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뉴스스탠드로 잃어버린 것 [한겨레 칼럼 130407]

!@#… 게재본은 여기로. 얼굴사진이 상의도 없이 이전 것으로 바뀌고 그나마 어색하게 배경을 오려낸 버전으로 바뀌어서, 코너 제목이 의도하는 세대론틱한 이야기는 한 마디도 안하고 내내 저널리즘/미디어만 다뤄서 이제 그만두라는 우회적 신호가 아닌가 잠시 고민했으나… 알고보니 내 사진 정도는 양반이었다.

 

네이버 뉴스스탠드로 잃어버린 것

김낙호(미디어연구가)

몇 년 전, 네이버가 국민 여론을 조작한다는 식의 음모론이 한창 기세를 떨치던 때가 있었다. 심증으로 동원되던 논리 중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보다 마이클 잭슨이나 장자연의 죽음이 검색어 순위에서 상위라는 것이 수상하지 않느냐는 주장도 포함되었다. 연예인의 죽음이 전 대통령의 비극적 서거보다 더 사회적 관심을 끌었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그런데 현실은, 말이 되었다. 매우 많은 이들이 네이버를 인터넷의 대문으로 사용한다고 해서 네이버가 전국 모든 이들이 지니는 모든 관심사의 정확한 표본인 것이 아니다. 사람들은 특정 매체를 특정 용례를 위해 사용할 따름이고, 네이버라고 해도 다르지 않다. 사람들은 네이버를 연예 내용을 찾는 쪽으로 더 사용했고, 덕분에 2009년 검색어 상위 10개 가운데 9개가 연예 관련이었다.

최근 네이버가 사이트 대문에서 언론사들이 직접 선정한 기사를 하나의 목록으로 보여주었던 ‘뉴스캐스트’를 폐지하고, 언론사 단위 아이콘을 누르면 해당 언론사가 직접 편집한 목록 페이지로 이동하는 ‘뉴스스탠드’ 서비스를 강행하여 언론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기존 뉴스캐스트 방식은 언론사간 극심한 경쟁 속에 저급한 낚시 제목으로 가득 차서 원성을 샀는데, 새 방식은 정반대로 첫 화면에 기사 제목이 아예 없다. 그러다보니 링크를 타고 바로 개별 언론사 사이트로 오는 방문이 감소하게 되는데, 아니나 다를까 언론사들은 트래픽이 적게는 3-40%, 많게는 80%까지 줄었다고 각자 대책 마련에 부산하다.

그런데 이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가장 주목할 점은 바로 클릭해서 들어가기 위한 수고다. 많은 이들이 이번 뉴스스탠드의 특징으로 주목했던, 언론사를 선별하여 구독목록을 개인화하는 방식은 이전에도 어쨌든 존재했고 지금도 여전히 활용률이 높지 않다. 반면에 클릭의 문제는 확연한 것이, 통신사인 연합뉴스는 여전히 이전처럼 개별 기사 제목들이 노출되는데 언론사들의 트래픽 급감과 달리 실행 첫날 55%의 트래픽 증가를 얻었다고 보도되었다. 즉 언론사의 트래픽 감소란, 네이버 첫 화면에서 제목을 보면 바로 클릭해보곤 하지만 굳이 뉴스를 찾아보기 위해 전용 뉴스 섹션 페이지로 들어가지는 않는 사용만큼의 감소다. 단순화시키면, 클릭 한 번은 하겠지만 클릭 두 번은 귀찮아하는 정도의 뉴스 소비였던 셈이다. 사람들의 네이버 뉴스 검색 활용빈도의 큰 부분이 사실은 연예오락에 집중되었듯, 기존 뉴스캐스트 이용의 큰 부분은 두 번 클릭하려면 귀찮은 정도의 소일거리였다. 독자들의 관심사가 무엇이고 뉴스 리터러시가 어떤지를 떠나서, 그냥 네이버를 쓰는 방식이 그랬던 것이다.

뉴스스탠드로 바뀌며 벌어진 트래픽 감소에서 각 언론사가 잃어버린 것은, 그런 가장 가벼운 종류의 뉴스 소비에 불과하다. 물론 타겟 마케팅이 아닌 단순한 머릿수를 기반으로 광고 유치를 하는 경우에는 확실히 걱정거리고, 애초에 딱 그런 부류의 독자들만 만족시키는 것이 목표인 선정적인 연예 매체라면 존폐가 걸린 일이다. 하지만 소일거리 이상의 무언가를 추구하는 언론사라면, 그런 거품과는 무관하게 여전히 들어와서 읽는 이들을 위해 더 양질의 기사를 만들고, 관련 내용들을 언제나 손쉽게 묶어서 참조할 수 있도록 사이트를 가꾸며, 여러 경로로 내용이 유통되도록 성실하게 화제성을 관리하며, 핵심 독자들의 소비 성향을 심층 조사하는 지극히 기본적인 것들에 신경을 쓰는 것이 적합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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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칼럼 [2030 잠금해제] 필진 로테이션. 개인적으로는, 굵은 함의를 지녔되 망각되기 쉬운 사안을 살짝 발랄하게(…뭐 이왕 이런 코너로 배치받았으니) 다시 담론판에 꺼내놓는 방식을 추구하고자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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