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 10*” 류 릴레이용 사전 답변

!@#… 최근 SNS상에서 “내 인생에 영향을 준 책 10권”이나 그 변종 토픽 릴레이가 돌고 있는 중. 하지만 언제 어떻게 내게 돌아올지도 모르고, 바톤이 넘어오는지 어쩌는지 섬세하게 체크하지도 않는데 그렇다고 누가 줬는데 넘어가기도, 아무도 안 시켜줘서 슬퍼하기도 좋지 않을 듯 하여… 그냥 한꺼번에 미리 풀어놓는다(두둥).

!@#… 2014년 현재 기준, ‘인생의 **’ 몇가지. 당연히 최고의 작품 10선도 아니고, 장르를 가장 전형적으로 대표하는 작품 10선도 아니고, 개인적으로 분기점스러웠던 물건들.

“이 바톤은 ***님에게 물려받았으며, 규칙은 ***하고, 다음으로 ***, ***, *** 님에게 넘깁니다.”

[] 책 10권

– 동아원색세계대백과사전 (저: 일본 원서의 여러 저자들과 한국의 편집자들) // 별 쓰잘데기 없는 호기심도 가득 충족시켜줌.

– 꼬마흡혈귀 (저: 앙겔라 좀머-보덴부르크) // 고스 문화에 일찍일찍 입문.

– MS-DOS 3.21 유저매뉴얼 (저: MS의 공밀레분들) // 기계적 논리의 효율성에 눈 뜸. RTFM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깨우쳐줌.

– 아이큐점프 창간호 (저: 여러 작가들) // 문화적 파격에 눈을 뜸슴가.

– 성문종합영어 (저: 송성문) // 교과서란 이렇게 탄탄해야 한다.핵심 추출과 체계화의 아름다운 사례. (독창성은 논외)

– 드래곤볼(저: 토리야마 아키라) // 만화의 재발견. 그렇게 재발견해버린 김에 여기까지 왔다.

– 만화의 이해(저: 스콧 맥클라우드) // 비주얼과 스토리성의 이해, 그것의 설명 과정에 대한 걸작.

– 샌드맨(저: 닐 게이먼 외) // 문학적 우아함의 총체, 로우브라우-하이컬쳐.

– 공론장의 구조변화(저: 위르겐 하버마스) // 번역의 재앙을 깨우쳐줌. 필요하면 원문을 대조하며 읽는 습관이 든 계기.

– 인터넷 갤럭시(저: 마누엘 카스텔) // 막 폭발중인 분야에 대한 개론이란 이렇게. 사회학적 이슈 분해와 판 묘사의 모범.

[] 노래 10곡

도마뱀 (이상한나라 앨리스 중) // 평생 갑자기 튀어나오는 침투적 노래.

명태 (가곡) // 농담의 힘이 숨쉬는 가곡. (클릭)

All My Loving (The Beatles) // 처음 제대로 들어봤던 비틀즈 노래.

O.K. (Okay) // 수집과 믹스의 힘을 알게 되다. (클릭)

Paranomia (Art of Noise) // 테크노의 매력에 입문하다. 그리고 맥스 헤드룸. (클릭)

나의 그이는 파일롯 (민메이) // 그쪽 세계의 문을 열어버리다.

참사랑 (민가) // 대학 자치 커뮤니티, 학회라는 형태에 대한 기억.

The Man who Sold the World (Nirvana ver) // 여기서부터 역순으로 락의 매력을 거슬러올라감. (클릭)

그대 영혼에 (유앤미블루) // 영화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의 엔드롤. (클릭)

Wonderwall (Oasis) // 갤러거 형제에게 종신 까방권 발급.

[] 영화 10편

원숭이행성 연작 (일명 혹성탈출) // 유년기 인격형성의 주재료 중 하나. 인간놈들 따위

스타워즈: 제국의 역습 // 어린 마음에, 탄탄 배 가르는게 너무 인상 깊었다. 남의 팔 댕겅 잘라내고 그런데 내가 네 아버지다 선언하는 기백도.

라비린스 // 데이빗 보위가 트롤 마왕인데 더 무슨 말이 필요한가

붉은 돼지 // 성숙하고 재밌는 중년용 미야자키의 감동…을 중년도 아니면서 느꼈던 순간.

아키라 // 시네마떼끄 문화의 추억.

크리스마스 전야의 악몽 // 단언컨데 완벽한 뮤지컬 영화.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 시대를 잇는 메시지에 관하여. 사람이 나서는 것에 관하여.

복수는 나의 것 // 조리 있게 세상의 부조리를 탐한 영화를 접하며 인식 확장을 얻다.

타인의 삶 // 영화 결말에 눈물을 흘린다는 경험을 매우 오랜만에 해보고, 다시 봐도 또 흘리는 경험.

박하사탕 // 좀 더 깊숙하게 개인적 기억.

[] 컴퓨터게임 10편

– 케이브맨 // 팩맨보다는 덜 히트친, VFD게임기의 전설. 화산재가 떨어지고 익룡이 습격하고 엄마공룡이 불을 뿜어도 어쨌든 공룡알을 훔쳐오는 부도덕함이 가히 GTA의 선조 (..아냐).

– 슈퍼마리오 형제 // “미안 마리오, 공주님은 다른 성에 있단다.” …인생이 담겨있다.

– BEAST // 도스용 ASCII 액션 게임은 가끔, 굉장했다. 블록을 배치하고 밀어서 적들을 압사시키는 전대미문의 잔학한 게임.

– 울티마IV // ‘Avatar’라는 말에 퍼런 외계인이나 대머리 무술사를 떠올리기 전 시대에는, 장대하고 철학적인 모험의 여정이 있었다.

– 테트리스 // 개념을 도입하고 그걸로 메커니즘을 만드는 과정이 얼마나 놀라운지 실감하게 해주었다.

– 삼국지2 // 마치 아이패드 2세대처럼, 코에이식 역사전략시뮬이라는 발명품의 근간은 여기에서 비로소 확립.

– 한메타자교실 베네치아 게임 // 기계인간 육성장치.

– 심시티2000 // 만들고 부수고 만들고 부수고

– 피카츄 배구 // 두 마리 피카츄로 두 플레이어가 비치발리볼 대전을 하는, 동인 게임의 전설.

– 식물vs좀비 // 팝캡은 캐쥬얼 게임의 마왕에게 영혼을 팔고 거래를 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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