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의 뉴스 서비스 개편에 따라서 이런 일도 좀 있고 해서 찾아보다가, 최근 수년간의 언론사와 포털 사이의 온라인 뉴스 시장을 둘러싼 마찰과정을 잘 정리한 글(언론사 vs 포털, 누적된 정서적 충돌)을 보고 한 마디 덧붙이고 싶어져서. 해당글의 말미에 그만님은 ‘정서적 교감’을 이야기하셨는데, capcold는 그것보다는 그냥 온라인의 속성에 대한 이해부터 좀 필요하지 않겠나 싶다. 예를 들자면 다음 속성들을 상기해보면서 시작할 수 있다:
첫째, 보이지 않는 자료는 존재하지 않는 자료다.
둘째, 보이게 해주는 자와 데이터를 가진 자는 얼마든지 분산되어 있을 수 있다. 사용자도 그다지 신경 안쓴다.
셋째, 정보가 넘쳐나는 환경에서는, 견주어 보는 것(메타)에 대한 수요가 크다.
포털과 언론사, 언론사닷컴이 어떻게 역할을 분배해야 할까에 대한 실마리가 이 안에 사실 전부 들어있다. 즉 포털은 메타를 맡고, 포털이 자료를 보이게 해주는 것에 힘입어 언론사닷컴이 실체를 소유하고 언론사가 그 패턴에 적합한 콘텐츠를 만든다는 것. 길게 쓰기는 귀찮고, 엑기스만 뽑아서 따져보자면 이런 식이다.
– 언론사는 포털에 뉴스 기사의 제목과 요약문을 제공한다. (그리고 좀 더 나아가 태그까지)
– 언론사닷컴은 기사 전문을 제공하도록 한다. (뉴스통신사는 예외).
– 포털은 모든 색인을 아카이빙, 즉 뉴스검색엔진으로서 기능한다.
이런 모델의 장점은,
– 언론사는 물건을 포털에 홀랑 넘긴다는 피해의식에 시달리지 않아도 된다.
– 언론사닷컴은 기사 전문을 읽을 수 있는 유일한 장소가 되어준다. 기사에 대한 리플 피드백 역시 직접 자신들의 기준에 따라서 축적할 수 있다.
– 포털은 오랜 시간에 걸친 뉴스 데이터를 정당하게 축적할 수 있다. 또한 검색엔진인 만큼 어뷰징을 적극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다. 일정% 이상 중복된 기사 또는 지나치게 분절된 꼭지는 기계적으로 합쳐서 검색결과에 반영한다든지.
하지만 이런 방법이 굴러가려면 전제가 필요하다.
– 언론사는 요약문 추출에 용이한 글쓰기 기법을 구사해야 한다. 필요에 따라 태깅도 잘 해야한다.
– 언론사닷컴은 웹 표준 좀 지켜 씨바. 악성코드급 짜투리 쑤셔넣는 것도 좀 그만하고.
– 포털은 검색엔진의 성능을 강화해야 한다. 또한 최소한 SQL급으로 세부 검색 옵션을 걸 수 있도록 하고. 그리고 개별 뉴스 페이지에 들어가는 정도의 광고수입은 감소할 것을 감수해야 한다(그 대신 검색결과 광고를 더욱 강화하고).
!@#… 물론 이런 발상을 capcold가 처음 했으리라 생각하지도 않고, 게다가 꼭 성공하리라는 법도 없다. 예를 들어 구글뉴스가 이 방식에 약간 가깝게 가 있기는 하지만, 한국에서는 인지도도 사용도도 듣보잡급 아닌가(통탄할 일이다). 게다가 위에 이야기한 ‘전제’를 착실히 따르기 위해서는 비용과 노력을 투자해야 하는데, 그것보다는 그냥 계속 기싸움하면서 서서히 말라붙는 쪽이 낫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도 이상하지 않다. 포털들도, 언론사들도, 언론사닷컴들도 각각 개별 기업들끼리 서로 경쟁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식, 혹은 다른 방식으로라도 각자 상생할 수 있는 시스템을 논의하는 것이 아무래도 백배 건설적이기는 할 것이다. 각종 협회도 넘쳐나고, 관련 심포지엄 행사들도 뻑하면 하나씩 개최되고 있잖아. 시장분석 위기의식 그런 것은 현재도 넘쳐나니, 매체 생태계에 대한 교통정리를 시도하는 발상들을 최대한 테이블 위에 펼쳐놓으면 좋지 않을까.
그리고 무엇보다… 이런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합의는 ‘정서적 교감’이라기 보다는 온라인이라는 특정한 속성을 지닌 환경 속에 자신들의 앞날을 바라보는 ‘최소한의 안목’이다. Back to the basics.
— Copyleft 2008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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