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근황을 빙자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잡담 몇 가지.
!@#… 요새, 캡콜드닷넷이 종종 트래픽 초과. 어차피 오페라청년 포스트 때문인 만큼 트래픽 업스케일을 하기보다는 그냥 며칠만 버티면 되겠지 하고 일일 트래픽 리셋 방식으로 대처 중 (한번 리셋하는 데에 550원 소요 ㅜㅜ). 2000비지터 5000 페이지뷰가 일일 500메가의 한계. 타이밍 좋게 리셋해서 3000비지터에 8700페이지뷰까지 찍기는 했지만, 이놈의 거품 인기란.
!@#… 오페라청년으로 오는 링크는 대부분 다른 블로그나 메일 등에서 오는 것. 대다수의 다른 포스트들이 검색엔진을 통한 것이었던 것에 비하면 참 신기한 현상. 그래서 한번 검색엔진을 살펴봤더니만, 구글과 네이버의 차이가 또한번 드러나서 재밌었다고나. capcold는 Opera Guy 라는 원래 영어 표현을 ‘오페라청년’으로 번역해서 썼는데, 사실 알고보니 청년이 아니고 중년이라서 그리 합당한 표현은 아니다. 하지만 여러 분들이 글 내용을 덩어리로 긁어가시다보니 좀 더 여기저기 퍼졌다. 자, 여기서 실험 시작. ‘오페라청년’으로 구글을 검색해보니, capcold.net이 1순위. 그렇겠지. 웹표준 준수하는 워드프레스 독립 블로그인데다가, 문자 그대로 ‘원본’으로서 링크 연결도도 높으니까. 그런데 네이버를 검색해보니… 오만 포털 블로그의 펌글들이 하염없이 이어진다. ‘웹페이지 검색’칸에서도 말이다. capcold.net을 찾으려고 했으나, 한 대여섯 페이지 넘기다 포기. 도무지, 체계적인 웹페이지 검색에 대한 뭔가가 보이지가 않는다… 그 다음엔 capcold로 검색해봤더니, 정작 실제 콘텐츠로서 남아있는 개별 포스트들의 퍼마링크를 차곡차곡 쌓아놓기보다는 계속 내용이 바뀔 수 밖에 없는 카테고리별, 날짜별 아카이브나 되어있고. 한마디로 개허접. 종합선물세트식 섹션식 검색결과라는 패키지를 제외하고 순수한 웹검색 실력으로 따지면, 네이버와 구글의 국내 검색시장 점유율은 정확히 정반대가 되어야 맞을 것이다. 한국형 포털들 특유의, 서비스는 화려하고 엔진은 안습인 외화내빈형 구조의 한계.
!@#… 그건 그렇고. 오페라청년 트래픽 폭주 사태를 보면서 가장 먼저 느낀 바는 역시, “아, 사람들은 감동에 굶주렸구나”라는 점. 평소 아무리 이 블로그에 머리써서 사회에 관한 진지한 이야기를 하거나 섬세미묘한(…) 풍자개그를 날려봤자 일부 매니악한 인간들 사이에서만 통용되는 컬트 사이트였건만, 따스한 감동 뭐 그런 평소 이곳과 참 연관없는 것이 하나 올라오니 분위기 급반전. 이곳으로 들어왔다가, 이런 류의 감동물들이 잔뜩 쌓여있으리라 기대하고 다른 페이지들을 클릭했다가 FTA니 저작권이니 언론 개혁이니 하는 이야기나 한가득 발견한 분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심지어 가볍게 생각하기 쉬운 만화 리뷰들마저도 한 진지함하니까.
