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한국 블로고스피어를 강타하고 있는 광우병의 위협. 하지만 그 위협에 대한 해결책은 이미 우리 손에 있었으니!
클릭.
그렇다. 이제 그가 무궁화 꽃길 즈려밟고 돌아와야 할 때다!
!@#… 이왕 떡밥 뿌리는 김에 또 한 꼭지. 시계를 돌리고 돌려서…
… 신문사에 주목하시길. 어라? 라고 생각하실 분들을 위해서, 신문사에 주목할 만한 다른 기사 또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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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너무 겁먹을 일은 아니라고 본다.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먹더라도 인간 광우병에 걸릴 확률은 매우 낮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치밀하게 대처하되 지나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다.
!@#… 물론 이런 적당한 농담(?)으로 요새 한창 떠들썩한 광우병 공포의 진실에 대한 과열된 분위기 속에 뛰어들고자 하는 의도는 없다. 위협이 과장된 부분이 많은 것도 사실이지만, 워낙 막무가내로 개방했으니 그에 대해 응당 나올 수 밖에 없는 반발 여론의 한 형태니까 이렇게 시끄러워진 것. 그 와중에서 역시 흥미로운 것은, 이번 건에서 다시금 드러나는 ‘과학의 상식’과 ‘대중심리의 상식’ 사이의 괴리다. 이번 광우병 위협에 대해서 보자면 예를 들어 이런 것들이 있다. 긴 잠복기는 과학의 상식에서는 좋은 것이다. 잠복기가 길면 위험도가 낮아진다. 발병 이전에 발견하기가 더 용이해지고, 중간에 치료법이 만들어질 수도 있으며, 어떤 경우는 잠복기 동안에 다른 이유로 사망해버릴 수도 있으니. 하지만 대중심리의 상식은 정반대다. 잠복기가 길 수록 위협도가 높아진다. 불안하니까. 이미 내가 걸려 있는데 나만 모르고 있는거 아냐? 이미 한 10년째 걸려 있는 거 아닌가? 사실은 발병도 이미 된 거 아닐까? 아니면 낮은 감염 확률과 높은 치사율은 어떤가. 과학의 상식에서는 치사율이 높아도 감염 확률이 지극히 낮으면 일종의 통제 상태로 간주할 수 있다. 물론 확률을 더 낮추기 위한 노력은 계속하지만. 반면 대중심리의 상식에서는 확률 따위는 고려대상이 아니다. 내가 걸리면 나한테는 100%니까. 즉 확률에 따라서 대처하는 것이 아니라 치사율(에 대한 인지도)에 따라서 병에 대한 반응이 생긴다.
구체적인 대상인 경우라도 마찬가지다. 변형 프리온은 과학의 상식에서는 현재 많은 것이 아직 밝혀지지 않은 만큼 검증과 연구의 대상. 검출하고 분리하는 기술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며, 작동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것이 핵심(규명해야 억제도 할 수 있으니). 134도에서 18분 가량 압력 증기 가열하면 파괴된다는 연구결과가 있고, 현재 오존을 이용한 화학적 처리방법 연구중이다. 하지만 대중심리의 상식에서는, 현재 많은 것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니 공포의 대상으로 두는 것을 선택하고 이를 위해서는 다소 과장도 붙는다 (덕분에 어느 틈에 섭씨 600도에도 건재하다고 소문이 돌고 있는데, 어쩌면 무적의 외계생명체이며 총알도 튕겨낼지 모를 일이다).
둘 사이에 괴리가 있는 경우, 진리의 체계로 치자면 보통은 과학쪽이 우세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반드시 절대우위라는 것은 또 아니다. 과학의 프로토콜은 현상과 법칙(법칙에 도달하지 못하면 가설)으로 이루어지고 대중심리는 집단과 나의 이해관계라는 것에 대한 것이다 보니까 말이다. 무엇보다, 과학의 상식으로 대중심리의 상식을 훈계해서 고쳐내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에 가깝다 – 아직까지 황빠도 출몰하는데 뭐. 대중심리의 상식으로 과학의 상식을 마구 고쳐낸다면, 그건 그것 나름대로 막장이고. 과학은 팩트와 가깝고, 대중심리는 가치와 가깝다. 각자 적당히 균형 잡아가며 채용하면 되겠고, 각각의 장단점들을 항상 같이 고려하면 좋다 – 부탁인데, 서로 혼동하지 말고. 물론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대중심리적 요소들을 잘 보듬어 안아주며 가장 명랑한 소통을 나누도록 하는 것이 이상적인 경우다. 근거가 부족하다 싶으면 굳이 근거를 억지로 만들지 말고, 근거가 있는 바까지만 주장하면 좋으리라.
!@#… 그런 의미에서, 미국의 영향력 확대를 반대하거나 한미FTA로 인해 불어올 국내 축산 노동자들의 몰락을 막기 위해서라면, 굳이 근거를 과장해가면서까지 광우병 떡밥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그냥 멍청한 외교력과 무대책 축산정책에 대해서 산적한 문제제기를 꺼내는 것이 낫다. 후덜덜함의 진정한 핵심은 정부의 통상 측면의 무능 + 멍청함이고, 그것마저 국민 건강에 대한 과학적 확신이나 국내 축산업계에 대한 체제 개선보다는 단지 자신의 외교적 세계관에 입각하여 이루어진 일이라는 것 아니겠는가. 자칭 보수라면 이런 불안정 요소가 최상부를 좌우한다는 것에 대해서 공포를 좀 느껴야할테고, 자칭 진보라면 해결하고 싶은 사회모순이 또 늘어나려 하고 있어서 경악하는 것이 마땅하다. 잘 모르는 광우병 이야기보다 이쪽이 더 드러나는 바도 많고 근거도 확실하지 않은가.
!@#… 뭐 그건 그거고, 다시 솔깃한 이야기로 마무리합시다. 1) 변형프리온 제거 방법을 발명하면 특허내서 전 세계 대박, 돈이 줄줄. 공포는 수요로 전환된다. 수의학, 축산학, 약학 계통 종사자분들에게는 드넓은 황금벌판이! 2) 불안을 무마하기 위해서는, 국내에 들어오는 통관 단계의 검역을 강화할 수 밖에. 수입량이 늘어날수록 검사에 대한 인력 수요도 늘어난다. 비용은 수입사와 수출사가 지불하고. 우와, 민간투자에 의한 일자리 창출이다! (천잰데?) 3) 검역주권 논의를 계기로, 보수부터 진보까지 야당들이 한데 뭉쳤다. 거칠긴 하지만 이것이야말로 그리고 그리던 선진적인 ‘정책 단위의 연대’의 모습 아닌가. 정부가 조낸 후진 덕분에, 한국 정치가 한 단계 발전하는 것인가! (어디까지가 농담이고 어디부터 진담인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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