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투표 한 장 2

!@#… 한국시간으로 내일이면 총선. 캡콜닷넷에서는 평소 그렇듯 그냥 아예 자신의 지지성향을 드러내고 홍보한다. 그것이 이번 총선에서는 보시다시피 몇 가지 지극히 상식적인 이유에 입각해서, 진보신당이고. 내 주머니 상태, 내 사회적 지향점에 맞으니까.

물론 한나라당이 200석을 가져간다고 해도 당장 그 다음날 대지진이 발생하고 하늘에서 개구리 폭풍이 불어닥치는 것은 아니니 오버할 필요는 없다. 원래 해방후 한국 현대사의 2/3 이상이 그 이상으로 조낸 후진 시스템이었는데도, 오히려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어르신들도 많을 정도 아닌가. 민주당보고 아직도 탄돌이라고 놀려먹곤 하는데, 10년 동안 통치하면서 나쁘지 않게 방어해낸 부분도 많은 나름대로 기본기는 있는 정당이다. 기타등등 다른 정당들도 나름대로 장단점들이야 있다. 지지자들은 장점에 혹하고 단점은 ‘보완 가능한’ 것으로 보기에 찍어주겠지 뭐. 그게 얼마나 근거가 있는지, 자신들의 현 상태와 상응하는지에 따라서 멍청한 지지인지 생각이 좀 있는 지지인지의 차이는 있겠지만 말이다.

!@#… 그냥 하루가 남았다면 그 중 점심 먹고 딱 한 시간동안만이라도, 내가 왜 그 정당을 지지하는가, 그 정당이 과연 내 요구를 충족시켜줄 의지가 있는가, 당장의 식권 한장이 아니라 4년동안, 아니 잘못하면 그걸 수습하느라 들어갈 향후 10년동안의 텀을 놓고 볼 때 과연 나에게 이득이 되어줄 것인가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 경제를 살린다는 표어가 아니라 ‘내’ 경제를 살려줄 것인가, 세금을 줄인다는 선심이 아니라 그래서 내게 돌아올 복지혜택이 온전히 남아있을 것인가, 기업규제를 풀겠다는 약속이 아니라 그 결과 내 직장이 온전할 것인가, 운하로 관광을 보내겠다는 비전보다 그 삽질 와중에 혹시 내가 관광당하는게 아닌가를 한번쯤 생각해보는 것 말이다. 그 결과 어디를 지지하든, 그건 그 사람의 몫이다. 여하튼 주어진 조건 속에서 최선을 다한 판단이다. 그리고 그 속에서, 세상이 아니라 자신을 위한 투표를 할 수 있다. 그러니까 이것 하나만 기억하자:

“내 한 표가 내가 원하는 명랑사회를 만드는 것에 별 도움이 되지는 못할지도 모르지만, 아무 생각 없으면 그 길을 확실하게 막는 것 만큼은 할 수 있다.”

!@#… 하기야 아무 생각 없는 사람은 이런 마이너 편향 블로그에 놀러오지도 않겠지만.

Copyleft 2008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PS. 그리고 또 한번, 진보신당 한 표 굽신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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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thoughts on “당신의 투표 한 장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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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아직 대다수 한국인의 대전제는 “나라가 살아야 내가 산다”라서 “너의 이익을 위한 투표를 하라”고 하면 “이기적인 나쁜 놈이 되어라”는 소리로 들릴 것 같아요. 그래서 더더욱 진보진영의 인간들을 이기주의자 이미지로 덧씌우게 되는…. 고도의 안티. ㅎㅎ

  2. 출국하기 전에 친척들이 보자고 해서 모여서 밥을 먹는데,
    [대운하 그거 해야해. 경부고속도로 지을 때도 반대했지만 다 잘 됐잖아] 이러는 소리를 듣고
    위액이 역류해서 소화장해를 겪었습니다OTL
    아 정말 어쩌면 좋답니까…

  3. !@#… 시바우치님/ 그 어르신들, 노무현 정부의 수도 이전에는 혹시 반대하시지 않았던가요?

    지나가는이님/ 물론 정작 저는 제가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지 가끔 모를 때가… :-)

    모과님/ 자고로 남이 이기적이면 나쁜 놈, 자기가 이기적이면 ‘인간미’인거죠. 핫핫

  4. nomodem님/ 눈에서 피의 나이아가라가 펼쳐진들, 적극적으로(한 표) 또는 소극적으로(기권) 재벌당 독재를 만들어주는 멍청함 앞에는 도저히 쨉이 안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