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새 한창 열내고 있는 종량제와 저작권. 그 중, 이번에는 종량제 투덜거림.
!@#… 모든 일에는 양쪽 이야기를 같이 들어보고 판단을 내려야지… 라는 나름대로 자비로운 마음으로, 여기를 들어가봤다. 이왕이면 그쪽 진영 주장의 가장 공식적인 입장을 들어봐야 판단에 도움이 되겠지.
KT 이용경 사장 블로그, 종량제 입장글:
http://blog.paran.com/lyk/4145482
… 뷁!!!
!@#… 전화선이나 이동통신을 이야기하면서 종량제의 역사적 필연을 이야기하는 건, 솔직히 눈가리고 아웅 수준도 안된다. 정말로 그렇게 단세포적으로 믿고 사는 것이기는 할까? 지금 KT에서 내세우는 종량제의 기준은 바로 ‘데이터량(패킷)’과 ‘사용시간’이다. 이 두가지가 겉보기에는 그럴듯한 기준이지만, 사실은 전혀 기준이 안된다는 게 문제다. <전화나 이동통신, 그리고 이전의 전화선 기반 PC통신 등등>과 <현재의 웹 기반 인터넷>의 결정적인 차이는 바로 유통 데이터량에 대한 통제권이다. 전화 등에서는 시간이라는 잣대에 따라서 흐르는 데이터량이 일정하다 – 즉, 쉽게 예측 가능하다. 10분 통화하면 얼마, 20분 통화하면 얼마, 라고 쉽게 예상할 수 있으며 그 시간동안 어느 정도의 대화 내용을 주고 받을 수 있을지도 안다. 하지만 웹기반 인터넷은 다르다. 내가 들어가는 어떤 사이트가 어느 정도의 데이터량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고, 그쪽 서버가 어느정도의 회선속도를 가지고 있을 지도 모른다. 내가 찾고 있던 어떤 노래가사가 담겨있는 사이트가, 100KB 용량이고 0.5초만에 다 받을 수 있는 서버에 물려있다면 다행이다. 하지만 이미지와 플래시로 떡칠되어 3메가쯤 무게가 나가고, 서버도 무진장 느려서 3분쯤 걸려서 로딩했다고 치자. 무슨 말인고 하니… 현행 웹 기반 인터넷은 인터페이스나 망 연결이 워낙 자유분방하기 때문에, 같은 정보를 얻기 위해서 내가 어느정도의 데이터량이나 시간을 투자해야할지 예측불가능하다는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미지의 피해를 사용자가 감수해야 되는 상황이 오는 것을 극렬하게 반대할 수 밖에.
!@#… 종량제 도입은 손님을 받을 때는 부페식당이라고 해놓고는, 식당측 예상보다 밥많이 먹는 5%의 고객들을 잡겠다고 나갈때 돈 더 내라고 협박하는 것과 같다. 세간에서는 그것을, ‘깡패’ 내지 ‘사기’라고 부른다. 요새 간간히 돌아다니는 KT옹호 알바글처럼 무슨 40GB 트래픽이니 어쩌니 하는 걸 상기해본다고 치자. 그래, KT에서 이야기하는 그 문제의 과다사용자, 상위 5%를 가르는 기준을 그럼 트래픽량이라고 쳐보자는 말이다. 하지만 그 경계선을 어느 정도로 설정하든지 간에, 그 트래픽량은 수년내에 일반 사용자도 따라잡게 되어 있다(포털 사이트 대문의 데이터 무게가 메가바이트 단위를 넘어갈 것이라고 수년전에 상상이나 했을까?). 같은 정보를 담고 비슷한 역할/기능을 하더라도, 데이터가 자꾸 증가한다. 그게 기술의 발전의 다른 얼굴이다. 15년전에 빌게이츠의 “컴퓨터의 메모리는, 640KB 이상이 필요할 이유가 없습니다” 발언이 전설로 남은 건 바로 이런 이유다(추가: 널리 그렇게 알려졌지만, 실제로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KT는 매해 ‘상위 5% 과다사용자 판정 데이터 소통량 표준지표’라도 만들겠다는 건가? 즉, 문제는 지금 당장 일반 사용자가 그 5%만큼 쓰냐 안쓰냐(따라서 부분 종량제의 피해를 당장 보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대원칙을 이렇게 세워놓음으로써 근미래에 사용자들이 두고두고 피를 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 KT에 고한다. 