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들의 천박한 영어 인식을 가지고 놀려먹는 것도 물론 재미있지만, 이번에는 공교육의 영어교육이라는 것 자체에 대한 약간의 사담. 영어를 잘한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인식은 없이 그저 “영어를 잘하게 한다”는 명제를 지상과제처럼 내놓은 인수위 떡밥을 보면서, 그리고 아마도 그것이 한국사회 일반에 만연한 집합적 교육관의 캐리커쳐일 것이라는 짐작 속에서, 평소 생각해온 한 두가지.
!@#… capcold는 유년기 경험 덕분에 독일어에 익숙하다. 덕분에 한국에서 중고딩 시절에 무척 자주 선생들에게 불려가서, 이런 일을 겪곤 했다.
“독일어 좀 해봐.”
그냥 그렇게, 밑도 끝도 없이. 도대체 무슨 말을 하라는 건지, 내가 독일어 하는 것을 들어서 뭐 어쩌자는 건지. 내가 뭐라고 말하든 애초부터 관심없다. 그냥 어렴풋이 기인열전 구경하겠다는 자세. 중요한 명제는 그냥 “아 독일어다” 라는 정도. 난감의 극치. 하지만 다른 어떤 이들에게 아주 드물게, 이런 질문을 받을 때는 capcold도 즐거웠다.
“독일어로 fuck을 뭐라고 부르냐?”
천박하고 자시고를 떠나서, 뭔가 써먹어보고 싶다는 목적이 있고 그 언어에 무엇을 담아내는가에 대한 인식이 있는 질문이다. 여차하면 스스로 재밌어서 독일어를 더 익혀보고 싶어하게 될지도 모를 질문이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이런 식의 질문들을 주로 했던 것은 주로 미국애들, 그것도 별로 세계시민 정서와도 교양과도 거리가 멀기로 소문난 주한미군 사병들이었다.
!@#… 한국의 부실한 공교육 속의 영어교육을 개선하겠다면 그건 얼마든지 대환영이다. 그런데 어떤 방향으로 무엇을 위해서 하려는지 지금의 문제가 뭔지 기본도 철학도 없이, 닥치고 영어로만 수업하겠다느니 테솔 자격자들을 늘리겠다느니 하는 것은 개선이라고 부르지 않고 아마추어틱한 예산낭비라고 부른다. 사교육을 오히려 증가시킨다, 기러기 아빠를 더욱 양산한다 그런 식의 사회적 파급효과 이전에, 그런 식으로 해서 현재보다 영어 공교육의 질이 올라가서 더 잘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어차피 지금 너도나도 사교육에 뛰어들어서 이미 하고 있는 것과 방향이 전혀 달라지지 않으니.
하고 싶은 이야기는 과연 한국의 공교육에서 영어 교육이라면 무엇이 필요한 것인가, 라는 것. 아 물론 공교육을 받은 누구나 영어를 모국어처럼 잘하게 만든다는 식의 아름다운 되도 않는 허공 삽질 말고. 솔직히 영어가 아니라 한국어라도 실력들이 천차만별인데. 특정 분야의 기능영어라면 동네 어학원이든 직장 내 직능영어교육이든 그런 곳에서 훨씬 맞춤형으로 잘 해줄 수 있다. 그런 것 다 금지시키고 모든 교육은 공교육으로 대동단결 뭐 그런 무리수를 둘 것이 아니라면, 공교육은 괜히 사교육과 되도 않는 경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 공교육이 아니면 해줄 수 없는 역할이 있다. 공교육이 해야 할 1차적 역할은 capcold가 누차 이야기했듯, 사회화 학습이라고 본다. 합리적/지성적 민주주의 사회의 모델을 생활화하여 몸으로 익히는 것. 그 기반 위에서 자신의 진로를 설계해나가면서 그를 위해 필요한 지식들을 습득할 준비를 하는 것. 이 경우 영어교육이 해줘야 할 역할 역시 명확하다. 영어라는 외국어의 습득을 통해서 사회적 세계관을 넓히는 것. 그 중 영어로 구축된 사고방식들, 문화들을 소개해줘서 그 중 관심이 가는 분야에서 소통하고 싶어지도록 만드는 것.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학생들이 더 많은 것을 익히고 싶다고 자청할 때 언제든지 도움을 주는 것.
