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재본은 여기로. 현 씨네21 사이트 시스템이 문제가 있어서, 이렇게 종합 기사에서 한 코너 맡는 경우에 필자명 넣기가 괴상한가보다. 저번에는 전체가 내 이름으로 가더니 이번에는 반대로 아예 이름이 없…
형식, 설정의 묘미 – SM플레이어
반년 전쯤, 네이버의 웹툰코너에 ‘스마트툰’이라는 범주가 생겨났다(얄팍한 유행성 조어에 대한 한탄은 다른 기회에). 낱개 세로 칸 단위로 전환효과를 구현하는 등, 세로로 들고 다니는 작은 폰 화면에서 읽어야만 비로소 읽을만해지는 만화 형식이다. 여러 장르의 작품들이 이 방식으로 선보였는데, 이 방식이 적절한 연출효과로 승화될 만했던 소수의 사례는 결국 칸 단위 전환이 반전과 의외성, 정확한 리듬의 분절감이 재미가 되어줄 때였다. 바로 빠른 페이스로 기발한 설정들과 뒤집기의 개그가 휘몰아치는 작품에서 말이다.
그 정점에 있는 것이 바로 [SM플레이어](랑또)다. 제목은 가학-피학이 아니라 ‘설정만화’의 약자로, 같은 만화캐릭터 ‘출연자’들이 어떤 특정한 설정을 규칙으로 내세운 각각의 에피소드에 등장하여 이야기를 펼친다. 그 중에는 전형적인 장르 관행을 따르는 설정도 있다. 호러물, 명랑물에서 흔한 규칙을 다 따를 때 오는 민망함의 재미다. 아니면 그런 관행을 살짝 비트는 설정일 때도 있다. 막장드라마 줄거리를 따라가되, 사실은 모두 착한 사람들이라는 설정이라든지 말이다. 혹은 아예 어떤 미묘한 연출 방식을 설정으로 두기도 한다. 금도끼은도끼 설화를 무조건 ‘강약약’ 연출패턴에 끼워 넣어서 무의미한 부분이 엄청나게 강조되어 자아내는 기발한 유머가 펼쳐진다. 나아가 5화마다 한 번씩은 출연자들과 작가가 한번씩 향후 전개에 대한 회의도 하고, 그 결과 나온 매우 괴상한 결정을 다음 분기에서 어떻게든 실현하는 것도 독특하다.
이렇듯 철저하게 설정을 활용하고 뒤집는 방식이다보니, 매 칸의 전환마다 급반전과 개그가 날아다니고 에피소드의 뒷부분으로 갈수록 개그의 강도가 증가하다가 통쾌하게 황당한 결말을 맞이한다. 형식의 제한(!)을 오히려 더 과격한 개그를 위해 활용해낸, 실로 모범적인 개그만화다.
PS> 게재본에는 없는 보론: 사실 네이버가 ‘스마트툰’ 범주로 넣은 것들 중 효과를 쓸만하게 살린 작품이 매우 드물다. 특히 그걸 full웹으로 읽을 때는 가히 가슴이 답답해지는데, 풀웹에서도 모바일 버전으로 바꿔서 볼 수 있게 작은 스위치라도 하나 넣어주는 독자 배려가 매우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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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컬쳐하이웨이’. 주기적으로 특정 문화항목을 강조 편집하는데, 만화가 강조되는 주간에 로테이션으로 집필 참여. 가급적 진행중인 작품에 대한 열독 뽐뿌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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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또 님의 스마트툰 제목은 SM 만화가 아니라 SM플에이어 아닌가요? 설정 만화 플레이어라는 뜻으로 알고 있습니다.
미완님/ 헉 지적 감사합니다. 얼른 수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