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JTBC기자가 덴마크에 숨은 정유라를 신고하고 체포 상황을 보도한 것은 보도윤리를 져버린 행위인가.
A. 음… 그건 말입니다,
원리: 저널리즘의 규범적 역할이란 결국, 사실을 검증하고 밝혀내는 작업으로 시민 공공성에 기여하는 것. 흔히 취해온 ‘관찰자’ 역할이란 이해관계로 인한 편견 개입, 즉 그로 인한 사실 검증 (특히 사회현실의 정확한 반영) 왜곡을 피하기 위한 기법 가운데 하나일 따름. 그럼 다른 접근도 가능한가에 대해서는 예를 들어 “곤조 저널리즘”. 여튼, 관찰자 역할을 할 때조차 그저 사회와 유리된게 아니라, 진실을 시민들에게 공급하는 기능으로서 “(공공적 발전에) 개입된 관찰자 committed observer”가 되어야한다는 것이 적어도 미국 언론학에서의 중론.
사안: 정유라를 당국에 신고하고 체포를 보도한 jtbc 기자는 이해관계 상충인가. 자신이 신고하고 자신이 체포 보도하는 패턴 자체는, 이해상충 맞음. 신고자가 자신이고 보도도 자신이면 저절로 독점보도가 되니까, 최악의 경우 독점보도를 위해 신고타이밍을 자신이 맘대로 할 수 있기 때문. 하지만 이번 사안은 걍 바로 발견하고 신고했다는 것이니 그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음. 그렇다면 직업상 취득한 민감한 정보를 떠들지 않아야 하는 것은 또 어떤가. 그건 취재원 보호 차원의 원칙인데, 이 경우는 보호할 취재원 없으니 해당 무. 공공성 측면에서 정유라라는 해당 피의자의 신고와 체포가 필요했는가는, 다른 훨씬 사회적 함의가 민감한 인사의 경우와 달리(예: 부당한 탄압이 예상되는 인권운동가라든지) 뭐 따로 말할 필요도 없고. 즉, 이번 사안에서 기자가 신고한 것은 문제 없고, 그걸 바탕으로 이뤄진 체포를 보도한 것도 별반 문제는 아니다. 다만 그런 방식이 아무렇게나 보편화될 경우의 ‘함의’를 경계해야할 뿐.
찝찝한 부분, 올바른 대처: 이해충돌이 발생할 수 있음을 인지하여 신고, 체포, 보도의 맥락을 전부 보도에 명시. 그런데 행동력과 독점보도 성취를 자랑하지 말고, 사실관계를 더 정확하게 전하기 위한 맥락으로서 정제해서 묘사하는 식으로 말이다. 또한 독점욕으로 사건을 무리하게 만들어냈다는 비난은 사전예방하는 것이 나으니, 가능(!)하다면 메타공급자격인 뉴스통신사 기자 하나 정도를 함께 대동(일종의, 미니멀한 기자pool 방식).
…걍 두 문장이면 충분한 마이너한 사안이라고 생각하는데, 풀어쓰다보니 조금 더 늘어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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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의문이 남는 부분이 있다면, 그 원글은 conflict of interests를 무슨 의미로 사용했는가 하는 점이네요. 교수와 제자 내지는 주식 보유 문단을 보면 이해를 하고 있는 것 같으면서도, 그 문단들을 나란히 배치해놓고는 정유라를 기자가 신고하고 그걸 보도하면 → JTBC의 시청률이 올라가므로 그것은 이익상반이라는 논리를 펼치는 것은 정말 희한했습니다…
사실 캡콜님이 말씀하신 이익상반(이해충돌) 또한 그게 정말 이해충돌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JTBC 기자의 행동의 동기가, (특종 단독 보도로 인해 해당 언론사의 시청률이 올라가서 그 언론사에게 득이 되는 건 너무나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현상에 불과하니까) 어떤 특정 사익 집단의 이해와 직접적으로 결부되어 있지 않은 이상, 애초에 이 건에 이해충돌이라는 개념을 가져다 붙이는 것부터가 좀 이상하지 않을까요.
만약에 자신에게 유리한 타이밍까지 신고를 안하고 기다렸더라면 그 때는 본격 이해상충이 성립되죠. 신고를 안해서(!) 공익을 침해하니까요.
JTBC 가 이번 건을 다루는 방식을 제대로 보기나 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황색 저널리즘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정유라 체포당시 영상을 티져로 내보내는것 부터해서 아주 작정하고 단독 타이틀 달면서 보도했죠. 그 단독이라는 것도 고작 정유라가 얼굴가리고 체포되어서 차에 타는 장면 정도 입니다. 고작 이정도를 위해 이런 무리수를 둬야 했을까요? 아런 방식이 아무렇게나 보편화될 함의를 경계하라고 했는데 이런 논쟁 자체가 그걸 우려해서 입니다. 원칙이 무너지니까요. 원칙이란것은 적당히 경우 봐 가면서 내로남불 하는게 아닙니다. JTBC는 신고를 하더라도 그걸 굳이 이런 식으로 단독 보도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어차피 신고하면 체포되는 것이고, 기사는 체포된 다음 내도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본문에서 카피페합니다: “패턴 자체는, 이해상충 맞음” “행동력과 독점보도 성취를 자랑하지 말고”
참고로 제이크 질렌할이 주연한 나이트 크롤러 란 영화를 한번 보시기 바랍니다. 여기서 주인공은 살인범을 추적하다가 살인범이 잠시 밥을 먹는 사이 경찰에 신고를 하고 함정을 파고 기다립니다. 경찰이 들이닥치고 살인범과 경찰의 총격적이 벌어지고, 사건을 걷잡을 수 없이 커지죠. 주인공은 앉아서 자극적인 특종을 건지게 되죠.이번 정유라 JTBC사건과 본질적으로 다른점이 하나도 없습니다.