“이피케이예이 머더뻑커가 무슨 뜻이에요 선생님”이라고 물어올 때, “훗 미국 마초 중년 로망, 다이하드의 세계를 설명해주지”라고 응대해주는 것이 진짜 영어교육이다. 토플 만점에 테솔 자격증이 있다고 해서 그런 것이 될리가 있나. 필요한 것은 영미권 문화에 끝없이 관심을 가지고 스스로 즐기며 파고드는 오타쿠틱한 접근의 영어교사들. 영어교사들을 영어학원에 보낼 것이 아니라, 헐리웃영화 근성 감상모임을 만들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오뤤쥐(…) 발음보다, 도대체 그 놈의 오렌지가 관련된 한미FTA 협약의 농산물 조항이 어떻게 영어로 얍삽하게 조건들을 설정해놨는지 해설해주는 능력이 킹왕짱이다. 영어로 세상이 움직이는 방식, 영어로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들을 접해보도록 해주는 것이 공교육의 영어가 지향해야할 바다. 지금이나 나중에 대학이든 사회든 동네어학원이든 어디서 뭘 더 배우든 간에, 영어라는 언어를 왜 어떻게 장착해야할지에 대한 근본 인식과 습득 기술 구축 말이다. 그래서 그 뒤에는 일상회화급만 익히고 그만둘 사람, 전문통번역의 길을 걸을 사람, 자기 분야의 지식습득에 필요한 만큼 해야할 사람 알아서 갈라지면 된다. 영어가 유니버설 평가의 척도가 아니라 하나의 직무 기능으로서만 기능하도록.
!@#… 그런 의미에서 당장 한국의 영어 공교육에서 가장 부족한 – 아니 아예 없는 부분이 바로 영어를 통해서 세상을, 혹은 세상 속 나의 위치를 배운다는 세계관이다. 나아가 영어를 익히는 과정을 하나의 성장 스토리로 엮어내서 학생을 자연스럽게 생활의 맥락 속에 엮어넣는 내러티브가 없다. 파편적인 독해문들이 날아다니고 맥락 없는 문장들이 떠돌 뿐이다. 거기에 발음 교정만 백번 해줘봤자, 숙어 표현들이 오고가 봤자 말짱 황, 아니 말짱 2MB다. 버트란드 러셀의 문장들이 독해집에 넘쳐나지만 그 사람이 어떤 시대적 배경에서 어떤 사고방식으로 살아갔는지 없다. 마틴루터킹의 I have a dream 이야기는 있지만 미국의 60년대 시민운동기에 대한 맥락은 어디서도 이야기하지 않는다. 하이 좐 하우 두 유 두는 있어도 도대체 이 좐이란 놈이 왜 여기 있는지, 뭐하는 녀석이고 나와 어떤 추억이 있는 관계인지 알 길이 없다. 영어로 구축된 ‘세계’가 없이 그냥 영어라는 추상적인 코드만 있는 것이다. 영어를 통해서 영어로 소통하기에 접할 수 있는 세계를 열어주는 것이 아니라, 영어라는 도구 자체만 닥치고 갈고 닦게 하니까 갈고 닦도록 강요당하는 순간이 끝나자 마자 모든 것이 사라지는 법. 아니 사실 소통할 일이 없다면, 스스로 필요성을 느낄 만한 직종에 있지 않다면 사라져도 상관 없다. 사라져줘야 그 정도의 뇌 용량을 다른 데에 쓸 수 있으니 오히려 좋다(남아 돌아도 종종 아무데도 안쓰지만, 그 뇌). 하지만 사라지게 하지 않을 것을 선택할 기회는 줘야할 것 아닌가.