뭐 capcold도 감동했으니 오페라청년 이야기를 올린 것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순수한 감동이라기보다는, 인생의 쓴맛이라는 진짜 감동의 코드는 발견 못하고 6살로리에나 집착하는 허접한 언론의 담론 수준에 대한 비웃음을 날리는 의미도 컸다. 예를 들어 1차전 동영상에서 capcold가 결정적으로 감동한 부분은 노래 자체도, 심사위원들의 눈물도, 관객들의 기립박수도 아니었다. 바로 노래를 끝마친 직후, 그 사람이 보여준 그 애매한 표정. 장기자랑에서 좋은 퍼포먼스를 하고 스스로의 기쁨에 벅차서 짓는 환한 미소와 과연 통과했을까를 불안해하는 초조함의 표정이 아니다. 기쁨도 불안도 초월한, “모든 것을 불태웠다”는 애매한 무표정이었다. 1장을 시작한 이의 표정이 아니라, 최종장을 마친 사람의 표정. 그래서, 이 사람의 이야기가 궁금해져서 찾아본 것이었다. 여기에 비하면 솔직히 이후의 우승 과정은 에필로그, 보너스에 불과하다. 여튼 ‘이야기’를 꺼냄으로써 하고 싶었던 말은, 기인열전, 스타탄생 같은 얄팍한 화제성보다는 진솔한 ‘인간의 삶’, 그 원형적인 이야기성이 주는 깊이 있는 감동에 대해 좀 관심을 가지라는 비뚤어진 일갈.
그런데 어쩐지 실제로 이 사례가 여기저기 더 소개되고 뒤로 가면 갈수록, 그냥 ‘스타에 대한 감동‘ 쪽의 흐름이 점점 늘어나는 것 같아서 참 애매한 기분이랄까. 좀 더 깊게 감동할만한 꺼리를 가지고 진짜로 대세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 ‘따라잡자 그 감동’식 접근을 하거나, 그 감동의 진국을 팽개치고는 ‘벼락스타'(조선일보 표현) 운운하는 것이 뷁이라는 말. 게다가 1차전에 나와서 훌륭한 스토리를 보여준 그것이 아니라, 우승한 다음에야 감동을 발견해내는 식도 참… (솔직히, 노래 자체만 놓고 보더라도 1차전의 첫 퍼포먼스 당시의 압축판 Nessun Dorma가 성량도 감정처리도 가장 강력했다. 기교 같은 것은 별개지만). 있는 그대로 감동을 느끼기보다는, 그저 성공한 ‘스타’를 만들고 싶어하는 접근이 참 신물난다(파바로티보다 낫다 어쩌고 운운은 또 뭐냔 말이다). 하기야 중앙일보나 매일경제 같은 곳의 기사에서는 아예 그 프로 자체를 ‘천상의 목소리, 6살 코니 탤벗을 배출한 그 프로’로 지칭하더만. 훗, 로리콘들… 결승전까지 올라간 비슷한 또래의 남장미소녀 뮤지컬 스타 Bessy는 왜 못찾았나 몰라.
!@#… 여튼 이번 일의 교훈: 앞으로 캡콜드닷넷을 감동전문포털사이트로 개편할까 한다. 거짓말이지만(경사로다 경사로세).
진짜 교훈: 방문객 늘어봐야 구글애드센스 클릭 수입은 안늘어나더라. -_-;
아니 이번에는 진짜 교훈: 이왕이면, 깊이 있는 감동을 느끼며 살자. 얄팍하게 스타를 만들고 환호하기보다, 삶에 대한 감동.
— Copyleft 2007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구글 애드센스 건은 유감입니다. ^^;;;
저도 세번의 노래를 계속 번갈아 듣습니다만 1차전 때의 노래가 가장 가슴 깊이 와 닿네요.
기교적으로는 가장 못 불렀는데 듣고 있노라면 그냥 소름이 돋습니다.
이런 걸 한풀이라고 하는 거겠죠. ^^
그래도 깜짝 놀랐던게 네이버 뉴스에 악플이 없더군요. 지금은 달렸으려나… –;
‘훗, 로리콘들’…뒤집어졌습니다 OTL
가장 잘 팔리는 상품은 결국 감동인데, 높으신 분들은 그걸 모르나 봅니다 ^^
왜냐하면 이건 직접 보고 들어야만 그 파괴력이 있기 때문이죠. 신문기사로 잘 팔리는 것은 사진이 실렸을 때 외모가 되는 코니 쪽입니다. 그가 아무리 노래를 잘 불렀지만 신문에 사진이 실렸다면?