‘함정을 파고 기다립니다’에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언론이 어떤 사안을 보도할 때 흥미본위로 자극적으로 보도하면 곤란하다는 비판과, 기자가 특정 범죄자의 거처를 알아냈을 때 그걸 신고(‘개입’)하고 동시에 보도해선 안 된다는 비판은 다릅니다. 문제가 되는 부분이 무엇입니까?
원칙이라고 말씀하셨지만 이 경우 구체적으로 어떤 원칙이 무너졌습니까? 원글은 기자가 신고를 하고 이를 보도한 것 자체가 (사안에 ‘개입’했기 때문에?) 원칙 위반이라고 하고 있지만 애초에 정유라의 비리를 보도한 것은 ‘개입’이 아닙니까? 그 둘은 다른 것입니까? 궁금하네요.
심지어 나이트 크롤러를 비교하는 건… 자극적인 영상을 만들기 위해 무고한 사람에게 일부러 위해를 가하는 것과 이번 건이 ‘본질적으로 같다’고 하는 건 너무나 많은 디테일을 희생한 억지 비유입니다.
韓國記者協會 윤리강령
기자는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고, 진실을 알릴 의무를 가진 언론의 최일선 핵심존재로서 공정보도를 실천할 사명을 띠고 있으며, 이를 위해 국민으로부터 언론이 위임받은 편집-편성권을 공유할 권리를 갖는다. 기자는 자유로운 언론활동을 통해 나라의 민주화에 기여하고 국가발전을 위해 국민들을 올바르게 계도할 책임과 함께, 평화통일·민족화합·민족의 동질성회복에 기여해야 할 시대적 소명을 안고 있다. 이와같이 막중한 책임과 사명을 갖고 있는 기자에게는 다른 어떤 직종의 종사자들보다도 투철한 직업윤리가 요구된다. 이에 한국기자협회는 회원들이 지켜야 할 행동기준으로서 윤리강령과 그 실천요강을 제정하여 이의 준수와 실천을 선언한다.
1.언론자유 수호
우리는 권력과 금력 등 언론의 자유를 위협하는 내·외부의 개인 또는 집단의 어떤 부당한 간섭이나 압력도 단호히 배격한다.
2. 공정보도
우리는 뉴스를 보도함에 있어서 진실을 존중하여 정확한 정보만을 취사선택하며, 엄정한 객관성을 유지한다.
3. 품위유지
우리는 취재 보도의 과정에서 기자의 신분을 이용해 부당이득을 취하지 않으며, 취재원으로부터 제공되는 사적인 특혜나 편의를 거절한다.
4. 정당한 정보수집
우리는 취재과정에서 항상 정당한 방법으로 정보를 취득하며, 기록과 자료를 조작하지 않는다.
5. 올바른 정보사용
우리는 취재활동 중에 취득한 정보를 보도의 목적에만 사용한다.
6. 사생활 보호
우리는 개인의 명예를 해치는 사실무근한 정보를 보도하지 않으며, 보도대상의 사생활을 보호한다.
7. 취재원 보호
우리는 어떠한 경우에도 취재원을 보호한다.
8. 오보의 정정
우리는 잘못된 보도에 대해서는 솔직하게 시인하고, 신속하게 바로 잡는다.
9. 갈등·차별 조장 금지
우리는 취재의 과정및 보도의 내용에서 지역·계층·종교·성·집단간의 갈등을 유발하거나, 차별을 조장하지 않는다.
10. 광고·판매활동의 제한
우리는 소속회사의 판매 및 광고문제와 관련, 기자로서의 품위를 손상하는 일체의 행동을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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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는 한국기자협회가 정한 윤리강령입니다. 과연 기자는 신고하면 안된다는 보도윤리가 어디에 해당할까요? 저는 찾지 못하겠습니다. 오히려 기자는 민주화에 기여하고 국민들을 올바르게 계도할 책임이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미디어오늘 해당 기사에서도 이미 언급된 바 있는데…, 2006년 …CNN기자 레이첼은 관련 심포지엄에 참가하여 이야기를 나누고, 언론인, 윤리전문가들과 인터뷰를 한 후에 기고문을 작성을 하는데…이 기고문의 일부를 자신의 주장에 인용을 하였던데,
기고문을 통하여 그 주제에 대해 많은 저널리스트와 윤리전문가들과 인터뷰를 하게 되었는데 그들중 어느 누구도 어떠한 상황에서도 저널리스트로서는 돕지 말아야 한다고 극한적 주장을 한 이는 없다고 분명히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 블로그에 이렇게 덧글이 여럿 달린 모습을 오랜만에 보니 신기하네요.
잘 봤습니다.
미디어오늘에 올라온 기사 “경찰에 정유라를 신고한 JTBC 기자, 어떻게 볼 것인가” 를 보면, 자신의 주장과 관련 레이첼이 한 이야기를 언급한 내용이 있는데…레이첼의 원 기고문을 한번 꼼꼼히 읽어보고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네요.
(주인장 주: 길이상 링크 축약했습니다)
참 쓸데없는 얘기를 진지하게 하셨네요. 세상에 원래 그런 것, 기자한 이래야 한다는 것 따위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