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오브 2009: 도서편

!@#… 알렙님의 명에 의거, 2009년 추천할 만한 도서 포스팅. 그런데 꼽다 보니 2009년에는 어째 전공교과서 말고는 별로 챙겨 읽은 책이 없다는 것을 반성. 그게 무슨 상관이야라고 하실 분들도 있을지 모르겠으나, 연말 추천포스팅으로 “복잡적응계 개론” 같은 걸 추천하기는 좀 뭐하잖아(왜 그런 걸 읽고 있는지 물어보면 반칙). 여튼 그래도 여차저차, capcold식 관점에서 읽어둘만한 도서 몇가지 나열한다. 만화는 특별취급해서 연말에 따로 포스팅하는 관계로 리스트에서 제외.

 

일반추천:

대한민국 소통법 / 강준만. 강준만의 여러 연재 칼럼 가운데 사회적 소통을 테마로 한 것을 모아내 분류하고 일부 내용 추가한 책. 맥시멀리즘, 의식의 경로의존, 집단사고 등의 키워드를 동원하여 한국에서 왜 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지에 대한 여러 진단이 담겨 있다. 해결책 제안에는 꽤 인색하고(‘성찰’ 같은 개념적 화두만 있을 뿐) 아직까지도 온라인에 대해서만큼은 뭔가 이해가 피상적이라는 느낌이 드는데다가 마지막장의 노전대통령 관련 이야기는 뭔가 책의 흐름을 끊어놓지만, 이만큼 난해하지 않게 잘 정제된 생각 떡밥은 드물고 소중하다. 물론 각하 동네에서는 절대 안 읽겠지만.

행복한 밥상 / 마이클 폴란. 먹거리 건강이란… 오바하는 게 오히려 더 문제다. 영양소로 환원하여 섭취하기보다 음식으로서 먹어라. 근데 너무 많이 먹진 말고. 아 참, 식물을 많이 먹어라(하지만 고기도 먹어도 된다). 합리적으로, 절충적으로, 하지만 개인의 건강과 식품산업이 더 나은 방향으로 뚜렷하게 나아가기 위한 식습관 이야기. 먹거리에 대한 이야기 자체보다, 그런 접근법이 매우 마음에 든다. [영어판 기준 추천]

피드 / M.T. 앤더슨. 멋진 신세계에서 호밀밭의 파수꾼이 알제논에게 꽃을 바치는 사이버 문명비판. 개인화된 쓰레기 정보와 오락과잉이 직접 뇌에 주입되어 짧은 어휘력과 퇴화된 이성이 표준이 된 어느 시대에 벌어지는 저항과 순응. 중고등학생들에게 허구한날 오헨리 단편선 같은 것만 ‘공부시킬’ 것이 아니라, 이런 동시대/근미래 호흡을 하며 문제의식을 던져주는 작품들을 즐기게 해줘야 한다니까. [영어판 기준 추천]

왜 사회에는 이견이 필요한가 / 캐스 선스틴. 어째서 아직 한국에 선스틴의 엑기스인 ‘Republic.com'(현재는 제목도 내용도 2.0으로 업그레이드)이 번역되어있지 않은지 의아해하며, 그나마 그의 사회소통론을 설명하고 있는 국내 번역서를 찾다보니 이게 들어와 있었다… 선스타인이라는 뭔가 미묘하게 어긋난 저자명으로 말이다. 정보의 풍요와 선택권의 증가 및 토론기회의 증대는 그 자체로는 오히려 더욱 사고의 진영 극단화를 가져올 수 있으니, 단순한 정보와 채널 확대보다는 이견을 중요시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드는 기제들을 고안할 것을 역설한다. [영어판 기준 추천]

죽도록 즐기기 / 닐 포스트먼. 80년대까지의 상황만을 담아내고 있기는 하지만, 기본 얼개와 문제의식은 여전히 유효한 미디어생태학의 명저. 사실 이 책의 서문만 읽어봐도, c모의 미디어관에 미치고 있는 영향력을 쉽게 추론할 수 있으리라: 정보의 통제가 아니라 사소화하는 방식의 과잉을 통해 이성적 사고를 마비시키는 이야기라든지, 합리적 사회적 메시지 축적에 있어서 신문과 방송의 차이라든지(비록 현재의 인터넷 중심 융합시대에는 구도가 훨씬 복잡해졌지만), 핵심 테제인 “모든 것의 오락화”라든지 뭐 끝이 없다. 여튼 올해 한층 깔끔한 모습으로 다시 한국의 서가에 선보였다.