가장 강력했던 것이 1차전인 것도 맞고 대부분 그렇게 생각할겁니다. 거기에 파바로티와 비교하는 것은, 그가 가장 유명한 성악가인데다 그만큼 그의 실력을 높이 봤다는 것이죠. 하지만 파바로티와는 역시 차이가 좀 있습디다. 감정에 대한 호소만큼은 파바로티가 따라가지 못하지만 그것까지 있다면 파바로티가 불세출의 천재라고 밖에 안되니까 패스.
그리고 이번 역전극이 가능할 수 있었던 것도 그것이 성악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만약 그가 팝이나 락, 다른 묘기로 나왔다면 이렇게 인기를 끌 수 있었을까요? 오페라나 고전음악은 무의식적으로 귀족들이 향유하는, 고급 음악이라는 생각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것이 사람들의 고급 지향화에 맞춰줘서 상승기류를 탈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도 첫번째 노래가 가장 좋았습니다.
그리고 노래를 끝나고 나서 웃는 것도 우는 것도 아닌 그 미묘한 표정이 가장 가슴에 와 닿았고요.
(심사위원들의 표정 변화 또한 무척이나 유쾌했지만요.)
역시 트래픽 폭주의 원인은 오페라 총각(…)
드물게 관대한 사이먼을 볼 수 있다는 포인트도 한몫 했죠!
그런데 보면서 왠지…만약 우리나라의 유사한 쇼에 판소리(!) 처녀/총각이 나오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궁금증…
!@#… 함부르거님/ 이런 것이 한풀이라면, 좋은 소리를 위해 일부러 딸내미에게 한을 남긴 서편제의 소리꾼의 심정이 1.495%쯤 이해가 갑니다.
록차님/ 달렸겠죠 뭐. 악플 없는 네이버뉴스는 살빠진 폴 포츠.
dcdc님/ 그다지, 그쪽 분들을 ‘높으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
화아님/ 온라인을 뒤져보니, 신문사들의 대부분이 결승전에서 그나마 나비넥타이 하고 머리에 무스떡칠이라도 한 사진을 넣었더군요. 정작 감동의 1차전에서 보여준 한층 후줄근한 모습보다는;;;
카미트리아님/ 해탈한 표정이죠. 대략, 내일의 죠.
시바우치님/ 그 판소리 처녀가 6살 로리라면 대박.
갑작스런 트레픽 초과 발생에 무척이나 놀랐답니다;
그런데 그 배경에 오페라 청년과 연관이 있을줄은…;;
유툽 실시간 업데이트 덕택에 지겹게 보고 말았는데..
물론 그것때문에 온건 아닐테고-_-;
역시나 감동적인 휴먼스토리에 반해 온게 아닐까 한다는..
!@#… Js님/ 오페라청년의 휴먼 스토리가, 제 계정의 휴면 스토리를 만들어내고 있는 셈이죠. (커헉)
사실 저도 그 애매한 표정이 걸렸습니다만, 저런 프로에서 그정도의 목소리가 나왔었다는 거 신기하게 생각하면서 봤습니다만, 그게 딱 조중동식 감상법이었군요;;; 좋은글 보고 갑니다.
문장 일부를 출처표기 없이 갖다 쓴 곳에 ‘인용글은 출처 표기 요망’ 이라고 댓글 달았더니 사흘 후 제꺽 댓글만 지워지더군요. 당시에는 좀 난감하다고 생각했는데, 당연(?)한 문화였을까나요.
!@#… 두기님/ 조중동까지야;;; 그저, 이왕이면 더 깊게 감상하고 감동하자는 제안이죠.
wetsea님/ “내게는 12000번 베껴써도 알아볼 문체와, AT필드…아니 워터마크 !@#이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