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만화 주요 이슈 [한국만화연감 2010]

!@#… 최근 마침내 정식출간된 2010 한국만화연감(그러니까 2009년의 자료 총람)의 트렌드 개요 챕터에 기여한 원고들 가운데 시사만화 관련. 앞서 올린 다른 챕터들과 함께 읽기를 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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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만화 주요 이슈

1) 시사만화의 표현 수위 논란

시사만화는 특성상 권력 및 권력자들에 대한 강한 조롱을 자주 구사하곤 하는데, 유머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 정도로 효과적으로 표현해내지 못할 경우 특정인에 대한 모욕 혹은 명예훼손으로 받아들여질 위험을 항상 안고 있는 장르다. 2009년 한국 시사만화에도 크고 작은 표현 수위 논란이 있었는데, 그 중 두 개의 사건이 이런 측면을 뚜렷하게 드러내준 바 있다. 그 중 하나는 경기도 원주시의 시정홍보지인 ‘행복원주’ 6월호 만평의 현 대통령 욕설 사건이다. 해당지의 만평은 내부 직원이 아닌 회당 고료를 지급받는 외부 작가에 의해 그려졌는데, 호국영령 위패 앞에 묵념하는 가족의 모습을 별다른 풍자 없이 삽화로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위패가 놓인 제단의 문양이 가로세로 및 좌우를 바꿔서 자세히 관찰하면 현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 어휘의 욕설이 담겨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홍보지가 정상적으로 배포된지 2주일 후에야 이런 사실이 발견되었는데, 이에 대한 후속조치로 원주시청이 공보 관련 공무원 2명을 직위해제하고 만평가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고 1억 2300만원에 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했는데, 공무집행방해 부분에 대해 12월에 300만원의 벌금형이 선고되었다. 사회적 물의가 일어난 것 자체에 대한 책임을 만평에 묻는 것이 정당한 것인지 표현의 자유와 관련된 많은 논란을 불러온 사건으로 남았다.

다른 방향에서 표현 수위 논란을 일으킨 만평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를 전후한 신경무의 조선일보 시사만화 『조선만평』이었다. 지면의 정치적 진영성향에 따라서 조선만평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뇌물혐의를 매우 공격적인 표현들을 동원하며 기정사실화한 바 있는데, 갑작스러운 서거를 맞이하게 되자 당일 만평을 검은 바탕에 국화꽃 하나와 의례적 애도 문구를 넣었다. 그리고 다음 회에 고인을 하늘 멀리 날아가는 작대기 하나로 처리하는 방식으로 그려냈는데, 이러한 일련의 표현들이 고인을 추모하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고인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는 매우 부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특히 국화 만평이 게재된 이래로 모든 포털사이트에서 조선만평이 더 이상 업데이트되지 않는 상황까지 겹치자 해당 신문이 대중의 분노를 겁내고 있다는 식의 여러 추측들이 난무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원주시 만평 사건이 일회적인 격한 표현으로 선을 넘어선 법적 분쟁 차원의 문제라면, 조선만평의 경우는 지속적인 공격을 해오던 중 상황에 의하여 표현 허용의 기준선이 바뀌어버리는 도덕적 차원의 논란을 일으킨 사건이었다.

2) 시사만화 전시회

한국만화 100주년을 맞이하여 기획된 여러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전국시사만화협회가 주최한 한국시사만화 100년전이 9월 서울애니메이션센터에서 열렸다. 원래 한국만화 100주년의 시발점이 된 이도영의 만화 역시 시사만화였고 100주년 사업 준비위원회의 발족 역시 시사만화가 단체들이 적극적으로 주도했던 있는 만큼, 시사만화만을 따로 다루는 개별 100주년 전시회가 이루어진 것은 자연스러운 귀결이었다. 전시는 시사만화의 역사를 다룬 섹션, 현재 활동중인 작가들의 동시대 이슈를 담아낸 섹션, 대통령 캐리커쳐, 해외 초청전 등으로 구성되었다. 다만 관련 단행본으로 묶어내거나 온라인 전시를 만드는 등의 방법으로 전시의 풍성한 내용을 전시회장 이외의 영역까지 적극적으로 확장하는 연계사업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 단점으로 평가된다.

이보다 규모는 훨씬 작지만 마찬가지로 큰 의미가 있는 행사는 12월 광주시청에서 광주전남시사만화가회 주최로 열린 “광주·전남 오피니언리더 100인 캐리커처전”이었다. 광주 전남 지역의 시사만화가들이 자신들이 활동하는 지역의 인물들을 소재로 한 시사만화 전시회를 연 것으로, 지역신문의 기반이 상대적으로 영세한 한국 저널리즘 현실에서 개최되었기에 더욱 주목할 만한 시도로 평가된다.

3) 중앙일보 시사만화가 김상택 별세

중앙일보의 1칸 시사만평을 담당했던 김상택 화백이 2009년에 지병으로 별세했다. 고인은 90년대에 경향신문의 시사만평가로 활약하면서 특유의 직설과 날카로운 펜선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으나, 중앙일보로 옮긴 뒤 비판적 위트가 줄고 소속지면의 진영논리에 함몰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4) 테마 중심 시사만화 단행본 출간

경향신문의 4칸 시사만화 『장도리』가운데 현 정권 치하에서 일어나는 사회의 모습들을 테마로 하여 선별한 단행본 『삽질공화국에 장도리를 날려라』가 2009년에 출간되었다. 4칸 시사만화의 단행본은 2007년 『나대로 간다』, 2008 『고바우 영감』에 이어 매년 출간되고 있으나, 이 책은 완결된 작품을 회고하는 모음집 개념이 아니라 특정한 주제의 작품들만을 발췌하고 관련된 시사 해설을 첨부하는 등 작품 중심이 아니라 시사적인 특정 테마 중심이라는 점이 특징적이었다. 시사만화 단행본이 종종 사후모음집이라는 속성 때문에 시사만화 본연의 매력인 현실 참여성을 잃게되는 단점을 극복한 선례로 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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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당연한 이야기지만 여기 버전은 최종출간버전과 다소간 다르며, 책 속의 다른 꼭지들 – 특히 데이터 차트 – 와 합쳐서 읽을 때 완전해진다. 그냥 떡밥 맛보는 셈 치고 읽어주시고, 따로 참조해서 인용할 일 있으면 책으로 해주시길. 박인하 교수의 전체 서문에 해당하는 총론 글을 이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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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thoughts on “시사만화 주요 이슈 [한국만화연감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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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Pingback by Nakho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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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Pingback by 한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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