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왕 아이스버킷 Ice Bucket Challenge 라는 상당히 성공적인 이벤트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 김에, 이벤트로서의 특징 몇 가지를 거칠게 쪼개보게 된다.
A. 행위의 특징: 유희성
1- 친숙한 놀이성 세레모니(즉 문화적 맥락을 포착). 얼음물 붓기는 스포츠계의 오랜 축하/장난성 행위.
2- 개성적 변용을 통한 자기 자랑 가능.
3- 감각적 임팩트. 이 경우는 시각적 효과가 뛰어나고, 그걸 동영상 공유로 극대화.
B. 전염적 특징: 거부할 수 없는 제안
1- 받아들일 가능성 높은 구체적인 상대 위주로(같은 동네, 친구친척, 동종업계인, 비슷한 스타, 등등) 공개적인 호출.
2- 시간제한. 즉 받아들이기로 했으면 반드시 할 수 밖에 없음.
3- 크로스-미디어. 면대면, 지역TV, 유투브 페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뭐 다 엮임.
C. 명분의 특징: 대체로 무해한
1- 정치 입장으로 갈리지 않는 보편 박애적 소재라는 느낌 부여.
2- 너무 마이너하지는 않되(들어본 기억), 충분히 마이너한 것(늘 듣는 것은 아님). 즉 awareness에 일조하는 느낌 부여.
3- 명분을 충족하는 것을, 간단하고 실용적인 규칙으로 가다듬음(중간에 계속 가다듬었는데, 전략적 조율을 가미한 펀드레이징 전문가도 중간에 끼어들어옴). 지금은 결국 얼음물도 뒤집어쓰고 해당 단체에 소정의 기부도 하고.
– 모든 요인이 ‘성공’을 위해서는 중요하지만, 캠페인으로서의 ‘성과’를 위해서는 역시 C3가 제일 중요.
– B1, B2는 한창때 많이 돌던 블로그 릴레이 놀이에서도 누차 효력이 검증.
– A1 즉 재미가 아니라 다른 의미인 – 유행 따라잡기든 비장함이든 뭐든 – 행위를 세레모니로 삼는다면, 당연히 비슷한 방식의 이벤트 효과를 얻을 수 없다.
– 흔한 ‘좋아요’ 모집이나 무한RT 요청 캠페인은 A1, C2 정도만 있고 나머지는 망.
– 노출을 크게 모아주는 허브 역할 node의 힘이니 뭐 그런 것은 보편적이니 걍 전제하고 넘어감.
!@#… 하지만 어차피 다 사후해석. 해석한 변인만으로 새로운 이벤트를 온전히 재현해내지는 못한다. 다만 뭔가 씨앗이 보일 때, 더 안정적으로 키워낼 수 있는 틀거리로 참조할 수 있을 뿐. 게다가 빠르고 널리 타오르는 이벤트는 그만큼 빨리 지겨워지기도 해서, 카피앤페이스트식 재현은 오히려 마이너스다. 그런 의미에서
D. 신선함: 이런 유쾌한 바보스러움(silly)은 처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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