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재본은 여기로.
민망함의 공감대: 즐거우리 우리네 인생
당연한 이야기지만, 사람이 살아가는 사연만큼 재미있는 소재가 드물다. 웬만한 인생은 “생쑈”의 연속인데, 다만 자신이 주인공이면 고난스러운 부분을 스스로 수습하고 각종 후환을 대비하느라 바빠서 도저히 재미로 즐기지 못할 따름이다. 그렇기에 평범함 속의 뻘쭘한 순간이나 잡생각이 충분히 자신의 이야기와 비슷한 구석이 있는데, 기본적으로 남의 이야기일 때가 가장 재미있다. [즐거우리 우리네 인생](현이씨/ 올레마켓)은 바로 그런 지점에서 시원하게 우리를 긁어주는 작품이다.
여기에는 당당하고 유치했던 지난 날의 자의식, 음주부터 운동까지 스스로에 대한 헛된 다짐의 연속, 친구들과 함께 자신들의 별 볼일 없음을 자백하는 순간들, 가족 안에서의 구박과 그 구박에 이미 익숙한 자신 등 오늘날을 살아가는 젊은 성인은 흔히 쉽게 공감할만한 민망한 순간들로 가득하다. 그런데 모든 것을 대충 폭넓게 받아들이고 그래도 즐겁게 살아가는 낙천적 모습의 작가, 너구리 캐릭터가 있다. 나아가 사건의 묘사보다는 상황의 본질을 절묘하게 몇 칸의 그림 해설로 압축해버리는 탁월한 솜씨 덕분에, 온갖 게시판의 “짤방” 제조기로도 애용되기까지 할 정도다. 인생에 대한 어떤 깊은 통찰을 주입해주기를 바란다면 성에 차지 않을 수도 있겠으나, 유쾌함 속에서 스스로 그런 것을 해보겠다면 최고의 재료다.
==================
(씨네21 ‘컬쳐하이웨이’. 주기적으로 특정 문화항목을 강조 편집하는데, 만화가 강조되는 주간에 로테이션으로 집필 참여. 가급적 진행중인 작품에 대한 열독 뽐뿌용.)
_Copyleft 2013 by capcold. 이동자유/수정자유/영리불허_
[이 공간은 매우 마이너한 관계로, 여러분이 추천을 뿌리지 않으시면 딱 여러분만 읽고 끝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