세계관과 스토리가 있는 영어교육이 가지는 장점은, 한국어로 소통하는 것이 효율적인 세상을 논할 때는 한국어로, 영어로 소통해야 효율적인 경우는 영어로 하는 버릇을 들일 수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영어교육을 할 때도, 한국어로 풀어주는 것이 더 나은 부분에서는 한국어로 해야지 뭐하러 닥치고 영어로만 하나. 회화연습은 영어로 하면 좋고, 문법이고 배경 스토리고 설명하는데에는 필요하면 한국어로 하는 것이 당연히 낫다. 영어로 스스로를 세뇌시키는 것이 아니라 어차피 한국어-영어 두 가지를 구사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데. 바이링궐에게 한국어 능력과 영어 능력 만큼이나 중요한, 아니면 더 중요한 능력이 바로 한영/영한 스위치 능력이다. 언어도, 언어로 구성되어 있기 마련인 사고 그 자체도. 그것이 바로 닥치고 영어 교육이 아니라 ESL, 즉 “제2언어로서의 영어” 접근법의 가장 바람직한 모습이다.
!@#… 그런데 그건 보통 그렇듯, 무척 큰 공사(!)가 필요하다. 교과서 완전 개편은 물론 공교육의 영어능력을 평가하는 방법부터 바뀌어야하고 (예를 들어 영어 평가도 운전면허처럼 필요로 하는 기능에 따라서 ‘종’을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이건 다른 기회에 자세히), 영어교사들에게 영어가 아니라 영문화에 대한 지식을 습득시켜놔야 하고, 사실 그 전에 과연 공교육이란 것이 도대체 뭔지 다시 바닥부터 합의가 이뤄질 필요도 있다(사실 한국의 민주주의 사회체제가 종종 정신나간 모습을 보이는 이유 중 하나가, 사회적 숙의 과정이 무척 부실하다는 것이기도 하다). 이 모든 것의 전제는 역시, 닥치고 영어학원과 경쟁하겠다며 돌진하는 천박한 인식이 아니라 판을 제대로 짜겠다는 시스템적 접근이다. 닥치고 “영어 좀 해봐-우와 영어 잘하네”가 아니라, 누가 어떤 영어를 필요로 하고 어떤 식으로 잘하고 어떤 주체들이 어떤 부분의 교육을 채워줘야할지에 대한 고민.
!@#… 하지만 지금 사람들이 무려 공교육에 신경쓰겠나, 입시에 코가 석자인데(이것이 바로 하향나선!). 게다가 백날 인터넷에서 떠들어봤자… 4월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과반 먹으면 일사천리다. 그랜 캐널 오우픈 파리에서 봅시다 여러분. 싫으면 지금부터 미리미리 총선 여론 만들어가든지.
— Copyleft 2008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저는 오뤤쥐라고 말하면 못 알아듣는 한국인이라 그랜 캐널 오우픈 파리가 뭘까 하고 3초간 고민했습니다 -ㅂ-;;
!@#… wetsea/ 오우 그렇다면 앞으로 그랜 네셔널 파리의 리쥠에서 페인이 많겠군.
글을 읽다보니 이번 영어 공교육 논란의 가장 큰 희생양은 orange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려. ㅠㅠ 불쌍한 어렌쥐 지못미 ㅠㅠ
음… 그랜드 (작게: 내쉬) 애널 파리 리쥠….. 아래에서
공교육의 정상화는 요원하네효. ㅠ.ㅜ
지못미 어린쥐 ㅠ.ㅠ
그랬군요. 역시 오타킹의 씨앗은 ‘덕국출신’이라는 것부터..(절대 농담입니다.)