 

읽지도 않았는데 그래도 추천:

친일인명사전 / 편찬위원회. 과정의 우여곡절을 되새기면, 나왔다는 것 자체가 이미 추천감인 책.

옥중서신 / 김대중, 이희호. 우와, 완전판이다!

 

올해의 과대평가:

프리 / 크리스 앤더슨. 작년 WIRED의 특집기사였을 때는 흥미롭고 거침없고 압축적으로 많은 생각을 유도하는 내용이었는데, 단행본으로 확장하니 반복적이고 지나치게 선언적이고 비약이 자주 드러나는 모양새가 되어버린 감이 있다. 결정적으로, FREE 모델이 작동할 수 있는 조건이란 매우 제한적이고 그것을 저자도 모르는 것이 아님이 분명한데 툭하면 이게 바로 산업의 미래라는 식으로 과대포장하는 기본 얼개가 많이 부담스럽다.

 

!@#… 다른 “capcold가 뽑는 베스트 오브 2009년” 시리즈들은 진짜 연말(or 연초)에나 올라올 예정이지만, 이건 도서 추천 릴레이를 던진다는 의미에서 먼저 올리게 되었습니다. 바톤 받아주실 분들은… 떡밥을 투척하신 aleph님, 옆에서 부채질하신 coldera님, 그 모든 상황을 주시하고 계셨으리라 짐작되는 이승환님. 각자 자유로운 형식으로 올려주시고 트랙백 쏴주시고 다시금 여러 명을 피라미드에 끌고 들어오세요(핫핫).

Copyleft 2009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 <--부디 이것까지 같이 퍼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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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thoughts on “베스트 오브 2009: 도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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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Pingback by Nakho Kim

    [캡콜닷넷업뎃] 베스트 오브 2009: 도서편 http://capcold.net/blog/5052 | 며칠전 명 받은 도서추천릴레이. @aleph_k @coldera @Nudemodel 께 바통을 공개적으로(핫핫) 넘기는 바입니다.

  2. Pingback by 寒士

    @capcold 허헉 ;; 지난해부터 읽은 책이 엄청나게 줄었는데 헛헛;;; RT @capcold: [캡콜닷넷업뎃] 베스트 오브 2009: 도서편 http://capcold.net/blog/5052 @aleph_k @coldera @Nudemod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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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Pingback by Curious Mind ...... and lazy body

    올해의 책 by aleph…

    0. 트위터에서 은근슬쩍 “올해의 책”을 꼽아보자고 사람들을 부추겼다. 말을 받아준 것부터가 악업인지라 끄덕끄덕해주신 캡콜드 사마(http://capcold.net)께 첫 시작을 부탁(이라고 쓰고 강요라고 읽는다)드렸다. 역시 아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캡콜드 사마는 대인배이기 때문에 흔쾌히 그 시작을 열어주셨고(http://capcold.net/blog/5052). 바톤 받아주실 분들은… 떡밥을 투척하신 aleph님, 옆에서 부채질하신 c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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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캡콜닷넷의 일련의 ‘2009 베스트’ 시리즈 중 첫타(사실 도서편이 이미 있었으니 두 번째지만), 만화편. 한 해가 지날수록 나름대로 권위와 […]

  6. Pingback by 유저스토리북 블로그

    당신의 2009년 최고의 책은 뭔가요?…

    한 해가 시작할 무렵은 다짐을 합니다. ‘더 열심히 살겠다’라고 말이죠. 그리고 한 해가 끝날 무렵 항상 반성을 합니다. ‘올해도 그렇게 더 열심히 살진 못했구나’라고… 연말이되니 각종 시상식들이 난무하지만 올한 해를 잘 보냈고 2010년을 맞이하는 ‘나’를 돌아볼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요?2009년이 시작할무렵 더 많은 책을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결과는 정말 안습이네요. 그래도 기억을 더듬고 더듬어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7. Pingback by Visions of the Gamepocalypse | Zinin Blog

    […] Feed라는 소설생각이 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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