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척 기민한 그들

!@#… 모기불님의 포스팅을 보고 알게된 (또다시) 조선일보 만평 교체 사건. 한 번 찾아봤다. 우와, 나름대로 철저한 사람들이라서 각종 뉴스 포털사이트에서도 사라진지 오래고, PDF판에도 교체되어 있고, 밤 12시에 바로 교체한 것으로 보아 종이 신문에서도 충분히 막아냈을 것으로 본다. 하지만… 그래도 입수할 수 있다니까. 인터넷이란, 한번 공개된 것은 죽어도 어딘가에서는 구할 수 있으니까 인터넷이라고 (자세한 입수 경위는 별로 대단한 건 아니지만 물론 생략한다 핫핫).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행여나 너무 심하게 까일까봐 급격하게 방향을 틀어서 노무현 까기로 바꾼 마지막 순간 데스크와 신경무 만평작가의 기민한 대처능력을 한번 구경해보시라. 이 분들 나름대로 능력 좋다니까, 확실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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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12 22:45, 엠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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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13 00:14, 조선일보

!@#… 무슨 다른 그림 찾기 보는 느낌이랄까. 애초의 “이명박 성금=깡패 앵벌이”의 비유법은 가볍게 “성금이라도 모으려는 이명박을 바라만 보는 무능한 노무현”이라는 별로 의미도 명확하지 않은 기이한 궤변이 되었다. 깡패도 깡패지만, 아래에서는 사라진 포장마차 아줌마의 ‘깜짝’ 표시에 주목.

하지만 뭐 그들 입장에서 보자면 나이스 디펜스. 절망했다! 이따위 천박한 것들이 수백만부 팔리는 세상에 절망했다! (핫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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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만평 화백님도 데스크에서 항상 이렇게 쪼이시는 신세였군요. 눈에서 땀이 납니다.
    그나저나 이제 일주일 후에는 누구 까려나요.

  2. 아니 대체 이런 걸 어떻게 구하시는 겁니까!! 정말 대단대단.

  3. !@#… 벨제뷔트님/ 그러게 말입니다. 이야기를 듣자하니 비서울지역 종이신문 일부에도 못막아서 첫 버전으로 배포된 경우가 있다고 하던데, 전설의 레어본으로 등극 예감…

    nomodem님/ 아니 저는 혹시 신경무 작가가 난데없이 정신을 차리나 해서 오히려 더 무섭…

    이승환님/ 저도 우, 앋! 입니다.

    흐흥님/ 깔 사람이 없어서 비비적대다가 결국 퓨즈가 나가서 스스로를 까버릴지도…;;;

    모기불님/ 사실은 별거 아닌데, 알려지면 다음부터는 그들이 거기도 신경쓸 것 같아서요 :-)

  4. … 엄청난 스피드와 센스군요. 저런 사람들이랑 싸우는것도 힘들겠습니다.
    왜 있는 실력을 저런데 쓰는건지.

  5. 정말 인터넷 최강국의 첨병이십니다. 현재의 인터넷 환경에서 진보가 후퇴한다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6. 자세히 보니 나름대로 효과적인 선들이 있었군요. 지적하신 깜짝 표현도 있구요,
    위원장 아주매가 상자를 턱 내미는 팔옆의 동선도 두번째에서 사라졌네요.

  7. 거기에 확실히 인수위원장(이것도 후자에서는 인수위 라는 설명이 붙었음)이니 ‘돈내놓으라’고 하지 않고 ‘머니’ 라고 하는군요… 신경무씨 나름대로 센스 있는 사람이었는데, 저번에 뭉클은 너무 실망이었음.(딴 소리)

  8. !@#… 수선님/ 절망선생이 되어버리도록 만드는 현실에 절망했습니다.

    긁적님/ 그래서, 싸우지 않고도 그들을 알아서 좀 버로우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게 됩니다.

    미리내님/ 기억은 최고의 무기입니다. 기억이 데이터로 남아준다면, 그 데이터를 긁어모으는 것이야 말로 최초의 전투. (우와 안어울리게 호전적 발언)

    nomodem님/ 사실 조선만평, 결국 그것을 통해 드러나는 조선일보의 핵심 컨셉 가운데 다른 하나는 ‘여성이 나대는 꼴은 못본다!’가 있습니다. 이경숙 위원장에 대한 초지일관 공격은 물론, 심지어 박근혜조차 대선 경선에서 물러난 바로 그 순간에 비로소 미소녀화해서 묘사한 바 있죠(그 뭉클 만화). 뭐 자세한 이야기는 언제 공식 지면이 주어지면.