!@#… 우유차님/ 8말9초를 풍미했던 ‘오뤤쥐족’이라는 단어가 새로운 의미로 부활할 조짐이;;;
mike님/ 공교육에 별반 관심 없는 분들이라서…
미고자라드님/ 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가 되고, 오렌지가 한강을 건너면 어린쥐…
nomodem님/ 곧 떡국을 먹을 시즌이…
헉.. 그러고보니 내가 scheisse (‘에스쳇’이 안써진다)를 너한테서 배웠군. 벌써 17년전 쯤에.
!@#… 유도르/ 서로의 인간적 존엄을 위하여 연도는 밝히지 말자. 핫핫
2mb에게 무려 공교육의 철학을 기대한다는 것은..
용량압박이 너무……… ;;
헤르 캅콜트도 유년기에 독일 경험을? 오우 위 해브 쏘 머치 인 커믄!
Orange는 오광쉬라고 발음해주는게 더 멋지죠.
!@#… ^^님/ 옛날엔 2MB면 PC에서 더블드래곤1,2편을 모두 플레이하고도 용량이 남아돌아서 행복했어요. 역시 핵심은 효율!
Rui님/ 그런데 문제는, 저같은 이상한 자와 공통점이 있는 것이 과연 좋은 것일까 하는…;;; 핫핫
기본적인 공교육및 영어교육의 방향은 알겠는데, 구체적으로 뭘 어떻게 하자는거죠? 무척 큰 공사가 필요하다. 교과서 완전개편과 평가방법의변화. 영어교사의 영문화 습득. 이렇게 말씀을 하셨는데 뜻은 참으로 좋습니다. 저는 될수있으면 영어교육에 국한해서 말씀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전인교육이니 참교육이니 인성교육이니 뭐 이런것이 있고 중요하다는것은 일단 수긍하고 그것이 논점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영어교육도 교육의 일부분이라서 딱 잘라서 말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겠다고 생각합니다. 말씀하신 시스템적 접근은 구체적으로 어떤식으로 제도로 연결되고 운영되는지 궁금합니다.
!@#… usseoul님/ 제대로 보셨듯, 전인교육 참교육 인성교육은 저는 관심없고 특히 공교육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봅니다. 시스템적 접근이라는 것은 엄청난 이야기가 아닙니다. 공교육의 뚜렷하고 일관된 컨셉에 맞추어 교수능력 배양도, 교과서 내용도, 평가방식도 총체적으로 진행시킨다는 것이죠.
교육학자도 아닌 주제에 여기서 공짜로 세부 개편안 보고서를 제출할 생각은 없기 때문에, 제가 그나마 가장 쉽게 도입할 수 있는 하나의 예시로 들었던 것을 약간 보충하겠습니다. 본문에서 저는 교과서 개편이라는 부문에서 ‘스토리가 있는 학습’을 이야기했죠. 예를 들어 제가 처음 영어를 배웠던 80년대 독일 교과서만 하더라도, 영국의 한 학교에 (교과서의 대상층과 같은 학년의) 전학생이 오는 것부터 시작해서 친구도 사귀고 새로운 생활을 배워나가는 과정 속에서 각 구문과 영국 사회의 모습들을 익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영어학습 자체마저 동시대적인 학교생활, 나아가 사회생활 습득의 일부분이죠. 한국의 교육학 관련자들이 이 정도 자료도 못봤으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혹은 평가방법 변화에서 제가 간단히 언급한 ‘기능별 종’은, 예를 들자면 고등학교에서 이공계 영어, 인문사회 영어, 일상회화 영어 등 여러 분야별 필요에 의한 것으로 나누어 각각 수업하고 평가해서 자격증을 부여하는 것입니다. ‘분업’이라는 현대사회의 기본중의 기본을 교육철학으로 바탕에 깔고 접근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현실성은? 이미 수학의 경우만 하더라도 인문계에서 수학II를 요구하지 않고도 학제가 잘만 운영되듯, 불가능한 일이 아니죠. (물론 가급적이면 비단 영어뿐만 아니라 여러 과목들을 아우르는 고교 학제 전반이 클러스터화되어야 한다고 보지만 말입니다 – 요즈음 대학들이 1학년들 대상으로 하고 있는 ‘학부제’ 시스템이 사실은 고등학교로 내려와야해요)
제가 알기로는 님께서 말씀하시는것은 실상 중학교때 이루어지는것입니다. 제가 배울때는 뭐가 뭔지 모르고 배웠지만 지나고 보니 중학교때 배운것이 참 좋았습니다.그래서 누가 영어를 어떻게 배워야 하냐고 물으면 중학교 책을 보고 배우라고 얘기하곤 했습니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쉬운 단어와 인사말부터 시작해서 실용적이면서도 좋은 표현들이 많이 나오는 책이 중학교 책입니다.
