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화규장각 매거진 스페셜의 한 꼭지. 늘 그렇듯 디지털 만화 이야기지만 디지털 콘텐츠 일반으로 손쉽게 확장해서 읽는 것이 가능하다(혹 지면 기회가 주어지면 뉴스산업 쪽에 대해서도 이런 걸 하나 써봐야할 것 같다). 각 이슈와 그걸 주로 누가 신경 써야할 몫인지 망라.
뉴 플랫폼과 만화: 해결해야할 이슈 10가지
김낙호(만화연구가)
세상에는 스마트폰, 태블릿 컴퓨팅, 전자책 등 다양한 기기와 그들이 함께 만들어 내는 문화콘텐츠 “생태계”와 관련된 키워드들이 뉴미디어 플랫폼이라는 개념을 빌어 난무하는 중이다. 그리고 수많은 장르문화예술 분야들, 그 중에서도 특히 문화적으로는 사회적 입지에서 아직 아쉬운 부분이 많고 산업적으로는 출판시장 불황의 직격탄을 맞은 바 있는 만화분야로서는, 그 새로운 환경에 한시라도 빨리 적응하여 향유문화를 넓히고 시장을 개척해야할 동기가 충분하다.
하지만 그냥 무턱대고 만화를 스캔해서 다양한 기기에서 보여준다는 식의 주먹구구는 곤란하다. 중요한 것은 기기 자체가 아니라, 그 기기를 통해서 발현되는 향유문화의 방식, 향유자의 기대치 같은 것을 최대한 온전하게 충족시켜주고 경우에 따라서는 그 이상의 놀라움을 선보이는 것이다. 뉴미디어 플랫폼에서 혁신적 성공을 만들어내는 것은 그것으로 무언가를 얻고자 하는 이들 각자가 생각해볼 몫이겠지만, 체계적 접근을 도울 수 있는 10가지 이슈 정도는 여기에서 다음과 같이 제시해줄 수 있다.
연출밀도 향상. 창작자의 몫. 사실 창작자는 주어진 매체특성과 그것에 연관된 산업속성에 맞추어 만화의 내용과 연출미학을 가다듬을 수 밖에 없기는 하다. 세로스크롤만 제공하는 포털페이지와 저해상도 화면, 칸 단위 계약조건이라면 칸 공간 낭비와 저밀도 작화 및 연출의 유혹을 느끼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새로운 독자들을 계속 매료시키려면, 역시 단순히 소재에 대한 공감에 머물지 않고 읽는 맛 자체가 좋아야 한다.
UI 최적화. 창작자와 제작자가 함께 고민할 몫. 읽는 방식, 즉 인터페이스는 감상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하다. 책은 UI가 책장넘기기 하나 밖에 없었지만, 디지털은 다르다. 한번에 보는 단위(칸, 단, 페이지, 기타)의 설정, 넘기는 방법, 특수효과 여부 등 가장 직관적이고 몰입도 높은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그냥 스캔해서 던져놓는게 아니라.
온라인 수익성. 창작자와 제작자가 함께 고민할 몫. 돈을 벌어야 더 나은 툴도 개발하고, 더 좋은 작가들도 모셔오고, 더 활발한 마케팅도 한다. 콘텐츠판매 하나에 몰입하는 정도가 아니라, 각종 직간접 수익처들을 총동원해서 짜봐야 뉴미디어 환경에 적응할까말까 한다. 특히 음악, 영화, 그리고 뉴스사업자 같은 다른 분야들을 긴밀히 참조해야한다. 다양한 구성의 수익모델, 적극적 해외공략을 통한 시장확대를 해내는지 여부에 따라서 만화가 뉴미디어 환경에 적응하느냐, 매니아시장과 지원금으로 연명하느냐가 갈린다.
구매편의 향상. 위 항목을 위해 제작자가 가장 먼저 설정해야할 것이다. 소장이든 열람이든 콘텐츠를 이용하기 위해 독자가 최대한 별다른 다짐 없이 곧바로 지름을 실행할 수 있어야 한다. 망설일 틈을 주지 말라. 원터치, 아니 경우에 따라서는 노터치까지 노려야한다.
