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총선에서 패배한 것은 어느 정당들보다도(심지어 1.1%의 진보신당보다도) 한국 언론환경이다.
정권이 떨궈놓은 낙하산 사장들의 ‘정권의 입’놀이의 횡포에 결국 폭발하여 현재 대대적 파업을 벌이고 있는 KBS, MBC, 연합뉴스, YTN의 노조원들. 그들을 싸움에 나서도록 만든 그 악조건들을 S당은 굳건하게 이어갈 예정이다. S당이 다시금 과반 국회 1당을 차지함에 따라서, 여전히 정권의 입맛으로 언론 경영이 이루어질 것이며 계속 싸우거나 다시 굽히거나 할 수 밖에 없게 된다. 공영미디어의 민주적 거버넌스를 위한 개혁입법은 그냥 뭐 향후 4년동안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 매체환경 변화 속에 더욱 처절하게 정치진영화와 선정성으로 승부하게된 조중동 역시 더욱 자신들에게 유리하고 언론환경 전반에 해악스러운 정책들을(예: 애초의 종편 정책. 뚜껑을 열어보니 이상해졌지만) 4년동안 더 얻어내게 되었다.
총선 보도의 과정에서 보여준 정치 저널리즘의 품질붕괴는 참담하기 그지없다. 어느 언론사든 포털이든, 총선특집페이지에 정책 섹션은 사실상 없었다. 이슈 묶음은 경마구도와 스캔들 생중계. 실시간 키워드까지 강조하여 더욱 얄팍해지고, 정치세력 열정이 앞서 기본 기사품질조차 망한 것은 다반사였다. 저널리즘의 자해행위는 좌우를 넘은 포괄적 연대를 이뤘다. 문제는 그렇다고 단위별 부문별 정책비교 및 입장변화 타임라인, 자료집과 로데이터 등을 링크, 연일 정책비교분석 심층기사 같은 것을 해야할만한, 언론규범 이외의 상품매력으로서의 인센티브는 무엇인가. “고품격 저널리즘”에 상품가치를 부여하는 것이 당장 한국 언론환경에서 풀어야할 가장 큰 숙제다.
대안 뉴스미디어의 가능성 또한 똥을 받아들고 말았다. 지역/시민미디어 정책 따위 신경도 안쓰려는 S당의 의회다수 획득도 걸림돌이지만, 붐을 일으켰다는 ‘나꼼수’ 등이 실제 포괄적 사회참여력에 있어서 여실하게 한계를 드러냈다. 폭로와 재미를 일으키는 것과 별개로, 그 너머 이성적 성찰과 참여로 이어주는 것에는 역부족이다. 붐을 일으키는 것들은 얄팍하고, 좀 더 깊게 자료를 모아주고 생각을 유도하고자 한 것들은 붐을 타지 못한다. 그 경계에 다리를 제대로 이어줄 수 있는 방식의 대안미디어 프로젝트들이 한층 긴요하게 요구되는 세상이 되었는데, 정책적이든 대중적이든 지원을 받기가 무척… 힘들다.
!@#… 공영미디어 개혁 정책을 이런 국회 구성에서도 관철시킬 수 있는 묘책, 고품격 저널리즘에 보상을 줄 수 있는 장치, 대안미디어의 이성적 힘을 확보할 시도들, 이런 것들에 대한 간단한 마법의 해결책을 지금 당장 짜잔하고 내놓을 수 있을 리가 없다. 다만 총선 후폭풍의 오늘 같이 여기까지 선명하게 문제가 드러나는 타이밍을 빌어, 필요한 사람들이 이런 문제들을 직면하고 함께 궁리하기 위한 화두부터 던져보는 것이다. 향후 4년간 많은 것을 막아내야할 다짐을 미리 각오하고, 더 많은 것을 새로 실험하여 만들어낼 것을 약속해야할 시점이다.
— Copyleft 2012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부디 이것까지 같이 퍼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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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총선에서 패배한 것은 어느 정당들보다도(심지어 진보신당보다도) 한국 언론환경이다. 어느 언론사든 포털이든, 총선특집페이지에 정책은 없었다." http://t.co/L6xArNwe by @capcold 동감. 이게 경마 중계지 총선 보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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