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네이버에서 자사 연재 만화들을 아이팟에 저장하여 들고 다니며 읽을 수 있는 앱스토어 툴을 배포해서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창작자들 입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어서, 최근 이런 질문을 받았다(요약).
Q: 웹만화에 포털의 고료 지급 이외의 수익성을 시도할 수 있는 유료화 모델로 제작자 직판 방식의 애플 앱스토어가 화두로 떠올랐으며, 실제로 ‘낢’, ‘골방환상곡’ 등 일부 작품들이 좋은 출발을 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네이버에서 아이팟용 만화뷰어 툴을 배포하면서, 현재 자사 포털에서 서비스중인 모든(모바일판권 계약을 한 작품들, 즉 거의 모든) 웹만화 작품들을 무료로 다운로드받을 수 있도록 했죠. 작품들은 30일 후 자동삭제라고는 하지만 그 기간 동안 일괄 소장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이런 식의 접근은 콘텐츠 유료화 시도에 지장을 주는 것이 아닌가요? 여기에 대해서 개별 작가, 나아가 만화계가 어떤 식의 대응을 해야하나요?
!@#… 여기에 대해서, capcold는 이렇게 답장을 했다.
A: 거두절미하자면… 황당하군요. 이런 서비스 방식을 택한 네이버가 좀 화나는 쪽으로 황당하고, 이런 방식으로 사용하는 경우마저도 별다른 협의 없이 회사에서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수 있을 만큼 그냥 포괄적으로 ‘모바일 사용권’ 계약을 하는 것에 동의를 하신 작가분들의 판단이 좀 슬픈 쪽으로 황당합니다. 최근 네이버 어플 이야기를 듣기는 했지만 아이팟터치 사용자가 아닌 관계로 사용해보지 못하고 있기에 살펴보는 것을 뒤로 미루고 있었는데, 이런 사용조건이었군요;;;
사실 미국에도 ‘딜버트’ 등 유수 코믹스트립들의 무료 팟캐스트들이 배급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죠. 하지만 팟캐스트 속성상 RSS 배급과 크게 다르지 않고, 일부 에피소드만을 포함시키며, 제작사의 광고가 들어가곤 합니다. 즉 전체 작품에 대한 광고 팜플렛 역할을 해주는 것이죠. 도의적 문제는 네이버 안에서 계약 진행이 이뤄진 과정을 잘 모르겠으니 차치하고, 당장의 형태에서 제가 보는 구체적 문제는 두 가지입니다.
– 30일간의 저장은 너무 길고, 전체 연재분의 통짜 다운로드가 가능하다는 것: 1화 그리고 최신 *화 이내로 제한하며, 보존기한을 7일 이내로 설정 필요.
– 서비스 자체에 추가 수익모델을 첨부하지 않는다는 것: 작가와 수익을 나누는 스폰서 광고 삽입을 가능하게 해야함. 해당 작품의 단행본 광고는 기본.
가장 이상적인 것은, 아예 형태를 살짝 바꿔서, 네이버 어플은 무료지만 만화 캐스트를 받는 것은 유료로 하는 것입니다. 벅스 같은 음악사이트의 사업모델처럼, 일정 기간 자유스트리밍권과 에피소드 영구소장권을 별도로 운영, 이용통계에 기반하여 작가와 수익을 나누는 것이죠(물론 이 경우도, 에피소드식 만화의 경우 4-5화에 하나씩 정도는 무료 맛보기용 캐스팅을 배급하는 것이 나쁘지 않습니다. 장편물의 경우 미리보기/지난이야기요약판으로 주기적으로 떡밥을 뿌리고). 실제로 네이버도 음악샘 배경음악이라는 콘텐츠 소액결재 유료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만큼, 그다지 시스템이나 사업 노하우가 딸릴 리는 없다고 봅니다… 다만 만화를 그쪽 범주로 간주하지 못하는 것 뿐. 하다 못해, 그런 식으로 좀 더 작가가 선택할 수 있는 수익모델의 선택권이 다양해져야죠.
즉 지금 해야할 것은 이런 식입니다.
– 지나치게 포괄적인 ‘모바일 사용권’ 일괄 이양 관행 멈추기. 개별 작가들이 그런 식으로 계약하지 않도록 하고, 이미 그런 식으로 계약한 이들이 (고료가 줄겠지만) 그 부분을 양보받아야 합니다.
– 현 모델에서 당장 할 수 있는 제한조건 도입 (앞서 이야기한 보존기한과 횟수 조절같은)
– 더 다양한 사업모델 가능성을 네이버측과 같이 타진하기
네이버가 그렇게 나올 수 있는 것은, 작가들에게 고료로 추가해주는 돈보다 앱스토어에 뿌려서 얻는 네이버 브랜드광고 효과가 더 금전적으로 이익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아마도, 콘텐츠 유료화를 할 때 자사가 얻을 수 있을 추가수익을 미미한 것으로 간주하는 것입니다(반면, 유료로 했을 때 투자해야할 관리비용, 가격부담감으로 인한 이용자 동원의 한계는 크게 잡고). 상대가 그런 공식을 전제하고 있다는 것을 유념하시고, 작가-업체 협의 테이블을 한번 마련하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저도 계속 이 건은 가능한 해결책들을 파고들어볼 생각이니, 혹 새로운 상황 발생하면 가끔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 ‘단체’들의 차원에서 어떤 식으로 압력을 가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작가들이 프리랜서 조합을 만드는 것이라든지 꽤 근본적인 이야기까지 가야하기에, 좀 다른 기회에 이야기해야 할 듯하여 생략. 하지만 만화의 ‘산업’쪽에 애정과 관심이 있는 분들이 이 사안에 대해서 각자 생각을 나누어 이슈화하는 것은 지금부터라도 이미 시작해도 좋은 것들이니, 적극 장려하는 바다. 네이버에서 주로 활동하시는 분들은 특히나 더.
— Copyleft 2009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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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capcold.net/blog/3644 네이버 웹툰 문제점 지적. 고민할 문제라고 생각하네요. 유선으로는 공짜인데 무선 다운로드 받은게 그렇게 큰 죄인지.. 또 기타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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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의 아이팟용 웹툰 뷰어, 문제 있다!…
몇 년 전부터 웹툰의 모바일 서비스가 이루어졌지만, 최근 애플 사의 아이팟용 앱스토어 모델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자 최근 아이팟을 통한 기존 웹툰의 진출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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