  9. 조선일보에 절망한지는 이미 오래인 24살 청년입니다.
    처음 본 신문이고, 그 후 15년동안 봤지만
    신문을 비판적으로 제대로 읽을 수 있게 되고 난 뒤부턴 구역질만 나더군요. 특히 선거때만 되면 공직선거법을 마구 위반해대는 꼴은 정말 ‘이따위 신문이 국내에서 제일 잘팔리는 신문이라니’ 이런 생각밖에 안 들었습니다.
    백일장에 가까운 사실 왜곡, 사설이나 만평을 가리지 않고 어딜가나 심심하면 올라오는 여성차별, 이젠 조선일보의 상징이 되어버린 영/호남 차별(IMF 당시에 ‘부산 대구 시민들 못 살겠다 한숨만’ 이런 제목의 기사를 써서 엄청 욕을 먹기도 했죠. ‘조선일보 자체 조사 전국 주요도시 실업률’이 그 기사 바로 아래에 같이 실렸었는데, 그 조사표에 따르면 광주가 가장 실업률이 높았습니다. 그러니까 자기들 스스로 광주가 가장 어렵다고 조사해놓고 바로 위 기사 제목은 그따위로 뽑아서 대놓고 지역감정을 조장한 거죠), 확인되지 않은 가정을 기정사실화한 뒤 그걸 ‘전제로’ 글을 쓰는 악독한(거의 구독자를 상대로한 사기에 가까운) 글쓰기 방법, 독자들의 문제의식을 일으켜 주기는 커녕 온갖 억지와 편견을 도입해서 독자들의 문제의식 자체를 문제시(!)하고 자기들의 논리에 생긴 구멍은 논리적 증명이 필요없는 영원 불변의 진리 수구이념으로 땜빵하고…
    저는 허점 투성이 비정규직 법(물론 통과시킨 한나라당 의원들이 가장 싫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장래에 나라 말아먹는 지름길 한미 FTA 체결, 성급한 로스쿨 제도 도입, 이라크 파병 연장, 대통령 하기 힘들다 발언 등 때문에 노무현 정권을 ‘노무현 독재(많이 과장된 표현이긴 합니다)정권’이라고 부를 정도로 극도로 싫어하는 사람이지만, 아무런 이유가 없을 때에도 어거지로 무작배기로 노무현 까대는 조선일보는 참 어이없다 못해서 웃음까지 납니다.
    아무튼 포스팅 정말 감사합니다. 조선일보의 농간으로 사라진 그림을 제대로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런데 인수위원장의 ‘머니’ 말풍선은 참 센스있다고 생각해요.
    * 근데 며칠전에 중앙일보 정치부 차장이란 놈이 ‘니들은 뭐가 그리 깨끗하길래 이명박을 욕하고, 인사청문회에서 떨어진 놈들을 욕하는가?’ 이딴 오피니언을 올려놨길래 ‘중앙일보가 조선보다 더더욱 막장이구나. 정치부 차장이란 놈이 이따위 1차원적 사고방식으로 차기정권 애널서킹밖에 못하는 수준이라니 쯔쯔’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10. !@#… 청컴이님/ 현재 막장 순위라면 이명박 정부(속칭 ‘야매정부’)의 총아 동아일보가 최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재벌근본주의 중앙일보가 세련된 막장질로 매진하고 있으며, 국정홍보처를 대신할 SBS가 아주 빛나고 있습니다. 전통의 막장 총아 조선일보가 위기의식을 느낄만 합니다.

    Corean님/ 아니 뭐… 두툼하고 콩기름 인쇄라서 바닥에 깔 폐휴지 필요할때는 킹왕짱입니다.

  11. !@#… 벨제뷔트님/ 저도 그런 센스를 무척 좋아합니다만, 문제는 그렇게 부를 경우 정말로 어떤 사람들은 2MB 정부가 그저 “오해를 사고 있을 뿐”이라고 착각할 수 있습니다. 반어법은 캐치프레이즈로 쓰기에는 위험하죠… 마치 “모든 것이 노무현 탓”이라고 하면 정말로 누군가는 노무현 탓이라고 생각하고, “~면 어때, 경제만 살리면 되지”라고 하면 정말로 누군가는 2MB 정부가 경제만큼은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착각하듯이.

    卓님/ 조선일보 매니아들을 위한 특제 떡밥인 셈이군요!

  12. 그림에서 다른 부분이 또 하나 있네요. 첫 번째 그림에서 이경숙이 모금함을 “휙” (혹은 “불쑥”)내미는 동작 표시가 아래에는 사라지고 없군요. 포장마차 아주머니의 “감짝” 표시와 결합해 국민모금이 ‘느닷없다’는 함의를 내포하고 있었는데, 작가는 이 부분을 삭제함으로써 모금발언의 부정적 의미를 지워보려고 애쓰고 있는듯 합니다. 그 부정적 함의는 담 뒤에서 고개를 내밀고 있는 뻔뻔한 ‘오리가면’에게 전가되고 있고요. 아무튼 재미있는 신문입니다.

  13. !@#… 푸코님/ 사실 본문에서 이야기한 그 컨셉으로 가기 위해서, 보기보다 무척 섬세하고 촘촘하게 시각부호들을 수정했죠. 정답은 이 곳을 클릭.

  14. 대단한 조선 아니 2MB 군요. 모르긴 해도 전두환 시절 허문도를 능가하는 군요

  15. !@#… KWON님/ 그 모든 핥아주기가 지극히 자발적이라는 것이 진짜 비극이죠.

    언럭키즈님/ 그 분의 수줍고 섬세한 느낌이, 가히 발렌타인데이용이죠.

  16. 아..정말 재미난 자료네요.
    포장마차 아주머니 미간주름이 사라지고 각하 얼굴에 살짝 홍조가 생기며 느낌표 세개가 말줄임표로 바뀐 점도 의미심장합니다.

    밑에 그림은 뒤에 숨어있는 사람이 저지른 잘못을 각하와 인수위가 나서서 해결해준다는 의미가 될 수 있겠네요.

    이거 지시하는 분이 생각보다 이미지 사용에 대한 감각을 갖추고 있군요. 그런 능력을 못된 곳에 쓰긴 하지만요.

  17. !@#… nooe님/ 지시하는 분이야 대충 퇴짜 놓기만 해도 뭐…;;; 한숨나오는 소재선정이나 재치없음과 별개로, 작가의 경험으로 쌓인 ‘시각기술’은 무시하기 힘들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