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재본은 여기로. 예전 모 사건 당시 글도 함께 읽으면 오묘.
작가는 캐릭터가 아니다 – [미쳐 날뛰는 생활툰]
대중적 인기를 얻은 양식이라면, 제작 과정도 충분한 이야기 거리가 된다(“트렌디드라마 만드는 것에 관한 트렌디드라마”를 생각해보라). 게다가 원래부터 창작물과 창작자의 경계가 묘하게 흐려져 있다면 더욱 안성맞춤인데, 소위 생활툰이라는 만화 장르가 그렇다. 작가가 자신을 주인공 캐릭터로 등장시켜서 주변의 경험과 극적 허구를 뒤섞고, 성공적으로 ‘썰’을 풀어나가면 높은 이입감으로 큰 인기를 누린다.
그런데 그런 인기의 뒷면에는, 현실과 작품 속 세계의 흐릿해진 경계에서 겪는 혼란, 생활을 비자발적이며 왜곡된 모습으로 노출당한 가까운 사람들이 있다. [미쳐 날뛰는 생활툰] (Song / 네이버 연재)은 바로 이런 점들을 탁월하게 그려내는 작품으로, 모 포털의 베스트도전 게시판에서 인기를 구가하는 대학생 작가 김닭의 실제 생활과 웹툰 연재물을 교차시켜가는 형식을 취한다. 만화에 대한 원래의 꿈을 따라서 부담 없는 열정으로 시작한 작품이, 점점 생활의 현실에 대한 도피가 되어간다. 그리고 작품의 재미와 인기를 위해 각색하고 동원한 현실은 후환을 남기며 점점 더 도피를 키워나가고, 작품 속 캐릭터와 달리 현실의 작가는 서서히 망가진다.
작가는 캐릭터가 아니다. 독자들이 그것을 잊고 공격하는 것도 괴롭지만, 스스로 잊는다면 더할 나위 없는 비극이다. 이 작품이 자연스레 풀어내는 이런 교훈이, 비단 만화가에만, 생활툰에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닐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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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컬쳐하이웨이’. 주기적으로 특정 문화항목을 강조 편집하는데, 만화가 강조되는 주간에 로테이션으로 집필 참여. 가급적 진행중인 작품에 대한 열독 뽐뿌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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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입니다: 옴니버스 꼭지의 말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