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본 드라마들 초간단 품평

!@#… 그냥 난데없이, 얼추 올해 봤던/보고 있는 드라마들 한마디씩. 히어로즈, 베토벤바이러스, 바람의 화원, 식객, 미사, 크크섬, 오센, 노히로익스, 일지매, 개늑시, 홍길동, 온에어.

!@#… 히어로즈(Heroes) 시즌3: 한 시즌동안 겨우 세계를 구해봤자, 어떻게해도 멸망한다는 결론은 그대로고 멸망하는 방법만 바뀜. 게다가 매 시즌, 네이선이 죽는다! Oh my god they killed Nathan! (you bastard!) 시즌3은 페이스가 좀 회복되어 다행. 모박사만 바보됨.

!@#… 베토벤바이러스: 이지아의 연기력도, 궁극의 악역인 두루미 캐릭터도 너무너무 짜증 폭발. 강건우야 가업을 물려받을 철딱서니 반항아 2대라고 생각하면 그럭저럭. 그런데 이 드라마, 매사에 훈련과정이라는 것을 너무 깨끗하게 무시 내지 회피하고 있어서 좀 의아함. 연습장면 넣는게 아니라 고생하며 실력을 축적하는 것을 보여줘야 캐릭터들의 성장에 박수칠텐데, 그런거 나몰라라. 그냥 김명민만 나오는 특별편집판이 나오면 딱 좋겠음. 아, 삶의 쓴맛을 보여주는 콘트라베이스 아저씨하고.

!@#… 바람의 화원: 백합, BL, 근친, 여하튼 속속들이 부덕한 코드 만연 드라마… 라서, 무척 해피. 주요 남자배우들이(문근영 포함) 클로즈업만 해주면 눈에서 빔이 나감. 그림이 살아 숨쉬는 화면이 단연 압권. 똑같이 천재 제자를 둔 사제관계가 나옴에도 불구하고 베토벤바이러스와는 완전히 레벨이 다른, 신뢰에 기반한 맞춤형 엘리트교육이 돋보임. 현재 방영분까지의 기준으로 볼 때 금년 최고의 완성도를 자랑하는 드라마.

!@#… 식객: 궁극의 악역, 최불암 – 무능한 경영자, 부적절한 아버지, 중요한 순간에 혼자 속터지다가 생 마감. 원작의 매력인 인간사 에피소드를 잘 살린 부분이 중간에 좀 있다가, 결국은 삼각사각 연애에 승부만능주의로 빠짐. 게다가 막판엔 산업스파이질 미화. 하지만 역시 모든 떡밥과 갈등의 수습방법: 일본을 공격한다.

!@#… 미안하다 사랑한다: 소간지. 출연 분량의 1/3은 퍼질러 자는 임수정. 너도나도 불쌍한 척 하지만 실상은 악역들.

!@#… 크크섬의 비밀: 2기를 만들 전망이 없는데도 투비컨티뉴드떡밥 엔딩을 던져놓은 제작진의 깡에 경의를. 테리우스 람세스 엘리자베스 3인조면 2기가 아니라도 10기라도 만들 파워가 된다고 보지만.

!@#… 오센: 음식 맛있겠다. 끝.

!@#… 노히로익스(No Heroics): 슈퍼히어로 개그와 영국식 성인 코미디의 새로운 완성형. 이 시리즈의 영국형 슈퍼히어로 루저들 앞에는 그 어떤 미국 루저 명인들도 명함을 못내민다.

!@#… 일지매: 역시 이준기는 애써 밝은 척 하는 어두운 과거의 캐릭터가 딱이다. 드라마의 만듦새는 글쎄.

!@#… 개와 늑대의 시간: 역시 이준기는 애써 밝은 척 하는 어두운 과거의 캐릭터가 딱이다. 중견들 눈에서 빔나간다. 최재성 꺄아악. 2기 좀 만들어주셈.

!@#… 쾌도 홍길동: 이거 무척 짠하다. 사회적 발언과 오락성의 해피한 조화. 강지환 훌륭, 성유리 훌륭, 장근석도 꽤 설득력. 후반 1/3의 뭔가 날라가는 페이스만 잘 수습했더라면 훌륭했을텐데.

!@#… 온에어: 한국 드라마계의 현장을 까발리는 4화까지만 보면 대만족. 그 뒤는… 뭐, 이 드라마의 특징은, 드라마에서 까발리고 있는 한국 드라마의 클리셰와 폐단들을, 최대한 농축하면 농축했지 조금도 피해갈 의지가 없다는 것.

