이고 인민이고 대중이고 ‘네티즌’이고 간에 결국 사람들이 지속적인 관심으로 채찍질을 하여 감독하는 상관의 역할을 해줘야 할 수 밖에. 그런 관심을 유지하도록 하는 유인가도 만들어내야 하고. 전국의 유명 무명 낚시꾼들이여, 앞으로 최소한 10년어치의 남북 교류 떡밥을 열심히 궁리하시라. 백두산에 부라퀴Jr를 풀고 디워2를 찍겠다고 하든, 서울-백두산 직항로를 운하로 파겠다고 선언을 하든, 평양에 예일대 분교를 세우겠다고 하든, 전두환의 29만원을 뺀 나머지 재산이 개성의 한 보물창고에 묻혀있다고 환타지소설 전문잡지 신동아에 발표하든. 그대들의 어깨에 민족중흥(우웩)과 남북 통일이 달려있다.

!@#… 뭐, 이왕 여력이 되는 사람들은 진지한 개발 전략도 조금씩은 세워보면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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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thoughts on “남북정상회담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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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Pingback by 영화진흥공화국

    우리의 소원은 통일…

    “우리의 소원은 통일” … 이 말을 들어 본 게 참 오래 전이다. 왜 그럴까. 더 이상 우리에게 통일은 의미가 없게 된 걸까.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그런 일이 돼버린 걸까. 또 누군가는 비…

Comments


  1. 아직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사실 줄기 세포의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곳은 오직 북한의 국가과학원뿐이죠.

  2. !@#… 당그니님/ 그 다음에는 물론 대륙진출입니다! 시베리아 횡단운하.

    stirner님/ 오오 3천억 줄기세포가 그곳에!

  3. !@#… 이녁님/ 백록담의 이무기와 천지의 이무기가 그럼 서울에서 한판 뜨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