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각이라는 만화적 재미 – 냄새를 보는 소녀 [씨네21 컬쳐하이웨이 15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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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각이라는 만화적 재미 [냄새를 보는 소녀]

[냄새를 보는 소녀](만취/올레웹툰)의 주인공 새아는, 냄새를 볼 수 있다. 예전에 화재 사고를 겪으며 신경계가 바뀌어, 한쪽 눈에만 생긴 공감각 능력이다. 그런 그녀가 우연한 계기로 한 경찰관과 엮이면서, 함께 여러 사건의 수사에 힘을 빌려주는 이야기다.

특수한 능력으로 범인을 잡는 이야기는 미국드라마든 일본 장르만화든 이미 적잖이 쌓여있다. 하지만 냄새라는 일시적 현상이 지니는 수사 단서로서의 한계, 냄새를 시각화해서 이야기 진행의 주요 국면에서 활용해내는 방식 덕분에, 아무리 익숙한 틀이라도 출중한 재미가 가미된다. 그도 그럴 것이, 애초에 만화라는 양식은 모든 감각을 정지된 시각적으로 표현해내는 것에 특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움직임도 감정의 분위기도 소리도 촉감도, 그리고 냄새도 그렇다. 작가가 그런 감각 변환을 해내는 능력이 떨어지면 만화 본연의 ‘한계’가 되는 것이지만, 이 작품처럼 능숙하게 표현해내고 아예 이야기 자체도 그런 것을 적절한 소재로 흡수해주면 더할 나위없는 장점이 된다. 공감각을 표현해내는 매체로 공감각 소재의 작품이 펼처지기에 느끼는 특별한 재미다.

올 상반기에, 이 작품을 원작으로 하는 TV드라마의 방영이 예정되어 있다고 한다. 소재의 차용 너머, 표현적 재미를 어떻게 이식할지 기대반 우려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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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컬쳐하이웨이’. 주기적으로 특정 문화항목을 강조 편집하는데, 만화가 강조되는 주간에 로테이션으로 집필 참여. 가급적 진행중인 작품에 대한 열독 뽐뿌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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