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굳이 다시 이야기를 꺼낼 필요도 없겠지만, 정부와 거대언론재벌 블록이라는 막강한 미디어스핀 복합체 짝짜쿵 쑈에 맞서기 위한 담론 전략들이 절실한 5년간이 한국 사회의 앞에 펼쳐져 있다. 미디어의 기술적 기반이야 인터넷도 있고 블로고스피어도 큼지막하고 원하면 찌라시도 막 뿌리고 할 수 있다고는 쳐도, 문제는 담론전략이다. 스핀닥터들의 술수에 말려들지 않고 제정신인 담론을 보급하고 싶다면 어찌되었든 너도나도 분노의 토로보다는 좀 더 효과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 분야의 가장 고전적인 모범 전략, 일종의 운동판 손자병법인 알린스키Alinsky의 ‘급진주의자를 위한 규칙들 Rules for Radicals’을 살짝 다시 들춰보게 된다. 국내에는 베르베르의 책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에서 소개한 10개 항목 버전이 주로 퍼져있지만, 여기서 들추는 것은 71년 출간되었던 알린스키의 책에 나온 완성판인 13개 조항 버전.
!@#… 우선 알린스키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이 글 참조 (이런 전략들을 꿰고 있는 사람들과, 지금 한국에서 인수위가 만들고 있는 초 아마추어 초보자 집단과 국제 협상들을 벌여나갈 것을 생각하면 지금부터 ㅎㄷㄷ). 여튼 책 제목 그대로, 견고하고 강한 시스템을 상대로 균열을 일으키기 위한 아래로부터의 행동강령들이다. 단순히 테러나 전쟁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담론 전략이라는 측면에서 더욱 값지다. 어떤 조항들은 상당히 섬뜩할 정도로 과격하기도 하지만.
(파란색이 본 조항, 검은 색은 알린스키나 다른 활동가들이 붙여나간 보조설명. 최대한 직역 위주)
RULE 1: “권력이란 실제로 당신이 가지고 있는 것 뿐만 아니라, 적들이 당신이 가지고 있다고 믿는 바로 그 것이다.”
– 권력은 주로 두 가지에서 나온다. 돈, 그리고 사람. “가진 것 없는 자”들은 피와 살로 권력을 만들어나가야 한다.
RULE 2: “절대로, 당신 측 사람들의 능숙한 분야를 벗어나지 말라.”
– 벗어나면 혼란, 공포, 후퇴로 이어진다. 안정감이야말로 모든 것의 척추가 되어준다.
RULE 3: “가능할 때 마다, 적들로 하여금 그들이 능숙한 분야를 벗어나게 만들어라.”
– 불안전, 불안감, 불확실성을 증가시킬 방법들을 찾아라.
RULE 4: “적들로 하여금 스스로의 규칙을 지키도록 만들어라.”
– 그들이 규칙상 모든 편지에 답장을 하도록 되어있다면, 3만통의 편지를 보내라. 아무도 스스로의 규칙을 전부 지킬 수 없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도 그들을 쓰러트릴 수 있다.
RULE 5: “익살은 인류가 가진 최고 성능의 무기다.”
– 여기에는 방어책도 없다. 합리적 해결도 없다. 분노를 자아낸다. 나아가 적들을 합의협상으로 이끌어내는 주요 압박 수단으로 기능한다.
RULE 6: “좋은 전술이란 당신 측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 그러면 그들은 재촉하지 않아도 수행할 것이며 더 하고 싶다고 돌아올 것이다. 맡은 바를 하며 심지어 더 나은 제안도 더할 것이다.
RULE 7: “너무 오래 끄는 전술은 구닥다리가 된다.”
– 흘러간 뉴스가 되지 말아야 한다.
RULE 8: “압박을 유지하라. 결코 느슨해지면 안된다.”
– 반대측의 균형을 계속 흔들기 위해 계속 새로운 시도를 하라. 반대측이 당신의 접근법 한 가지를 극복했을 때, 새로운 전술로 측면 공격을 하라.
RULE 9: “보통은, 실체보다도 그것의 위협이 더욱 두려운 법이다.”
– 상상력과 자아 덕분에, 적들은 활동가들의 어떤 계획보다도 더욱 다양한 결과들을 상정하게 된다.
RULE 10: “전술의 핵심이란, 반대측에 대한 지속적인 압박을 유지해 줄 수 있는 작전을 개발하는 것이다.”
RULE 11: “네거티브도 충분히 열심히 밀어붙인다면, 결국 임계를 넘어 포지티브로 바뀐다.”
– 상대방이 행하는 폭력은 대중을 당신 편으로 만들어준다. 대중은 약자에게 공감하니까.
RULE 12: “성공적 공격에는 건설적 대안이라는 비용이 따른다.”
– 당신이 문제의 해결책이 없다는 것이 들통나서 적들이 이득을 보도록 방치하면 안된다.
RULE 13: “대상에 초점을 맞추고, 고정시키고, 인격화시키고, 양극화시켜라.”
-상대를 지원망으로부터 끊어내고, 공감의 여지로부터 고립시켜라. 기관이 아닌 사람들을 쫒아가라… 기관보다 사람 쪽이 더 쉽게 타격을 받는다.
!@#… 그런데 잘 보면 알겠지만, 이 전략들의 원래 의도와는 달리 제도화된 권력기구들이 대항담론들을 억누르기 위해서도 그대로 쓸 수 있고, 이 중 상당수는 실제로 한국에서 지난 수십년간 조중동문S 계열들이 실천해왔다. 자신들의 권력을 실제보다 부풀리고, 대항세력들을 빨갱이로 놀려먹으며 위선자들로 몰아가고, 항상 새로운 술수로 계속 압박하며 실체보다 위협으로 먹고살며 네거티브를 끝까지 밀어붙이고 자신들은 항상 문제의 해결책이 있다는 듯한 이미지를 잘만 구축했다. (천재들인데?)
거꾸로, 그만큼 지금 오늘날까지도 진보적 지향을 주장하는 이들이 담론 전략 그런 것 생각 없이 닥치고 진심/진실/희망 어쩌고 하는 것에만 의지해왔다는 의미도 된다. 우연히 몇 번쯤은 워낙 사안이 엄청나다 보면 이기는 때도 있기는 했겠고 그 날의 감동을 품고 살아가는 것도 나쁠 것은 없겠지만… 덜 명확한 세상에서는, 더 명확한 작전이 필요한 법. 4월의 총선 캠페인에서부터 한번쯤 어떤 식으로든 적용시켜보면 어떨까. 일개 블로거 글쟁이들이라면 일개 블로그 글쟁이의 차원에서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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