그런데 중학교 영어를 배우면서 문화를 배우기는 쉽지않습니다. 왜냐하면 가르쳐주지않기때문입니다. 왜 가르쳐주지 않냐면 가장 큰 이유는 제가 보기에 선생님들이 모르기때문입니다. 미국에서 살아본적없고 학교 다닌적도 없는데 체험에서 우러나와 가리칠 수 없습니다. 그렇더라도 책보고 영화보고 비디오보고 그렇게 배워서라도 학생들을 가리치면 좋겠지만 그러자면 공부를 많이 해야하고 시간을 들여야 하니까 자신이 중고등학교때부터 배운것을 그대로 가리칩니다. 물론 교육여건이 받쳐주지 않아서 그렇겠다는 생각도 들기는 합니다만. 학생들 많고 시청각교육하기에 열악한 환경도 있고. 제가 배울때는 어쩌다 한번 영어테이프 틀어주는게 그나마 다더군요.
저는 초등학교부터 영어교육을 시작하고 여기에다가 듣기 말하기 글쓰기를 복합적으로 가리치면 좋은데 방법이 참으로 어렵습니다. 중학교는 영어선생님이라도 있지만 초등학교는 한분이 다 하는데 영어를 선생님 평가잣대로 들이대기는 참으로 어렵습니다. 영어특별교사를 두는것은 어떨까 그런 생각도 합니다만 과연 기존 선생님과 어떻게 조화를 시킬지 보수는 어떻게 해야할지 여러 문제가 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결국 문제는 누가 가르치느냐? 그게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제대로 못가리치니까 갈아엎어보자는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다보니 몰입식영어교육이 나온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실행여부를 떠나서 교육의 수요자 입장에서는 적극 찬성할 것 같은데 또 그렇지도 않은가 봅니다. 전과목 영어수업이 걸리면 영어만 영어로 하는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할 수 있으면 학원이 아니라 학교에 있을까? 그런 생각도합니다.
평가는 정부에서 할 것이 아니라 ESL에 위탁을 하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토익이나 토플을 쓰는것도 한 방법이겠지만 초중고등학교에 맞취서 평가방법을 ESL에서 개발해서 전국적으로 쓰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 usseoul님/ 중학교 때 형식적으로 잠깐 하는 것이 아니라 영어를 배우기 시작하는 그 순간부터, 공교육의 마지막 순간까지 그렇게 해야죠. 그보다 제가 기억하기로는 현행 중학교 교과서들도 그다지 영어권 생활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지도 않고 나름의 성장 과정을 가지고 있지도 않던데요… 한국에 온 미국인에게 이거저거 설명해주는, 마치 한국 드라마를 굳이 영어더빙해서 보는 느낌이랄까요. //
음… 선생들이 스스로 몰라서 못 가르치는 것에 대한 쪽에 관심을 가지고 계시군요. 해결책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지금 있는 분들이든 앞으로 오실 분들이든, 선생들에게 공부를 강제로 시키면 됩니다. 교사 임용고시도 치루시는 분들인데 공부에 뭔가 ‘기반’이 부족하시지는 않겠지요. 그것을 위해서 학교에서의 다른 업무량 등도 동시에 조절하고. 어디에서 배우는가? 이미 널리고 널린 문화학교 같은 스타일로 코스를 돌릴 수 있습니다. 영미권 생활 체험은 도움은 되겠지만, 제대로 그런 것들을 공부한다면 굳이 필수는 아닙니다. 그리고 그런 과제를 못해내는 교사들은 당연히 평가해서 인사고과에 반영해야죠. 단순히 교사들이 제대로 못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도대체 무엇이 배우고 제대로 가르친다는 것인지 자체가 오락가락 불분명하니까 적당히 입시문제집이나 풀고 있는 것입니다. 그 부분은 영어몰입교육이든 영어특별교사든 해결해주지 못합니다. //
참, ESL이라는 단체는 처음 들어보는데(제가 알고 있던 ESL은 English as a Second Language라는 교육 컨셉입니다), 어떤 곳인지요?
