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온라인용 신기술 잡상: 평판 태깅

!@#… 가끔은, 개념 넘치는 온라인을 위한 법적, 규범적, 시장적 접근 말고 기술적 요소들에 대해서도 잡상(레식교수의 모델이 지니는 포괄적 명료함은 동경의 대상이다).

!@#… 맛있는 떡밥이 자주 나오기 때문에 종종 가보곤 하는 이글루스 이오공감이 좀 난리다. 가입 연령제한을 18세에서 14세로 내린다니까 난리난 사용자들의 불만 대폭발 덕분이다. 나름대로 듣보잡 난리통보다는 정돈된 분위기(좀 멋지게 말하면 “1인미디어로서의 정보 신뢰성 등 담론 소통 가치가 높은”)를 자부하고는, 그 이유를 초딩 가입금지에서 찾는 이들이 생각보다 무척 많은 듯 한데, 글쎄…

네이버블로거들은 싸이를 얄팍하다 까고, 이글루스블로거들은 그들을 난삽하다 까고, 설치형 블로거들은 모두를 어차피 종속된 것들이라며 까는 것이 인지상정. 그런데 정작 설치형, 그것도 한국에서 덜 보편적인 엔진을 쓰는 덕택에 웹표준을 칼같이 지킴에도 불구하고 한국 포털 사이트들의 검색에서 대박 소외당하곤 하는 마이너 컬트 사이트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볼 때 모든 것은 일장일단. 게다가 capcold의 소신은 원래 이렇다: “사람은 누구나 나이, 성별, 인종, 종교와 관계 없이 평등하게 개념을 상실할 소양을 가진다.” 그렇게도 원천봉쇄를 통해서 ‘수질관리’를 하고 싶다면, 연령에 따른 가입 제한보다는 차라리 시험을 보는 것을 추천한다(과목은 인터넷예절, 한국어 독해능력, 기초논리학, 저작권 등). 객관식 100문제, 제한시간 30분.

!@#… 이런 상황에서 볼 수 있듯 질 낮은 – 즉 정보성이 낮거나 기타 담론 소통의 가치가 떨어지는 블로그들이 자신들의 ‘동네’에서는 눈에 띄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과 달리, 원천적으로 그들을 선별해서 막아내는 방법은 요원하다. 심지어 전혀 바람직하지도 않다. 그렇기에 정작 진짜로 필요한 것은, 각 블로그의 맥락화다. 해당 블로그의 성향 등을 알고 분류해서, 각 개인들이 알아서 필요에 따라서 피해가거나 취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말이다. 솎아내기(필터링)보다 구역짓기(조닝)이 바로 온라인의 갈 길이다. 그래서 생각한 바 있던 방안이 바로 ‘평판 태깅‘이다. 간단히, 해당 블로거에 관한 태그 키워드를 부여하고, 그 태그에 공감을 부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뭐 엄청나게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물론 아닌 것이, 테크노라티 같은 곳에서 포스팅 단위로 ‘열린 태그’를 가능하게 한 것을 블로그 차원으로 확장시킨 정도다. 다만 좀 더 개별 콘텐츠보다는 ‘매체 자체의 평판‘을 줌으로써 판단의 맥락을 판단하게 해준다는 것, 그리고 태그에 가중치를 부여하여 지배적 평가에 합의를 볼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차이다.

예를 들어 캡콜닷넷이라면 어떤 분들이 ‘얍삽’, ‘미묘’, ‘괴벨스’, ‘살롱좌파’, ‘몰락한 네임드‘ 같은 평판 태그를 붙일 수 있겠지. 그리고 다른 분들이 알아서 그 것에 공감 클릭을 해서 해당 태그의 점수를 올리거나, 혹은 다른 태그를 부여할 수도 있다. 그리고 그런 것들이 쌓일 수록, 독자들이 이 블로그를 규정하는 지배적인 인상이 남는다. 이런 생각들을 도저히 견뎌낼 수 없는 이들이라면, 그것이 여기 똥 있소 하는 간판이 되어줄테니 미리 피하면 된다. 이글루스 같은 회원서비스형 방식이라면, 이런 생각으로 가득한 블로그의 소유주는 댓글을 금지시킬 수도 있겠지(개인적으로는 전혀 장려하고 싶지 않은 방식이지만, 세상에는 극단적인 사례들이 있으니).