만약 당신들의 말처럼 정말로 5%를 단속하고 싶다면 진정한 의미에서 속도를 상품화하시켜보기 바란다. 아,아. 지금도 VDSL이니 메가패스 라이트니, 이미 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겠지. 물론 그렇게 명목은 내걸었지만, 품질보장이 안되어있으니까. 일정 속도 이하로 내려가면 환불을 해준다든지 말이다. 피디박스같은 민간 웹 스토리지 업체들은 잘만 하고 있잖아(무료 저속 다운로드와 유료 고속 다운로드로 나누고, 약정된 다운속도가 안나오면 과금을 안함). 그리고 만약 그것만 보장된다면, 각 속도 상품마다 가격차이도 와방 세게 먹여도 된다. 현행 일반 개인용으로 쓰는 사람들은 끊김없는 인터넷 동영상 보면서 보통 브라우징하는 정도인 1mbps에 맞추어 합리적 가격을 부여하고, 어디로보나 전문용/서버용 속도가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세배 네배 가격으로 물리는 거다. 물론 약정 속도가 안나오면 환불. 그게 뭐가 이상한가? 한마디로, 당신들이 장사를 못하는 이유는 당신들이 품질관리에 자신없기 때문이다.
!@#… 망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 KT가 순익이 연 1조를 넘어서면서 누구한테 징징거리고 싶은 것인가. 스팸에 요금부과? 그걸 망 사업자가 통제해야 한다는 발상 자체가 웃기고 자빠진거다. 법적 제한과 개별 서비스 사업자들의 노력(그런 의미에서 다음의 온라인 우표제는 의미있는 실험이라고 생각한다 – 비록 세부적인 부분에서는 삐걱거림이 많지만)으로 해결할 부분인것이다. 한마디로, 거기까지 신경쓰지좀 말아주는 게 세상에 도움이 되는 길이다.
!@#… 아니 도대체 왜 이런 이야기를 주절주절 해주고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KT는 참 좋겠다. 일거에 3000만명의 실고객들의 애정어린 피드백과 경영 컨설팅을 공짜로 받고 있으니.
** 덤:
역시, 아무래도 KT가 인터넷 사용자 일반을 잘못 건드렸다는 생각이 든다. KT의 치부가 하나씩 드러나면서, 과연 잘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이 다 된다(거짓말이다, 사실 쌤통이다). 베타뉴스에 지난번 글에 이어 종량제 반격지침 2호가 떳다. 여전히 pctools님 글. 이번에는 무려 KT의 사유재산 무단 점유 고발. 그래, 민간 경쟁 시장의 쓴맛을 KT에 보여줄 차례다.
!@#… 그런데 정통부 장관이라는 인간은 도대체 뭐하는거냐? 작년에는 종량제가 뜬소문이라고 일축해서 사람들을 안심시킨 주제에, 올해는 “인터넷을 덜쓰는 사람이 손해보고 있다”면서 종량제를 두둔하는 발언 + 최근 “업계의 의견을 반영하겠다”는 애매한 듯 하면서도 사실은 종량제를 지지하는 발언을 남발하다니. 관료가 세상의 움직임보다 속도가 뒤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최고 책임자가 그따구로 휘둘리면 곤란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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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트랙백 백업]
– 인터넷 종량제에 대한 내 입장. 04/03 12:35 캡콜드(capcold)
– [펌] 인터넷종량제 이렇게 반격하자. 04/03 10:51 캡콜드(capco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