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논 1/220> / FSS

!@#… FSS 이전, 나가노 아저씨의 대표작이라면 역시 엘가임. 제타건담에서 백식이나 큐벨레이 등 엄한 기체들로 컬트적(?) 인기를 누린 아저씨가 잔뜩 자기 디자인의 세계관을 풀어보였던 물건인데, 엘가임 시절의 많은 기체들이 모양이나 이름, 혹은 둘 다 FSS에서 재활용(좋게 말해서, 발전적 계승) 되고 있다. 그 중 주역기체인 엘가임은, FSS 세계에서는 상대적으로 별로 멋도 없는데도 불구하고 작품 내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순백의 미인’이니 어쩌느니 하면서 최고의 아름다움으로 칭한다고 설정되어 있는 녀석으로 탈바꿈했다. 비뚤어진 편애의 극치라고나… 여튼, 그 이름은 쥬논. 하지만 무려 3권에서 봉인이 되어버리고 2부가 나오기 전까지는 대략 퇴장. 그런데 그게 언제나올 줄 알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이 녀석을 계속 그리고 싶어하고… 결국 설정을 덕지덕지 누더기로 자꾸 붙여서, 원래 쥬노 별의 콜러스 왕가에 내려져오는 왕가의 MH인 인게이지 계열의 디자인을 계승하고 있다는 어마어마한 어거지를 썼다. 그래서 인게이지 옥타버라는 짝퉁 쥬논도 등장하고…

!@#… 음음음. 뭐 여하튼. 3권에서 출정할 때의 쥬논. 커다란 돌격창(파이돌 스피어)과, 자기 키만한 대형 방패를 들고 있는 뽀다구 포즈가 있다. 그걸로 만든 1/220 키트가 있다.

 … 대 실패! 초창기에 만들었기 때문에 기술 부족도 있지만, 먹선용 몰드가 완전히 뭉개져버린 싸구려 리캐스트의 무시무시함을 과소평가! 게다가 순백의 미인…이라는 별명때문에 다른 것 하나도 안섞은 새하얀 색으로 칠해보려다가 망한 것도 있고. 그 결과 약간만 가까이서 접사를 하면 삐뚤어진 라인들이 마구 눈에 들어온다. 사실 프로포션도 좀 약하고, 무엇보다 저 방패를 빙자한 서핑보드… 무게도 엄청나서 세워놓기가 참으로 애로사항이다.

…그나마 조금 나은 각도. 그래도 원래 사실 별로 안이쁜 디자인인걸!!!

…양심선언 같은 사진. 뭉개진 먹선의 압박. 물론 실제 키트는 사진보다 훨씬 작기 때문에 이 정도로까지 눈에 들어오지는 않지만… 여튼 언젠가 시간이 나면 용해제 속에 푹 c궈서 색을 모조리 뽑아버린 다음에 처음부터 다시 칠하고픈 욕망을 불태우게 만든다.

 

— Copyleft 2004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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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thought on “<쥬논 1/220> / FSS

Comments


  1. [네이버 덧글 백업]
    – 클라우드 – 사진의 후기형 쥬논은 인게이지 계열 모터헤드 중에서 내가 보기에도 제일 디자인이 어정쩡하다. 설정상 어설프게 미라쥬계열과의 짬뽕을 시도했기 때문인지.. 엘가임 디자인을 계승한 초기형 쥬논(인게이지 SR2)과 인게이지 옥타버SR1 은 화려하진 않지만 쭉빵 프로포션으로 괜찮음^^. 최후기형 라스트쥬논은 좀더 미라쥬머신에 가까워지면서 멋지지 않냐? 2004/07/09 23:13

    – 캡콜드 – !@#… 레드미라쥬 엔진을 실어넣은 이 버젼이 3권에서 결국 봉인당했던 가장 중요한 이유는, 가장 멋대가리 없는 디자인이었기 때문이었다고 내심 믿고 있죠. 여러모로, 재앙급 머신. 2004/07/10 00: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