아카이브 품질. 단골을 만들고 시장을 단단하게 하기 위해 제작자들이 고민할 몫. 개방형 포맷으로 표준화하면 더욱 좋다. 많은 판매품, 그리고 구매 후 소장품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검색가능하게 해야 사는 보람이 있다. 인덱스, 태깅을 얼마나 세밀하게 잘 해서 각각 콘텐츠들을 다양하게 연동시키느냐가 관건이다. 아이튠즈의 성공을 생각해보라.
홍보관련 강화. 돈을 벌고자 하는 이들은 모두 힘을 합쳐야 한다. 마케팅은 중요하다. 이미 만화팬들 뿐만 아니라 모든 이들에게 자신들의 취향을 만화로 연결지을 수 있도록 각각 호소하는 것이 기본 조건이다. 만화를 읽읍시다 공익캠페인부터 이 만화를 안보면 당신은 시대의 왕따라는 듯한 공격적 마케팅, 나아가 입소문 바이럴마케팅의 체계화까지 가능한 모든 것을 강구해야 하는데, 그것을 위한 자금도 노하우도 보충하는 것이 시급하다.
불법유통 방지. 제도적 규제와 향유자 문화 자정노력이 함께 할 부분. 무턱대고 p2p를 잡고 스캔만화를 죄악시하는 것이 아니라, 창작자/제작자에게 정당한 이득이 돌아가지 않고 품질이 열화되는 불법유통을 제어하는 것이다. 단순히 만화계는 멍들고 있어요 호소가 아니라, 불법공유를 하는 개인은 놀려먹어 마땅한 찌질한 사람이라고 사회적으로 포장해내는 작업이 중요하다.
정당사용 확보. 위 항목과 한 세트이자 동전의 다른 면이다. 법무법인의 의지로 묻지마 고소를 남발하여 만화의 활발한 문화적 향유(이것이야 말로 최고의 마케팅이다)를 위축시키고, 만화 전반에 대한 혐오만 형성해서 좋을 것이 무엇인가. 정당사용의 범위가 어느정도인 것인지, 다들 직관적으로 납득할 만한 기준을 홍보하고 그 한도 이내에서는 오히려 더욱 자유롭게 향유하고 활용하도록 독려하는 것이 좋다. 강풀의 ‘손바닥 발바닥’ 라이센스 발상이 좋은 선례다.
비평공간 확보. 만화판이 더 확실하게 발전하려면, 특히 뉴미디어 세상에 대한 적응 같이 뚜렷하게 다양하고 심도 있는 논의들이 필요한 영역이 눈앞에 있다면, 단문감상리플과 팬게시판의 호오표현에 그치지 않고 실제 발전에 더 구체적 도움이 되는 깊이를 갖춘 비평도 흘러야 한다. 더불어 비평이 지니는 홍보효과도 크니까 말이다. 비평이랍시고 학문적 허영을 과시하는 것이 아니라, 더 좋은 만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현실적 인식과 구체적 논의들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비평공간을 가꿔야 하는데, 별도의 온/오프라인 잡지일수도 있지만 좋은 글의 체계적 발굴 같은 보다 탈중심화된 방식도 가능하다. 다만 그것이 지속되려면 비평의 시장성을 갖추어야 하는데, 영화잡지, 여성월간지 등의 선례를 열심히 연구해봐야할 것이다.
콘텐츠확장 지원. 이건 지원기관들의 몫. 표준화에 의한 크로스플랫폼 사용 장려 및 개발 지원 같은 것들을 말한다. 미디어이식에 대한 노하우 축적 및 제공, 업체간 연결 뭐 그런 것도 포함된다. 나아가 번역사업 지원도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하는데, 홍보팜플렛 지원비를 던져주고 그쳐서 괴상한 해외홍보물을 양산하는 것보다는 전문 번역 검수인이나 현지 문화맥락 평가자를 알선해주는 쪽을 궁리하는 것이 낫다. 특히 뉴미디어 환경에서라면 더 쿨한 홍보 포장이 어떤 것인지 전문가들의 기획과 피드백이 매우 필요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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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컨텐츠에 두루두루 통하는 이슈네요 RT @capcold: 뉴 플랫폼과 만화: 해결해야할 이슈 10가지 [만화규장각 1006] http://bit.ly/dpsi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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