하하하. ESL이 아니라 ETS를 말하려고 한겁니다. 너무 많이 ESL을 듣다보니 입에 붙어버렸나봅니다. 제 스스로가 웃기는군요.
미쳐 적지못했는데 여태까지 시험제도와도 관련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어떻게 하는지 모르지만 거의 모든 영어시험이 객관식 독해문제다 보니 독해를 지나치게 강조한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상황에서는 듣기, 말하기, 쓰기를 가리치는것이 무척이나 어렵겠다고 이해합니다.
그래서 오히려 시험방식을 바꾸는것이 제일 빠른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듣기 25점 읽기 25점 말하기 25점 쓰기 25점 이렇게 시험방식을 바꾸면 여기에 맞취서 가리치고 배우지않을까 생각합니다. 선생님들도 가르쳐야하고 학생들도 배워야하고 이렇게 서로 이해관계가 맞는거죠.
그리고 님께서 미쳐 깨닫지 못하셨는지 모르겠지만 본문에 쓰신대로 영어를 가리치고 배우는것이 제가 보기에는 몰입식교육입니다. 영어를 영어자체로 배우기를 거부하는거죠.
“영어가 유니버설 평가의 척도가 아니라 하나의 직무 기능으로서만 기능하도록.” -> 영어면 다냐? 이거죠. 이미 많은분들이 의견표현하셨고 저도 많은 부분 공감합니다. 저는 대부분의 한국사람은 영어를 배울 필요가 없다고 믿습니다. 실제로 영어를 쓰지않으니까요. 그러나 지금 논제는 “한국에서의 올바른 영어교육”이고 “한국에서 영어의 올바른 위치”가 아니라는겁니다. 많은분들이 이 둘을 같은것으로 보고 혼동하는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usseoul님/ 전 또… 핫핫 (오타는 살아있는 생물! 언제라도 번식합니다) 물론 미국의 사설 기관에 한국 공교육의 척도를 의뢰하는 것은 저로서는 당연히 반대하지만, 지명도나 노하우 측면 때문이라도 한번 거론해볼만한 곳이기는 하죠. //
아마 그 부분에서 제가 인식이 다른 듯 한데, 저는 듣기/말하기/쓰기 식으로 구분하기보다, 인문사회계통에서 필요한 영어/이공계에서 필요한 영어/그냥 일상회화로서 필요한 영어 등 문자 그대로 기능별로 분화하기를 원합니다. ‘일반수학’ 처럼 ‘일반영어’ 같은 과목을 거치기는 하겠지만, 최소한 고등학교부터는 필요에 따른 선택. 즉 근본적으로 합목적적인 영어를 지향해야 한다고 봅니다(동시에, 공교육으로서의 컨셉은 충족시키도록 하고). 저는 워낙 도구-기능으로서의 언어라는 교육관을 신뢰하는 쪽이라서, ‘영어 자체’라는 말에 거의 의미를 부여하지 않다보니…;;; 평가도 물론 마찬가지입니다. 사실 그 흔한 토플토익만 하더라도, 토플은 유학생활용 영어 척도, 토익은 일상업무용 영어 척도라는 뚜렷한 지향점이 시험 문제 속에 심어져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