평판 태깅을 좀 더 예쁘게 응용하는 방법도 있다. 해당 태그 단어들을 분류해서, 감성온도(따듯한-차가운), 이성강도(논리파-감성파) 같은 것으로 만들고 색조로 된 아이콘을 부여할 수도 있다. 물론 이것을 바탕으로 하면 각종 ‘이웃 블로그 추천’ 같은 사회연결망 기능도 더욱 세련되게 움직이고 말이다. 일반적인 포스팅 태그를 모아서 블로그의 성향을 나타내기에는 아무래도 태그들이 블로그 주인장 자신의 의지인데다가 기준도 들쑥날쑥하다. 하지만 독자들이 부여한다면 좀 더 보편적인 척도 평준화가 이루어질 수 있다. 이런 것은 이글루스 같은 개별 업체에서 내부적으로 할 수도 있지만, 메타블로그 사이트, 블로그 검색엔진 등과 연계해서 좀 더 보편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아니 솔직히 나라면 반드시 그것이 도입되어 있는 메타블로그를 선택하고, 처음 보는 블로그라면 꼭 먼저 평판을 체크하고 들어가겠다. 또한 평판 태그들을 보여주는 페이지를 한번 거쳐가기 때문에, 해당 키워드들과 맞아떨어지는 맞춤형 광고를 삽입해서 돈 벌기도 좋다. 잘 되면, 블로그 말고 다른 사이트에 대해서도 점차 확대 적용하는 것도 가능하다(특히 언론사닷컴의 경우, 이런 식의 평판 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 사실 이런 발상이 제대로 구현되려면 키워드들에 대한 온톨로지 분석, 시맨틱 네트워크 기술 등을 열심히 적용해야 하기에 그렇게 뚝딱하고 만들어질 성격은 아니다. 하지만 이 잡상을 보고 만약 그런 서비스를 누가 개발하기로 마음 먹는다면, 일종의 ‘오픈소스’식 아이디어로 제시하는 만큼 돈달라고는 안할테니까 최소한 흐뭇한 미소라도 지어보게 출처는 명시 부탁. 뭐 꼭 평판태깅이라는 이 기술이 아니더라도, 매체가 넘쳐나는 시대일수록 외부적 평가에 의한 각 매체의 체계적인 맥락화는 무척 중요하다. 그것이 없다면, 사람들은 결국 자신만의 방법으로 머리 속에서 결국 맥락화를 시키고 만다(종종 무척 어처구니 없는 방식으로 말이다). 이렇듯 명랑사회의 합리적 정보공간은, 맥락화에서부터 시작한다. 그것은 물론 법제도나 시장, 규범으로도 접근하는 방법이 있기는 하겠지만, 기술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가장 빨라 보인다. 뭐, 그냥 그렇다는 이야기다.

Copyleft 2008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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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thoughts on “개념온라인용 신기술 잡상: 평판 태깅

Comments


  1. 平板태깅으로 읽고, 우와아! 무슨 기술일까 하고 들어왔는데
    評判태깅이었군요..;;;

  2. 우옹.

    어제 네**** 메신저를 통해서, ftp로부터 지인에게 일본어파일네임의 mp3 음악을 전송하는데 전송이 안되더군요. 그래서 long_file_name 으로 고치자, 설마 그렇게 고쳐서…전송안되던게 잘되겠냐고 컴맹지인이 묻더군요.물론 잘되었죠.

    파일네임의 불안전성에 대해 말해주면서, ‘결국은 파일네임이던 게시물제목이든 웹주소이던, 그 mp3 에 박혀있는 태그가 중요한것처럼 앞으로 태그가 더 중요하게 될거야.태그가 제일이지………문제는 정작 태그가 쓰여야할곳은 안쓰이고, 안써도 될곳에서 장식용으로 쓰고 있지만’

    등으로 대화를 맺었죠. 블로그에서의 태그는 정말 ‘내가 오늘 짜증 나는 일이 있었어.ㅇㅎㅎ’ 따위의 태그를 쓴 유저들을 보면서, 가능성의 반을 접고 있는 상태였는데. 느무 느무 좋은 발상을 써주셨군요. 독자태그라니…

  3. !@#… Joyh님/ 사실 글 쓰면서 그 개그가 머리속에 열번씩 떠올랐다가 애써 이성의 끈을 부여잡고 참았습니…;;;

    nomodem님/ 물론 본격적인 실용성을 위해서는 ‘유사 의미의 군집화’라는 큰 난관이 남아 있긴 하지만 말이죠.

  4. 오오. 재미있는 아이디어입니다 ‘ㅅ’
    사실 저도 워드프레스를 쓰지만 제 글이 웹표준에 맞지 않아요…..(이런-_-)

    저도 디폴트 테마를 고쳐서 쓰는데 디폴트 테마 소스는 너무 만지기가 힘들어요!
    이상입니다.

  5. 이러니저리니 해도, 저로써는 쌍수 들고 환영하고 싶은 정책입니다.
    일단 제가 고등학생이기 때문에<<
    근데 그렇게 제한을 푼다고 해도 우려하는 만큼 많은 초등학생이 유입될까 의문입니다.

  6. !@#… Rainbow님/ 디폴트 큐브릭 테마가 너무 자잘한 옵션들을 많이 넣긴 했죠(그래야 가급적이면 사람들이 손 안 대고도 바로 쓰니까 그런 것이기는 해도);;; 하지만 덕분에 가지고 놀기에는 은근히 재미있습니다.

    언럭키즈님/ 사실 오덕 취향이란게, 항상 초딩 대습격을 천적마냥 두려워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