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전부터 주욱 “메타의 저주“를 받는 캡콜닷넷이지만, 거의 유일하게 저주보다 축복 비스무리했던 것이 바로 TNM(구 태터앤미디어)다. 그런데 어라, 훨씬 오래된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야 세번째 생일이라고 한다. 그래서 TNM에 관해 포스팅하기 릴레이에 살짝 한마디 남긴다. 이벤트 마감 기한인 20일은 살짝 지났지만(사실 미국 기준으로는 안 지났는데…), 그래도 생일 선물 삼아 올린다.
!@#… TNM은 ‘캡콜드님의 블로그님’이라는 공간에 있어서, 좋은 유입경로다. 회원들과 함께하는 크고 작은 친목 또는 워크샵 행사, 블로거 정체성을 내세운 명함 지급 같은 흔히들 미덕으로 꼽을 법한 것 이전에, 바로 이것이 내 나름대로는 더 큰 찬사이자 뚜렷하게 기억에 남아있는 부분이다. 좋은 유입경로란 사람들이 이전 방문지에서 이쪽으로 오는 링크를 보고, 얼추 이런 류의 글이 있으리라 제대로 예상하고 찾아오는 것이다. 개별 글에 대한 가장 좋은 유입경로야 물론 글 속에서 인용링크, 혹은 트랙백 같은 경우다. 하지만 매체공간에 대한 좋은 유입경로는 좀 더 미묘하다. 도대체 뭘 보고 이런 마이너한 시각으로 가득한 공간을 노리고 찾아오겠는가. 그런데 TNM은 특정한 주제나 성향 범주라는 맥락과 함께, 매체공간 자체로서의 캡콜닷넷을 알릴 수 있는 방법을 준다. TNM사이트 자체를 통해서, 그리고 회원블로그들에 달려 있는 위젯을 통해서 말이다. 블로그의 여러 속성 가운데 1인 매체라는 부분을 그대로 존중하며 서로 엮어내는 접근법이다. 최근 소셜미디어 트렌드처럼 서로 엮인 맥락만 남은 그런 것이 아니라, 자기 뚜렷한 관심사의 글을 쓰는 자기 공간들 사이에 연결고리를 주는 것이다. 아파트나 숫제 기숙사의 공터가 아니라, 단독주택단지의 회람판 같은 역할 말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웹 초창기에 유행했던 ‘웹링’의 추억의 연장선이기도 하다. 나아가 아예 직접 블로거들을 엮어서 웹진을 주선해내기도 하니, ‘구식’ 웹매체 본래의 매력을 버리지 않고 더욱 장려해내는 셈이다.
또한 TNM은 내게, 상호작용이 되는 중개자다. 캡콜닷넷은 설치형 워드프레스 블로그로 회원네트웍에 가입한 최초의 공간이다. 전례가 없는 상황에서, TNM팀은 포스트 발행 플러그인을 만들어 이곳에 설치해주었다. 그리고 사용해가면서 내가 버그를 지적하면 업데이트를 해줬다. 이런 것은 어떤 기존 다른 메타에서도 볼 수 없던, 블로그를 단지 무슨 콘텐츠 배급소로 보는 것이 아니라 블로거들의 공간들을 서로 엮어내고자 하는 진짜 노력이었다. 제안과 지적이 실제로 오고가며 반영되는 서비스, 중개자와 블로거가 상호작용하는 서비스다.
그리고 TNM은 알고리즘에 전적으로 의존하기보다, 수동 선별이 함께 하는 합리성이 있다. 회원 가입 단계에서 직접 작성한 전문 관심사 내용 위주의 블로그들을 수동 선별하고, 소셜미디어 경로들을 통해 다시금 수동으로 좋은 글들을 알린다. 어떤 추천 ‘순위’가 아니라, 관심사에 기반한 매체 링크로 움직인다. 쉽게 조작할 수 있는 사람 추천 알고리즘이든 완전 기계화된 알고리즘이든, 질적 판단을 사실상 포기한 여타 서비스들과 다르다. 선별의 기준에 늘 동의할 수 있으리라는 보장이야 물론 없지만, 수동과 알고리즘을 함께 쓸 줄 아는 것 만으로도 칭찬 받아 마땅하다.
그렇다면 이런 TNM이라는 서비스에 앞으로 바라는 것은 무엇인가. 블로그 마케팅 프로젝트들을 할 때 더 확실하게 협찬 여부 등을 명시해야 한다든지, 대한민국 블로그어워드 같은 행사 때문에 제기되는 잡음을 더 깨끗하게 방지해야 한다든지 하는 사업진행 이야기는 그다지 따로 제기하기 귀찮다. 그저 블로그 사이의 연결이라는 의미에서 몇가지 기능들이 요긴하다.
첫째, 범주의 다중화가 필요하다. 당장 캡콜닷넷만 해도 TNM 기준으로는 미디어/정치 범주고 그쪽 이야기가 많이 있지만, 절반은 만화관련 서평 내지 산업 이야기다. 혹은 그 중간, 더 세부적인 무언가로 규정해볼수도 있겠다. 여튼 주제범주들을 다층화시키거나, 개별 블로그 안에서 포스팅에 부여한 범주 구분을 활용한다든지 하는 방식으로 더 세밀한 규정이 가능하면 좋겠다(물론 현재의 큰 범주도 살린 상태에서).
둘째, 이런 것을 바탕으로 다른 블로그 추천툴을 만들면 좋겠다. “**한 내용이라면 **을 읽어보심이 좋겠다”고 알려주는 장치 말이다. 반쯤 자동화된 스무고개 방식도 좋고, 수동 문답방식도 좋다.
셋째, 다국어서비스 강화다. 한마디로 소셜번역의 루아닷컴을 좀 더 공격적으로 키워나가도록 지원하면 좋겠다는 것이다. TNM 회원블로그의 글에 대해서는 번역에 대한 인센티브를 부여한다든지, 번역신청/요청 원터치 버튼을 위젯으로 넣는다든지 등등.
넷째, 귀여워지기(…)다. 모에 캐릭터가 없다고오오! 아니 꼭 그게 아니라도, 더 확실한 시각적 인상, 캐릭터성을 각인시켜 인지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 앞으로 TNM이 3살이 아니라 33살이 되어도 여전히, “매체(와 그 주인장)들을 엮으며 무언가를 만들어내고자 하는” 서비스로 남아있기를 희망한다. 캡콜닷넷은 그때까지 남아있을테니까.
— Copyleft 2011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 <--부디 이것까지 같이 퍼가시길]
Pingback by gorekun
tnm 3주년 by @capcold http://capcold.net/blog/6963 내용에 비해 지나치게 마이너한 캡콜님 블로그에 유입경로가 되어준다는 점은 참으로 다행한 일. 하지만 tnm 사이트가 좋은 유입경로라는 사실부터가 참으로 놀랄 노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