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게릭병 연구단체 후원 캠페인 아이스버킷 챌린지가 한국에서 묘하게 회수건너탱자류 유행으로 수용되어 퍼지는 모습 및 그에 대한 비판에 대한 단상. 모처 댓글을 조금 보충.
사회적 공공선 사안에 관심과 재원이 들어오는 것이라면, 무슨 동기에서 어떻게 들어오는 것이든, 참여 자체를 장려하지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또한 뭐든, 해보다보면 안 해보는 것보다는 더 많이 깊숙하게 눈을 뜰 가능성이 있습니다(반대급부로 마냥 맹목적이 되지 않는다면).
문제는, 재미에 멈추어 사안에 대한 성찰을 퉁치고, 자기PR에 멈추어 선의를 널리 독려한다는 목적을 잊고, 기부에서 멈추어 연대를 무시하고, 시혜의 멋에 멈추어 체제 개편을 등한시하고, 루게릭병 연구 후원에 멈추어 여타 더 긴밀한 사안들을 잊는 ‘멈추기’가 발생할 때 바로 그 멈춘 부분이 문제인 것이죠. 그렇게 멈추면 어떻게 해야하는가 물어야 한다면, 답은 간단합니다. 지금껏 뭔가 해본 부분에 대해 거봐라하며 놀려먹는 것 보다는, 역시 그 수준에서 멈추지 말고 더 앞으로 나아가봅시다 손을 내미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그럼 한국에 아이스버켓 유행이 전파들어온 것에서 ‘멈춤의 문제’가 발생했는가 하면, 각자 판단기준이 다르기는 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직 이르다고 봅니다. 물론 인지적 에너지는 유한한 자원이라서, 재미만 추구하기에 성찰할 여력이 없어진다든지 하는 상황도 있을 수 있습니다. 기부금도 당연히 유한한 자원이라서, A사안에 후원하면 B사안에 후원할 돈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건 제로섬 게임이 시작하는 어떤 포화 수준에 도달한 이후의 이야기고, 한국사회 성원 다수는 포화 수준에 닿았다고 볼 만큼까지 여러 구체적인 공공선 이슈에 많은 관심을 투자하는 것 같지 않기 때문입니다. 유행을 비판하는 것보다, 그 유행을 인정하고 발판 삼아 다른 긴요한 사안에 대해서도 더 깊은 관심과 재원을 제안하는 것이 낫겠죠.
물론 1)정치적 진영이 갈리지 않는 보편적 인류애 테마로 2)너무 어렵지 않지만 시각적으로 임팩트 있는 재밌는 규칙을 바탕으로 3)유명인사들도 후환 걱정 없이 마음놓고 바이럴에 동참할 수 있는 방식으로 사안을 가다듬어 성공적 캠페인 이벤트를 펼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이런 것이야말로 많은 이들이 함께 아이디어를 협업해볼만한 좋은 과제죠.
(추가) 이벤트로서의 속성에 대해서도 몇 마디 따로 적어봄: https://capcold.net/blog/1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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