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랜만에 모형 이야기. 모형을 만드는 사람들은 누구나 이런 경우가 있다. “여차저차 힘들여 구해놓고는, 시간이 없어서 조금도 진전을 시킬 수 없는 물건들이 쌓여 나간다”. 특히, 마음에 드는 모형이니까 성의있게 잘 만들어야지..하고 일부러 나중을 위해 세이브해뒀다가, 오히려 가조립도 채 안끝난 상태로 뒹굴고 다녀서 마음을 아프게 만드는 것. 그리고 몇 달이고, 심한 경우 몇 년이고라도 지난다… 오늘은 그런 물건들 3개를 소개한다. 시간이 나기 전까지는 앞으로도 몇달이고 쳐박혀있을 불행한 녀석들. 내세에서는 더욱 훌륭한(한가한, 또는 궁극적으로는 ‘부지런한’) 주인을 만나기를.
이미 여기서 공개했듯이, 1/220 FSS 모터헤드 시리즈가 좋다. 이 화석마냥 갈기갈기 쪼개져서 널부러진 녀석은, 어깨의 제왕 ‘오제 AUGE’. 부품 다듬기, 몇몇 복합부위만 조립한 상태. 접착제를 붙이기때문에 색칠이 힘든 관절부만 미리 칠했다. 아, 은색 부분도 칠했구나. 반짝이 검은 옛 건프라의 빔 샤벨에서 붉은 클리어 부품 잘라다사 사용. 자세잡기 어려운 녀석.
비슷한 운명에 처해있는 레드 미라쥬 플레임 런쳐 1/220. 설상가상으로, 리캐스트 제작사의 실수로 발+베이스가 붙어있는 통짜 부품이 안.들.어.왔.다. 현재 쇼핑몰(toyspark.co.kr)에 부품 AS를 부탁해놓은 상태인데 시간이 좀 걸린다는… 여튼 그 이유, 그리고 그 이전에 당장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방치. 마찬가지로 화석 샷.
…그리고 이녀석들! 건담0083의 GP01과 GP02. 작다! 매우 작다! 뒤에는 100원짜리 동전! 전체높이 1cm(농담이 아니다)! 용캐도 이 정도 퀄리티로 도색을 했군, 하고 자축을 했던 모형이다. 축적은 무려… 1/1700. 만성 수전증 치고는 정말 기적이라고나… 음. 하지만 역시 먹선 처리는 처절하게 실패(홈이 없어, 홈이!) 해서, GP01이 꼭 스트라이크 건담처럼 나와버렸다. 그런데 어디서 이런 괴물같은 녀석들이 나왔냐고? 아니, 애초에 왜 이 미완성 코너에 올렸냐고? 그건…
…바로 이것! 1/1700 축적의 알비온 전함! 작다! 귀엽다! 세밀하다! 허옇다! 전신도색이 필수다! 시간 걸린다! 그래서 아직 이모양이다! …;;; 아까 GP01, GP02를 이쑤시개로 고정해서 한번 배치를 해봤는데, 역시 대충해도 뽀대가 난다. 역시 SF 디오라마의 핵심은 거대전함! 거대전함이 돈 때문에 안되면, 소형 전함에 더더욱 소형로봇으로 분위기를 내자! 아자! 음 나중에 완성 후에는 이쑤시개 말고, 뭔가 투명에 가까운 철사로 자리잡기를 해줘야 할텐데… 어떤 재료가 좋을까 모르겠다. 이 비교적 단순한 색의 녀석들도 크기 때문에 워낙 고난이도였는데, 아가마 1/1700에 들어간 릭 디아스와 제타는 도대체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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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earline – 낚시줄로 천장에 매달아보시는건 어떠실지… 저는 예전에 z건담을 낚시줄로 천장에 매달아서 폼잡아놨었거든요.. 조카가 나중에 가져갓지만;; 2005/08/09 1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