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일보가 평소 하던대로 무리하게 버럭거리면서 MBC ‘뉴스후’를 깠다가, 정면에서 역습을 맞고 된통 쪽팔리게된 사례가 요새 잔잔하고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그리고 살짝, 뉴스에 대한 방송과 신문의 방식들을 엿보게 된다. 우선 클립부터.
!@#… 위 사례가 무척 재미있는 것이, 조선일보는 너무나 신문스러운 방식으로 MBC를 깠고, MBC는 너무나 방송스러운 방식으로 조선일보를 깠기 때문이다. 물론 저널리즘적 규범에 있어서 안그래도 문제가 많았던 조선일보가 이번 사례는 워낙 개쌔끼급으로 문제가 많기 때문에 이미 ‘승패’를 논할 가치조차 없는 사안이지만, 여튼 무척 흥미롭다. 사설과 기사를 오가며, 그것도 여러 꼭지로 배분하여 집요하게 담론의 흐름을 만들어내는 신문의 방식에 의한 공격과, 한큐에 긁어모아서 온갖 연출효과 다 써가면서 선정성의 양념도 살짝 쳐서 펑 터트려버리는 방송의 방식에 의한 역습.
태초에는… 많은 이들을 동시에 만나는 파급력에서는 전국구 방송국의 방송뉴스가 유리했지만, 자료로서 축적되는 것에는 신문뉴스가 유리했다. 직접 노출되는 시간이 방송하는 순간에만 한정되어 있는 방송뉴스와 달리, 신문뉴스는 더 오랜 시간 동안 더 다양한 방식으로 생활의 일부로 파고드니까 말이다(예를 들어 누군가 아침에 보고 놓고간 신문을 화장실에 들고간다든지). 게다가 종이보다는 주파수가 더 희소한 자원이다보니 방송 쪽이 훨씬 공영성에 대한 제한이 더 많이 주어지고, 덕분에 신문이 좀 더 자유로운 방식으로 자신들의 주장을 심어넣을수 있다. 그래서 액면 영향력을 이야기하면 방송뉴스가 더 앞선 듯 나오지만 실상 담론의 흐름을 만들어놓는 장기적 파워는 신문이 한 수 위였던 것이다. 그런데 그런 측면은, 방송뉴스도 동등하게 자료로서 축적이 되고 보편적으로 일상에 파고들 수 있는 매체환경이 주어지면 아무래도 바뀔 수 있기 마련이다. ‘유비쿼터스’와 ‘컨버전스’ 매체기술이 뉴스미디어에 가져올 수 있는 꽤 중요한 변화인 셈. 그래서 (돈이 되는) 신문은 방송을 겸업하고 싶어하고, 방송은 신문의 변화를 경계하는 한편 양쪽 다 인터넷을 통한 자신들의 뉴스콘텐츠 축적과 배급에 열을 올린다.
!@#… 그리고 무엇보다, 서로 갈구기도 많이 갈굴 수 밖에 없다. 덕분에 미디어 뉴스의 작동 기제 자체가 전면으로 드러나게 되는 추세는 환영할 만하다. 그 과정에서 ‘좋은 저널리즘’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눈이 높아지면 훌륭한 일이고, 모두 나쁜놈들이라고 싸잡아서 무시하고는 엉뚱한 곳에서 이상한 대체제만 추구하게 되면 애석한 일이겠지만. 여튼, 더욱 미디어들이 서로 각을 드러내고 공개적으로 서로 갈궈서 엄격한 저널리즘 관행들을 만들어나가는 해피한 세상을 살짝 희망해도 나쁘지 않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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