!@#… 결론: 우와, 열심히도 봤다. (그런데 원래 이런건 연말에 하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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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thoughts on “올해 본 드라마들 초간단 품평

Comments


  1. 손님도 따라서 품평해보기.

    1.히어로즈 – 포기했던 2시즌이 의외로 훌륭하게 마무리..3시즌도 따라서 다시 시작(며칠전 캡콜님 블로그에 히어로즈 요새 보시냐고 질문하고 싶었음), 1시즌 떡밥으로 썼던 타임 패러독스를 이제 세계관의 하나로 써먹기 시작. 네이선이 계속 죽는다는 사실은 이 블로그를 보고 알아차림. 모교수는 이제 파워가 오히려 떨어져보이고 역시 히어로즈(빌란이든 히어로든)에게 최강의 난적은 클레어 아빠. ‘딸을 위해서라면 아버지가 뭔 일을 할 수 있는지 보여주마’ – ‘쿠아악’ 피터 부친의 갑작스런 최후.

    2.베토벤 바이러스 – 한국 대중의 입맛 수준 딱 여기까지. 음악이 없는 음악드라마의 최면(강마에는 최면연설가)

    3.바람의 화원 – 급조 드라마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웰빙, 베토벤 바이러스와 여러모로 반대편에 있음.

    4.식객 – 어흐흑 SBS 표 , 영화제작사 마벨을 능가하는 유치함이 보인다.(몇번째냐)

    5.미안하다 사랑한다 – 올해 보셨군요..개인적으로, 엘레베이터 문 열리는 장면에서 영상미를 느꼈음.알고보니 황인뢰표

    6.크크섬의 비밀: 떡밥은 던지고 봐라. 너가 익힌 떡밥은 남들이 떡밥거려서 알게된 유행습관일뿐이지만.

    7.오센: …못봤습니다.

    8.노 히로익스: 볼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왠지 평이 덜덜

    9.일지매 : 한국 대중의 입맛 수준 딱 여기까지2

    10.개와 늑대의 시간: 눈에서 빔 동의.

    11.쾌도 홍길동: 사회의 온갖문제를 다 다뤄보고자하는 의지는 능력부족일때 용두사미로 되는 것이 필연

    12.온에어 : 간만에 잘 만들어진 ‘캐릭터들의’ 드라마.

    P.S. 해피 할로윈!

  2. 바람의 화원의 완성도에는 한표. 유일하게 챙겨보는 드라마네요. 붓끝의 섬세함이나 그림의 화질이나 모든게 만족스러운, 항상 그림그리는 손에 시선이 가는 명품드라마입니다. :)

  3. 베토벤 바이러스는 뭐랄까 딱 한국 드라마의 한계구나…내지는 홍자매의 한계라고 해야할까요?-_-; 시청자들이 급박해서 결과제일주의라 특훈…아니 연습따위 아무래도 좋은가 봅니다. 라 해도 이미 단원들이 사실은 대부분 천재들 아닙니까. 2화에서 처처처처처음으로 화음 맞춰보는데 저렇게 잘 맞다니 (강마에님 기준으론 불합격이지만) 무슨 정신공명이라도 한단 말인가…! 지구인이 아닐지도! 특히 두루미는 어딘가 은하계의 악의 제왕이 분명해! 강마에를 더럽히지마!…라고 분개한 건 제 뇌가 썩어서가 아니라 두루두루 보편적인 반응인 것 같아서 다행이군요. 이래서 정화용으로 명민좌모에지상주의사극 불멸의 이순신을 보게 되는…(뭣)…

    그나저나 할로윈 특집 포스팅으로 뭔가 날려주실까 기대했습니다만…?

  4. !@#… nomodem님/ 역시 드라마에 일가견!

    시린콧날님/ 손 페티시 드라마! (핫핫)

    시바우치님/ 레인보우 홍자매는, 좀 근성에 대한 관심이 없는 듯. 할로윈 특집 포스팅은… 음, 우선 2년전 포스팅으로 떼우겠습니다 (클릭). 잘 하면 오늘 호박 하나는 파러 갈 것 같지만.

    모과님/ 어떤 드라마들은 좀 속독하고 싶어지긴 하더군요. 최소 두배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